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체험 당시 겪었던...

지기지기지기 작성일 06.02.05 02: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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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충 5년전쯤이 되는군요..
2002년 월드컵 전년 여름이었으니까요.,
그때 한참 흉가 체험에 빠져서 이사이트 저 사이트 다니다가
적당한 흉가를 찾지 못한터라 흉교체험을 하게 됐습니다.

여러군데 사전 답사를 하다가 충남쪽에 정말 허름하고 인적은 거의 없고 폐교된지 10년도 넘은
폐교가 있더군요.. 학급수가 5개 였던걸로 기억되구요.. 초저녁쯤 답사를 했는데도 정말 오싹하더군요..
비도 부슬부슬 오던터라..특히 운동장 가운데있던 흰색 아기동상은 더욱 오싹함을 더했구요..페인트가 다 벗겨진 벽에는 당시 학교 다녔던 아이들이 만든듯한 손바닥을 찍은 판화들이 일렬로 쫙 붙어 있었구요... 보고 있노라니. 그게 살아 움직이면서 손짓하는거 같아서..
혼자 보고 있다가 애들 있는데로 막 뛰어갔습니다...사실 겁이 좀 많아서...ㅡㅡ;

이렇게 사전답사를 끝내고 드뎌 일주일후 체험날이 밝았습니다.. 사실 이 체험을 계획하면서
여자들좀 끼워서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드랬죠..원래 그런데는 여자들이랑 같이 가야 제맛
인건 다들 공감하실듯...왜인지는 알아서들 생각^^;;
그치만 여자지원자는 없고..달랑 남자 지원자 둘...답사했던 제 친구들과 저들 합친 총6명이
하게 된겁니다..잇힝...
같이 가게된 분중 한분은 나이가 좀 있는 형이었는데...이런분야로 좀 발이 넓은 분이더군요.
담력은 하늘을 찌르고 전국 흉가는 전부다 찾아 가보는.. 한마디로 마니아..
이런쪽으로 아는것도 많고..
어쨌든 초저녁에 도착한 우리들은 일단 교실하나를 잡고 술을 먹기 시작했죠..어느정도
취기로 무서움을 잊어보기로 하고.................................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덧 밤이 깊어서 12시를 향해 가고 있던찰나... 이제 슬슬 밖에 나가 본격적으로 구석구석 돌아보기로 하고
다같이 나왔습니다..여섯이 돌아다니면서 교실 구석구석 화장실 곳곳.. 뒤편에 쓰레기 창고 같은곳 들을 둘러봤습니다..보름달이 환하게 떠서 은은하게 운동장과 학교를 비추고..국기 게양대
는 녹이 슬어 간간히 바람에 삐걱이는게 기분나쁜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지막 들려봤던 쓰레기 창고엔 들어가면 거울이 하나 있었는데..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을진
모르지만 전 뭔가가 휙지나가는걸 봤었거든요.. 다른사람한텐 말안했지만..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그 형님께서 갑자기 이렇게 몰려다니니까 재미가 없으니. 술래잡기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제가 그때 무슨깡이었는지 아마 술김이었을겁니다...ㅡㅡ;;
하자고..선뜻 맞장구 치고 말았죠..ㅡㅡ;;
술래는 제 친구가 되었고 모두 흩어져 숨었습니다...전 솔직히 혼자 어디 숨는게 도저히 엄두가 안나 그형을 쫓아갔습니다...ㅡㅡ;; 그런데 그형이 그 쓰레기창고 쪽으로 가더군요..저도 얼른
뛰어 쫓아 갔습니다..그 형하고 같이 창고에서 숨어있는데..갑자기 그형이 자기는 옆쪽에 숨을
테니 전 혼자 있으라며 옆 칸으로 가더군요..

그곳의 구조가 두 칸으로 되있었거든요.. 혼자있는게 좀 무서웠지만.. 술도 먹었겠다.. 잠자코 있기로 하고... 웅크리고 있었습니다...20분쯤 지났나..
그 형이 옆칸에 있어서 글케 무섭진 않았거든요.. 형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계속나고.. 그런데
옆에서 아무 인기척이 없더군요.. 이 형이 어디 갔나 옆칸으로 가보니.
그형이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더군요..... 순간...............

전 혼자 그곳에 계속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섭고 미칠것 같아서 문으로 뛰어가 문을 열려고
했는데.. 문이............안열리는겁니다..
술이 확 깨버리더군요...그때 심정이란.. 지금도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앞에는 그 기분나쁜 거울이 있고..
그대로 기절했으면 했지만. 기절도 마음대로 안되더군요...
그래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 친구한테...... 번호도 잘 안눌리고..몇번이나 잘못눌러 다시걸고
신호도 늦게 걸리고..

마침내 신호가 가는데.. 그녀석의 컬러링이 곰세마리가 한집에 있어 엄마곰.아빠곰 .아기곰..
~~~
이거였거든요...
그런데 컬러링에서 알수없는 기괴한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마치 라디오 주파수가 안잡혔을때의 지직거리는 잡음과 함께 무슨 바람소리 비슷한..


저는 재빨리 끊고 다시 걸었지만...똑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거의 울기 직전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문이 삐끄덕 하면서 열리더군요....무슨 힘에 이끌리듯
전 그 말로만 듣던 젖먹던힘을 다해 우리가 있던 교실로 전력질주 했습니다..
풀밟는 소리가 마치 무엇인가가 계속 따라오는 듯해서
귀를 막고 뛰었습니다... 그 창고가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코너를 돌아 시야에서 없어지고
교실로 들어왔을때 비로소 안정이 되더군요

거기엔 다들 모여있더군요..제 꼴을 보니 무슨 운동하다 왔냐고 의아해 하더군요..전 제 친구
핸폰으로 전화했는데 왜 안받았냐고 다그쳤지만.. 그녀석은 전화 한통도 안왔다고 하더군요.

7,8번은 걸은거 같은데.. 그 녀석 핸폰에는 부재중전화가 하나도 없더군요..
제 얘기를 해주니 그 형은 참 흥미로워 하면서 자기는 그런거 안걸린다고 투정이나 부리고..
전 20년은 감수했는데..ㅡㅡ;;










지금 생각해보면 참 기괴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당시에 거기서 이상한 사진도 좀 찍혔습니다.. 흔히말하는 심령사진 비스무레 한거
있죠... 허연게 찍히는거..
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사진을 두장찍었는데 한장에만 찍힌게 있는데..그 사진도 좀 설명하기
힘들더군요..발광체는 물론 플래시가 반사될만한것은 전혀 없었구요..

그때 같이 갔던 형은 지금은 연락은 안되지만... 한번쯤은 보고 싶네요..
참 뭐랄까 저를 이러한 이상한 경험으로 인도하기 위해 나타났던 사람같이 느껴져요.
지금도 여름만 되면 흉가를 찾아 돌아다니실듯....^^;;




전 이제 흉가, 폐교 이런데는 별로 가고 싶지 않구요.. 담력좀 키우려다..오히려 더 겁쟁이가
됐군요..
01년의 여름은 평생동안 어떤 공포영화나 이야기 등으로는 채워지지 않을 특이하고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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