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근처 포장마차에 팀장과 나는 소주를 연속으로 3잔을 말도 없이 마셨다.
- 술이 달어. IMF이후에 이런 술맛을 또 느끼다니. 허허허..
팀장의 말에 불안한 마음이 점점 커졌다.
- 최과장 축하하네. 살아남았으니 우리끼리 한잔 해야지.
팀장의 말에 나락으로 떨어져 당장 와이프한테 뭐라고 말해야할니 고민하던 예상과 다르게 생존소식을 듣게 되었다.
후아... 아니구나... 나는 아니였어...
팀장의 말에 쓰디 쓴 소주가 벌꿀처럼 달콤하게 변했다.
- 그런데 말이야. 위에서 남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명령이 내려왔어.
설마....
- 난 차장. 자네는 이대리. 마크해서 자기 발로 내보내는 일이네.
팀장의 말에 달콤했던 소주는 또 다시 쓰디 쓴 소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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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전 10시
회의가 시작하자 똥씹은 팀장은 차장을 향해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업무에 대해서 갈구기 시작했다.
- 너는 지금 경력이 15년도 넘으면서 이 따위로 일을 처리해? 저기 신입이 너 보다 잘하겠다!!!
차장의 업무능력이 부족한건 다들 알고 있지만 이렇게 후배들 앞에서 갈군다는건 정말 당해본 사람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다.
- 다들 분발해! 그리고 이대리!! 너도 임마!! 됬다.!최과장 이대리 업무 개차반이야. 너는 사수가 되어서 이 따위로 일을 진행해!!
팀장은 이대리 역시 까려다 나에게 토스하고는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적막한 회의실에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이 붉어진 차장은 부들부들 떨더니 한숨을 쉬고는 회의실에서 나갔다.
눈치를 보던 이대리는 나에게 죄송하다고 담배 피러 가자는 말에 한숨부터 나왔다.
지금 팀장님 말 못들었냐고 담배 피러 가는 시간에 어서 수정안 컴펀 받을라고 싸늘하게 말하고 회의실에서 나왔다.
정말 내 자신이 싫었지만 팀장님의 충고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 이대리 못 짜르면 자네가 나가야 해. 난 차장 못 짜르면 내가 나가야하고 사회는 전쟁터야.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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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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