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작가 빌 브라이슨의 역사책입니다.
빌 브라이슨은 여행과 영어, 영미권 문화 관련 에세이 작가이죠.
지난번 소개해드린 과학교양서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이기도 하구요^^
원제가 'At Home : A Short History of Private Life'인데,
국내 수입사가 작가의 전작인 메가히트작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후광 덕을 보려는지 제목을 요상하게 지어놨네요 ㅎㅎ뭐 뜻이 통하긴 합니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홀, 부엌, 거실, 식당, 침실 등등
영미권의 전형적인 집의 구조를 살펴보며, 그 구조의 유래와 변천에 대해 썰을 풀어 나가는 것이 골자입니다.
분류를 굳이 해보자면 역사 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민중사 쪽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실록이나 왕가, 통사보다, 일반 민중들의 디테일한 생활사들이 더 재미있더라구요 ㅎ
영국에 앵글로-색슨이 들어오면서 기존에 있던 로마인들이 쫓겨 나가고 영미권의 전통적인 주거방식이 시작되는데,
풍부한 리서치로 당시의 냄새가 느껴질만큼 일반인들의 삶을 상세하게 묘사해 놨네요.
앵글로-색슨이 처음 영국으로 들어왔을 때의 주거는 깜짝 놀랄 정도로 원시적이더군요 ㄷ ㄷ ㄷ ㄷ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나무로 적당한 창고같은 집(원룸)을 하나 만들고,
거기 짚을 깔아놓고 스무명에서 오십명 정도가 꼬깃꼬깃 껴서 생활하는데.
바닥에 그대로 대소변을 보고, 생선찌꺼기 등 쓰레기를 버리고, 그 위에서 그대로 자고;;;;
썩어서 무언가가 되어서 도저히 못견딜 정도가 되면 새 짚을 덮고, 또 덮고 또 덮고,
하지만 헌짚을 버리지는 않았다고 하네요ㅎㅎㅎ
당연하겠지만 침대도 테이블도 방이라는 것도 아무것도 없었죠.
요때가 아더왕의 전설 이후입니다ㅎㅎ
같은 때 로마에서는 상수도 시설이 깔려있었고, 그들이 영국에 살며 제대로 된 집을 이미 지어놓고 쫓겨 났음에도, 침입자들은 근대적인 집을 무시하고 저렇게 살았다고 하네요ㅎㅎㅎ
저기가 바로 현대에서 말하는 홀인데;;; 여기서부터 하나씩 발전해가며 단상이 생기고, 방이 생기고, 침대가 생기고 하는 과정들을 역사적 사실과 엮어 설명해줍니다.
하나 더 생각나는건 '육아실'이네요.
방적기가 돌아가기 시작한 산업혁명 즈음 생겨난 것이 육아실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의 인권이 가장 최악일 때 생겨났습니다.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 때라서 아이들이 넘쳐났다고하죠.
6~7세부터 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예시들은 정말 끔찍하네요 ㅠㅠ
작가는 어째서 이런 아이러니가 생겨났는지도 설명합니다.
(사실은 취미게시판 아래의 죠리퐁님의 빨간머리 앤 게시물을 보고 이 책이 생각나서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때가 딱 저때거든요ㅎ)
역사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강추 드리구요.
(이미 보셨을 가능성이 크겠네요 ㅎㅎ)
무언가 새롭고 재밌는 책을 보고싶으신 분에게도 추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