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전에 '그 무언가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올렸던 글이 반응이 별루 좋진 않았던거 같지만
(댓글이 하나...ㅜㅜ) 그래두 한번...-_-;; 그 하나의 댓글이 힘입어 글을 올려봅니다.
이 일은 제가 무척이나 어릴적... 대략 초등학교 2~3학년때 겪었던 일이였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밖에서 뛰어노는걸 무척이나 좋아하는 꼬마였습니다.
동네 꼬마들끼리 한번 뭉치면 온동네.. 동네 뒷산을 누비면서 밤이 깊도록 놀곤 하였죠.
저희집은 주택이 많이 밀집한 장소였는데..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판자촌이라고 해야
하나... 무척이나 엉성하게 지어진.. 그런 집들이 많았답니다. 어릴적에두 그래서 윗동네
아랫동네 편을 갈라서 자주 싸우곤 하였죠.
동네 친구들끼리 모여서 딱지치기, 망구, 진돌, 등의 놀이를 신나게 즐기고 있으면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또래의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근데 그 소녀는 어릴 적 소아마비로 인해서 걸을때면 다리를 질질 끄는...
아이들과 어울려 뛰어놀기엔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래서 항상 그 소녀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부러운 모습으로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었답니다.
그 소녀의 장애때문인지 아이들도 그 소녀와는 잘 어울리진 않았는데...
장애보다는.. 그 소녀가 항상 안구 다니는.. '나비' 라는 이름을 가진 검은 재빛의 털을
가진 기분나쁜 고양이 때문이였을 겁니다. 고양이 어찌나 앙칼진지 또래의 아이들이
소녀에게 다가설라 치면 날카로운 울음소릴 내며 발톱으로 할키곤 했으닌깐요.
그러던 어느 날이였습니다. 그 날은 날씨도 무척이나 덥고.. 아이들끼리 동네 뒷산의
작은 도랑가에서 늦게까지 놀다가 친구들 서넛과 무리를 지어서 집으로 내려오고 있었
습니다. 그리고 도로를 건너려고 할려던 찰나에... 맞은 편에서 뭔가가 비척비척..걸어
오는게 보이더군요. 그 소녀였습니다. (그 소녀의 아버지 어머니는 늦게까지 맞벌이를
하셨던걸로 기억을 합니다.) 밤늦게까지 혼자 돌아다니다 우릴 발견하고는 그 비척비척
거리는 걸음거리로 품에 고양일 안은채로 우리에게 다가오기 위해 도로를 건너더군요.
근데 그때 도로를 쌩하고 지나던 오토바이에 퍽..소리와 함께 부딪혀서 나뒹굴더군요.
어찌나 놀랬던지... 그 오토바이를 몰던 아저씨도 놀래서 내렸는데... 그 소녀가 '괘..
괘..괜찮..아요...' 라면서 비틀비틀 일어서자.. 아저씨도 조심하라면서 그냥 가시더군요.
그리고 그 소녀가 우리에게 씨..익.. 웃음 지어보이며 다가오는데.. 그때 우리는 다 같이
느꼈었습니다. 뭔가 부자연스럽다는걸.... 비척거리며 불편한 다리를 질질 끌고 다가오는
모습에.... 그 불편한..다리.. 그 다리가 뭔가 비현실적인.. 방향으로 발목이 돌아가 있더
군요. 그러나 그 소녀는 그걸 못 느끼는지.. "얘..얘... 얘드..들아..더 놀꺼면 나도 ..데..데려
가주라...." 이러면서 다가오는 그 소녀의 품안에 있던 고양이..가 평소같으면 품에 안긴채로
앙칼진 울음소릴 흘릴 그 고양이가 축 늘어진채로... 대롱대롱... 소녀의 팔에 매달린채로
있더군요. 그리고 소녀가 지척으로 다가오고서야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죽은 채로
팔에 매달려서 혀를 길게 빼어문 고양이와... (눈가에 뭔가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던....)
기묘한 방향으로 뒤틀려진 발목을 질질 끌며 ... 씨..익.. 웃음 지으며 다가오는 소녀...
