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죽은 중국직원들의 원혼....(실화)

cafka 작성일 06.09.21 0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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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상해로 출장가야 하는데 안자고 이러고 있습니다. ㅡ.ㅡ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인 두분의 명복을 빕니다....

2003년 10월 2일.....

중국은 10월 1일이 국경절(건국기념일)이기 때문에 짧게는 3일 평균 약 일주일 정도의

휴식을 하지요. 하지만 당시 우리 회사는 그동안 쓰던 임대공장을 떠나 새로 건축한 신공장

으로 이전하기 위해 연휴를 반납하고 전 직원이 공장 이전에 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10월 2일, 그날도 하루 종일 기계, 사무집기 등을 신공장으로 옮기고 저녁시간이 되어

직원들이 하나둘 퇴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임대공장의 사무실에서 책상정리를 하다가

잠깐 창밖을 내다봤는데, 하건(가명)이와 동일(가명)이가 같이 한 오토바이를 타고 밖으로

나가는걸 보게 되었습니다 . 뒤에 앉은 동일이와 눈이 마주쳐서 씩~웃자, 동일이도 같이

웃어주더군요. 순간, 식당에서 저녁먹고 나가라고 부를까 하다가, 하루종일 힘들게 일한

녀석들 일과후에라도 맘껏 놀게 해주고 싶어서 그냥 놔뒀습니다. 그 때 시간이 저녁 6시..

그로부터 5분도 지나지 않아 이 아이들이 주검이 되어 돌아올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전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이 있어 마무리를 지으려고 야근을 하고 있었고, 저녁 8시쯤 되어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자 목소리였는데 막 울먹이며 중국어로 뭐라고 하길래,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보라고 하자, 하건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겁니다. 전 너무 놀라서 마침 사무실에 있던 조선족 직원에게 전화를 받아보라고

하고는 바로 핸드폰으로 공장장에게 연락을 했죠. 그리고는 사무실에 있던 모든 직원이

전화의 목소리가 알려준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봤고, 워낙에 열심히 일하고 착했던 녀석들이라 사고를 당했다는게 너무나

원통했습니다. 게다가 동일이와 눈까지 마주쳤는데, 그때 붙잡았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얼마나 후회가 되고, 죄책감마저 들던지....

좀 있으니, 어디선가 한무리의 우리 직원들이 또 오더군요. 유난히 구슬프게

우는 여직원이 있었는데, 바로 첫 전화를 했던 그 여직원이었고, 하건이의 사촌 여동생

이었습니다. 사고경위는 이랬습니다. 보통 그 지역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탈때 대부분

헬멧을 쓰고 타는데, 이 녀석들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헬멧도 안쓰고 나가서는, 회사

진입로를 벗어나 채 1km도 가지 못하고, 3차선 도로 제일 갓길에 세워놓고 수리하던

컨테이너 차량을 정면으로 추돌한 거였습니다. 날이 그렇게 어두운 시간도 아니었고,

어두웠다 할지라도 가로등이 많은 길이라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런

사고를 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운전을 하던 하건이는 현장에서 즉사

했고, 동일이는 병원으로 실려왔다가 우리가 병원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숨이 멎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까운 직원 둘을 보내고, 동일이네 가족들과는 싸우기도 많이 싸워야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일과 후의 사고라 산재처리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법규정에 의해

위로금을 많이 줄 수 없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은 더 받으려고 했으니, 싸울 수 밖에요.

그나마 다행인건 하건이네 가족은 오히려 그동안 모자란 자기 아들 먹여주고 재워주고

잘 보살펴 줬는데, 이렇게 폐를 끼치게 되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그 말 들었을땐, 정말

눈물이 얼마나 쏟아지던지....

그렇게 허탈하고 정신없이 2개월이 흘러가고 12월의 어느날이었습니다. 회사는 이전을

완료하고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공장은 완공후에도 많은 크고 작은 공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날은 보일러 집진설비실 기초공사를 위해 와토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한참을 지났는데, 조선족 직원이 사무실로 헐레벌떡 뛰어들어오더니만

"김주임님 공장 뒤에 땅 파는데 관이 나왔어요~" 라고 하는 겁니다. 정말로 전 수도관이나

가스관 이런 관을 이야기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뭘 어쩌라고, 피해서 파면 되는거

아니냐?"라며 웃었는데, "그게 아니라, 사람관이요, 시체관~" 이러는 겁니다.

그래서 놀란 직원들과 같이 공장건물 뒤로 달려갔습니다. 진흙과 흙탕물 때문에 잘 보이진

않았지만, 삭아서 부서지는 나무 상자같은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그 지역 전통에 따라

붉은 종이들을 불에 태워 날려보내며 명복을 빌어줬습니다. 후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지역은 중국 남부지역이라 예전부터 논이 많았고, 가족중에 죽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처럼 선산에 모시는게 아니라, 자기네 논 아래 깊숙이 묻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첫날 관을 발견하고 다음날 땅을 더 파서 관을 모두 5개나 발견했습니다.

그뒤론 왠지 으스스해서 그쪽으론 발길이 가질 않았구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쓴 이유는 바로 위에 죽은 직원 2명 때문입니다. 얼마나

지난 뒤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하여간 다음해 봄이었던거 같습니다.

어느날,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제가 공장 뒤 관이 나왔던 그 자리에서

곡괭이 한자루를 들고 땅을 파고 있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딱딱해서 잘 파지

지도 않는 땅을 그냥 내려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낄낄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립

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웃는 소리는 점점 가까워집니다. 꿈속에서도

으스스하게 무서운게 느껴져서 곡괭이를 내려놓고 주위를 자세히 둘러봤습니다.

근데 자세히 들어보니 웃음소리가 보일러실 안에서 들려오더군요. 그래서 무서운 걸

꾹 참고, 보일러실 쪽으로 걸어갑니다. 창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니 젠장!! 오토바이가

한대 있습니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보일러실 한쪽 구석에 뭔가 시커먼 물체가 있습니다.

분명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걸어서 제쪽으로 한발짝씩 다가옵니다. 계속 킬킬

거리며 말이죠. 꿈이지만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이 완전히 드러날 정도로

제 앞으로 다가왔을 때, 전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일어나보니 제 온몸이 땀에 젖어

있더라구요. 그리고, 전 항상 마음속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담아 두고 있던 두 친구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꿈속에서 본 걸 가지고 마치 사건해결이라도

한 양 믿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이 제꿈에 나타난 이유가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죠. 제가 꿈속에서 본 건 다름 아닌 하건이와 동일이었습니다. 어두운 보일러실

에서 천천히 제 앞으로 다가온 하건이와 동일이.... 하건이 등 뒤에 선 동일이가

하건이 어깨 너머로 팔을 올려 하건이의 눈을 가리고 있었고, 둘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계속 낄낄대며 웃고 있었습니다. 제 나름의 해석으로는 장난끼 많은 동일이가 미처

앞에 있는 컨테이너 차량을 보지 못하고, 하건이의 눈을 가리며 장난을 친거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구요. 그래도 꿈속에서나마 그렇게 웃으며

친하게 지내고 있는 아이들을 보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이 너무 길었죠? ^^;; 어쨌든 읽어주셔서 고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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