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 부터

새로운오후 작성일 17.01.24 10: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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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생각을..  

내 생김을 받은 아들 견우는 수학시험에서 전국 5%의 성적을 받아왔다. 
난 한 번도 상 받아본 적 없는데 너무도 신기할 따름이지

 

오늘 쓸 곳 없는 추론이 자꾸 떠오른다.  

태교는커녕 부모의 사랑조차 없이 그냥 막 태어나는 민중의 자식에서도 우수한 인재는 나온다.

운이 좋아 조기교육의 혜택을 받는다면 더 나은 재능을 발휘하겠지만. 
그냥 탁월함이 분출되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어.. 

 

가만 생각해 보면 전쟁통에서 나도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자라는 사람들이 있고
아무리 좋은 시절이라도 낙심과 좌절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쩌면 다 운명대로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

누군들 가난한 집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겠냐만.. 
부잣집에서 병신도 태어난다.  

 

내 몸에서 분출하는 정자량...
분출이라는 표현이 맞을 만큼 평생 수도 없이 휴지에 쌓여 버려지는 정자의 개수 속에서 
엄청난 확률로 엄마 난자를 만난 내 새끼..  

한국적 정서는 삼신할머니가 주신 것인데..

내 새끼 얼굴을 가만히 보면 그렇게 받은 게 맞는 듯하다.

말을 하다 보니 또 한 번 놀라는데... 
나 또한 아버지에게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내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 모두 그런 존재였겠고..

미지의 영원 속에서 확률의 확률..

이렇게 보면

검증의 검증을 거쳐 태어난 우리 모두는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내력을 지닌 존재가 된다.  

 

우연이 만난 어머니들의 난자..
내 아들의 아들.. 그 아들의 여자들..
어쩌면 내 자식을 이 세상에 내놓은 것만으로도 몫을 해낸 것이다. 


돈을 더 벌고. 삶을 더 풍요롭게 살고 싶은 욕망은 나만을 위한 것일까?
내 삶만 위한 것이라 하기에는 너무도 헌신적 아니던가?

우리 아버지들도 자신을 위해 살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스스로를 위해 사는 게 아닌 생각이 든다. 

달려온 아버지가 전달해준 릴레이 배턴을 조금 더 좋게 넘겨주기 위한 본능적 역할에 충실한 게 아버지의 삶인듯한데.. 

  

 

어디에 내가 있고.. 또 가는 곳이 어디인가! 

 

2015.12.15 잊었던 글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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