그래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친구들과 저는 앞다투어 도망을 쳤었죠.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 아이들과 웃고 떠들다 한 소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소녀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두분 다 돌아가셨다고 그러더군요. (그 소녀는 학교를
다니질 않았던거 같애요..) 그리고 그 후론 아주 가끔 그 소녀를 보곤 했는데....(어른들에게
듣기론 친척이 소녀를 부양하겠다고 해서 고아원으로 가진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혼자서
윗동네의 단칸방에서 지내고 있다고...) 아무도 그 소녀의 곁으로 다가갈려고 하진 않았습니다.
그 때의 사고때문인지 비틀어져버린 발목과.. 눈알이 빠진채루 말라서 썩어가는 고양이를
여전히 품에 대롱대롱 안고서... 다니는 소녀가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이 지났을때... 학교 운동장에서 늦게까지 놀다 집으로 돌아갈려던 참에
운동장 바닥에 뭔가 낙서를 하고 있는 그 소녀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흙장난을 치고 있는 모습이였는데... 우리들이 호기심에 다가서자.... 고개를 돌린
그 소녀와 눈이 마주쳤는데...시퍼렇게 불빛을 내는 안광과... 빨간 혀를 길게 내민채...
소릴 내더군요. "키냐아앙....." 그 앙칼졌던 그 고양이의 울음 소릴.....
친구들과 저는 각자 비명을 내지르며 도망을 쳤고
"츠즈..즈..즉....." 뭔가를 질질 끄는 소리와 함께 격렬하게 따라오는 소릴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쪽다릴 질질끄며 따라오는게 불편했던지..
손까지 이용해서 네발로 달리듯.. 따라오고 있며 그 고양이 울음소릴 내는 소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죽어라 내달려 집으로 도망치기 바빴죠....
이틀 후... 하교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그 소녀에 대한 소문을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홀로 단칸방에서 굶어 죽은 채로 발견이 됐다고 하더군요. 그것때문에 아침에 119구조대랑
경찰차가 오고 난리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주머니들한테 물어봤습니다..
"엊그제 저녁때 친구들이랑 운동장에서 놀다가 걔를 봤었는데요..?? 그럼 어제 죽은거에요?"
그러자 아주머니가 정색을 하며 말씀을 하시더군요.
"얘, 무슨 소리니.. 죽은지 최소 일주일은 지났다고 하던데.... "
순간 등골이 오싹하더군요.... 그리고 아주머니는 덧붙여 소녀가 발견됐을 당시에
한쪽 다리는 심하게 부은채루 한쪽 눈이 뭔가에 파먹힌듯이.. 없어졌더라는 겁니다.
그날 밤 어김없이 친구들과 늦게까지 동네를 헤집고 다니다 우연히 그 소녀의 집 근처를
지나게 된 저희는 뭔가가 방문을 박박박 긁어 대는 소리에 온몸의 털이 곤두 서는 느낌을
받었습니다. 하지만 호기심 때문일까요.... 저희는 살금살금..다가가 그 방문을 열어보았죠.
그리고 발견한 것은..........
불편한듯 보이는 뒤쪽 한 다리를 질질 끌며... 한쪽눈에 뭔가를 대롱대롱 메단채로...
씨..익 웃는 듯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까만 재빛의 고양이..
그리고 온 몸이 얼어붙었을적에 귓청을 울리는
"나비야~~드..들어..와..노..놀..놀다가..." 라는... 단칸방에서 울리는 목소리.....
ps. 머...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쏜살같이 도망을 쳤던.... 후에 어른들한테
이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꼬맹이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
역시 아이들은 상상력이 좋네... 라는 핀잔도 많이 들었었습니다.
헌데 저희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시던 한 할머니가 있었어요.
고양이는 영물이라 사람의 영혼이 스며들 수도 있는거라고.....
그 할머니도 그 집앞을 밤에 지나다 방안에서 아이목소리와 고양이 소릴
듣곤 한다고 하시더군요...
"홀홀... 걔가 너희한테 잘 나타는건 너희랑 같이 한번쯤 놀아보고 싶었기 때문일게다..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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