무더위가 계속되던 날, 저녁을 먹는데 다섯 살 난 딸아이가 느닷없이 “이사 가고 싶어요!” 라고 외쳤습니다.
“왜?” 하고 물으니 힘 빠진 목소리로 “여기는 너무 더워요. 세상이 따분해!” 라고 말했습니다.
전에 살던 집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 측은했습니다.
그래서 어디로 이사 가고 싶은지 물었지요.
그러자 딸아이의 대답은 “가을 나라로!” 였습니다.
괜한 걱정을 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감수성 넘치는 딸아이의 말에 절로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