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있었던 일.

Ruise 작성일 06.08.11 19: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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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내가 4년전의 일이였다.
그 당시 대학입시를 앞둔 고3이였고 2학기였는지라 전교생 모두가 공부에 열중하고
있던 시간이였던 것 같다.
물론 고3은 고1,2보다 훨씬 늦게 하루 일과가 끝나서 그때 11시 반까지 야자를 했다.
늦가을이였나? 아마도 환절기였을 때 일이였던 것 같다.
초겨울로 넘어갈 쯤 몸이 허약한지라 매년 이맘 때면 감기몸살이 잘 걸린다.
고1,2 때도 쌩고생을 했다. 그래도 그때는 고3 때보다 좀 여유가 있으니 야자를 안하고
조퇴를 했는데 고3 때 걸리니깐 나 혼자 집에 가면 왠지 뒤처질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야자시간에 양호실에 조금만 누워 있다가 공부를 할 생각이였다.
그 날이였다. 하도 증세가 심해 양호실에 가게 되었다.
그 시간때가 아마 10시였나..;; 고1,2 야자가 마치는 시간이였고 쉬는 시간이 지나면
조용하기 때문에 그때 양호실에 갔었다.
고3 교실과 양호실과는 좀 많이 떨어져 있기에 학교도 제법 큰 편이여서 대략 걸어가면
3~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양호실 부근에 음악실,미술실 등 별개의 특별실이 모여 있는
건물이기에 교실 건물보다 한창 어두운 편이였다.
양호실이 있는 건물에 도착하고 3층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계단을 올라가다가 문득 애들이
수다떠는 소리를 얼핏 듣게 되었다. 한 두세명 정도가 아주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양호실 복도에 다다르니 마침 그 목소리가 양호실 안에서 들렸음을 알게 되었다.
'아.;; 시끄럽겠네..;; 어떡하지? 다시 갈까?'
순간 이 생각이 들다 이왕 왔는데 30분 정도만 눈 붙이려고 생각하고 들어가려는 순간 안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딱 멈췄다. 이상했다. 문을 열었다.
열어보니 두 세명의 학생들이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분명,, 3학년은 아닌데? 1~2학년이 여기 있을리도 없고..??'
조용하게 문을 듣고 4개의 침대가 있었고 1개의 침대가 마침 비어 있었다.
'양호선생님은 퇴근하셨니?' 물었다.. 그랬더니 자기들은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두세명 아이들은 끼죽끼죽 웃고 있었다.
약을 먹고 누웠다. 그러더니 침대에 앉아 있던 아이들도 다 누운 것 같다.
마침 내 침대 옆에 한 침대가 있었는데 거기에 아이들 중 한명이 누워 있었다.
누워 있은지 10분이 지났을까? 벽쪽으로 누워 있다가 고개를 돌려 한 침대가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였는데 갑자기 그 애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불로 입과 코를 가리고 눈만 내놓은 채 게슴츠레 웃고 있는 눈길을 보았다.
순간 섬뜩했다. 마주 앞에 있는 두 침대를 보게 되었는데 모두 새우잠을 자는 그 포즈로
나머지 두 아이들도 입과 코를 가린채 나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3명이서 그런 눈길로 나를 보고 있었다.
미치겠다.. 이상했다.. 분위기가.. 뭐하는 애들이지? 아픈 애들이 아닌가?
말을 하려 했는데 말할 기운도 없어서 불안에 떨다가 다시 누웠다.
그때 쯤 되니까 잠자는 것도 잊은 채 계속 눈만 감고 있었다.
이렇게 분위기가 너무 조용한게 너무 무서웠다. 나가고 싶었다. 근데 나갈 기운도 없었다.
꼭 가위 눌린 것처럼 계속 나는 침대 속에 파묻혀 있었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퍽 뒤집어 쓴채 몇 분을 있다가 혹시나 궁금해서 살짝 이불을 거둬 봤는데
또 나를 계속 보고 있었다. 3명은 그렇게 몇 십분이 흐르는 동안 내 침대 내 얼굴 내 눈빛을
계속 계속 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불을 다시 머리까지 뒤집어 쓰니까 눈물이 났다.
이렇게 무서운 거 처음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갑자기 옆 침대에서 뭔가 소리가 들렸다.
그러더니 갑자기 한 아이가 가자면서 두 아이들에게 넌지시 말했다.
모두 일어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애가 말했다. '얘는 정말 겁도 없구나!'
'아냐. 내가 계속 침대에서 못 나오게 묶어 두고 있었어! 재밌었니?'
피식 세 사람이 웃고 있다가 갑자기 소리가 사라졌다.
이불을 걷었다. 순간 3명은 발소리 한 번 안내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순간 기절했다. 한편 고3 야자시간이 끝나고 내 친구가 나를 데려가려고 가방까지 싸들고
양호실까지 찾아가서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를 보고 놀래면서 부추겼다.
친구 말을 들어보니 쓰러져 있던 내 얼굴이 핏기가 가셔서 입도 새파랗단다.
친구에게 사실을 말하니 당연히 믿겠는가? 허약해서 헛것을 본거겠지..
정말 그랬으면 좋겠지만 너무나 오싹했던 경험이였다.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그 묘령의 아이들인 귀신이 내 옆에서 재잘재잘 소리를 듣게 될줄이야...
몸이 허약하고 기가 허약한게 이렇게 치명적인 줄은 몰랐다. 무서운 경험(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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