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힘
영혼이 떨리고
눈물이 요를 적시고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도
느낄 수 있는 것은 감각이 있어서입니다
힘들어 쉬고 싶은 것도
좋은 음식 먹고픈 것도
명품가방에 눈이 돌아가는 것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어서입니다
몸이 아파 약을 먹고
힘이 없어 영양제를 맞는 것도
휠체어에 앉을 수 있는 것만도
남은 힘이 있어서입니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손가락조차 움직일 수 없지만
생각이 남아 있고,
물 한 모금 구할 수 있는 것조차도
한 가닥 생명줄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 박 홍 철(철학자/자유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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