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 오면서~ 귀신이나 영적인 세계에 관심이 특별히 많은 때는 아무래도
사춘기때가 아닐런지 사춘기때 혈기가 왕성해서 그런지 귀신에 대한 호기심은
귀신을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때론 그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인적인 드문 흉가를 야밤에 혼자서도 가본 적이 있을 만큼 용감했었는데....
(실제로도 아직까지 중학생때 가봤던 흉가가 그대로 있더군요 ^^;)
때는 2003년 6월 쯤~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추나요법을 배워가며 일하고 있었
는데, 말이 추나요법이지 하루 일이 끝나고 나면 진이 다 빠질만큼 녹초가 되고
힘이 많이 들어서 '참... 할 일 아니다~' 라고 생각하며 다닐때였습니다.
환자들의 몸 근육을 손가락, 팔꿈치, 발뒷꿈치로 풀고 온 몸을 이용하여 15분에서
상태에 따라 30분까지 근육 이완에 힘쓰며 ( 목과 어깨 아픈 환자가 젤로 그리운..)
하루를 지내다 보면 자신이 환자가 되어간다는 생각이 깊게 박힐 무렵
평소와 다를바 없던 하루 일과를 끝내고 집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내일을 위하여
숙면을 빌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 방에서 잠을 잔 것이 군대시절 빼고 뭐 빼고
5년은 넘었던 시기인데) 얼마나 잠을 잤을까 ... 두 눈이 갑자기 어두운 방안에서
떠지더군요. 가위를 태어나서 처음 눌려보는게 아니고 군대에서 일병때 한 번 경험해
본지라. 공포가 엄습해 오더군요. 처음이 아니라 느낌이 딱 '가위구나...' 오더군요...
가위 체험하신 분들의 말과 누구나 겪는 가위체험에는 법칙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귀신과의 만남... 공포... 두 눈을 뜨고 쳐다 보는거 이외엔 수가 없다. 그리고 신체의
일부가 움직이게 되면 가위에서 감쪽같이 풀려난다.
침대에 누워 있는데 자꾸만 제 오른 팔이 침대밖으로 끌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오더군요.
불길한 느낌에 시선은 팔에만 주고 팔을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려고 노력은 하였지만
팔은 자꾸 침대밖으로 아주 천천히 끌려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끝내 눈을 오른쪽
으로 치켜뜨고는 경악을 할 만함 물체를 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생생한 기억으로
(충격..!) 그것은 일반적인 귀신이 아니었습니다. 하얀 연기처럼 너울거리며 가끔은
얼굴을 만들었고 또는 몸의 전체를 보여주기도 했으나 투명하게 뒤가 비치는 형상을
하고 있었죠. 그리고 연기처럼 흩어지듯 아른거리다가 다시 모습을 보이며 제 오른팔을
두 손으로 보이는 것이 끌어 당기고 있었는데. 힘을 쓰는듯 '끙 끙..' 거리는 나짓한
소리까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한 번 쳐다 보게 되면 그 다음을 생각하는게 사람인
지라 공포의 최고봉인 귀신과 눈마주 치는게 두려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해도
그게 쉽사리 마음처럼 이루어지지는 않아서 끝내 둘은 시선을 주고 받게 되고
겁에 질린 만큼 귀신으로 보이는 것은 영화에서 처럼 환한..?? 미소로 마음을 전달
해주곤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도 소름이 돗지 않는 것이 또한 가위의 매력...
지금 글을 쓰면서도 당시의 그 모습을 상상하게 되는데... 소름이 쫘악 돗는군요..후덜..
그렇게 우리는 수 초간 시선을 주고 받으며, 저와 귀신은 제 오른팔 쟁탈전을 하고 있
었습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귀신이 눈앞에서 사라지며, 귀신이라 여겨지는
것의 모습이 사라진 방안에는 어둠만이 남게 되고, 안도와 동시에 불안감에 사로잡혀
몇 발만 가면 스위치가 있고 불을 켜고 숨이라도 돌리고 싶었지만 .. 가위에서 풀린지
얼마되지 않아 불길하기만 해서 그냥 이불 덮고 자는게 더 좋겠다고 생각코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자다가 또 눈이 떠지게 되었고... 그 때는
진짜 닭울음이나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공포 영화 쥔공이 된듯한..
이불 속에서 눈을 뜨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이불 속이라 어두워야 정상이고
갑자기 눈을 떠서 뵈는건 어둠만이 전부여야 되는 잠자린데... 이불 밖이 보이는듯
한 영상이 눈 앞에 펼쳐지게 되고 귀신으로 보이는 것은 이불 위를 밟고 걸어다니며
조롱하듯 웃으면서 왔다갔다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 때는 형체가 어설프나마
있었고 다른 곳은 몰라도 얼굴 쪽은 클로즈업 되듯이 보이게 됩니다.
눈은 블랙홀 같이 뭐를 빨아 들이는지 검고 움푹 패여 연기 같은 것이 들어갔다 나왔다
거리고 입가에 미소는 귀에 걸린다는 말을 실감케 해주고.. 지궂게 이불위를 밟고 다니며
마치 빨리 이불 걷고 나오라는 듯 시위하듯 웃으며 밟더군요... 그러면서 제일
무서웠던건 가위 눌린 상태에서 두 눈으로 관찰하고 기억한다는 거 말고도
예측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무서운거 같습니다. 공포 영화를 왜 그따우로 만들었
는지 ... 밟고만 다닐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저 것이 이불을 들추진 않겠지?'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들게 되면 그 이후에는 어김없이 똑같은 짓을 하는 ...
이불을 들추기 위해 몸을 숙이고 나면 저와 또 얼구른 가까워 지고, 자세히 볼 수 있는
이목구비는 절세흉물이 따로 없고 ... 이불안에 두 팔은 이불을 잡을 여력이 없는듯
배와 침대에 놓여있고. 그렇게 최고의 긴장감을 주고는 귀신이라 여겨지는 것은
사라집니다. 하루 밤에 두 번이나 가위를 당하고 나니 전의는 완전히 상실했고
이불 밖으로 나가서 시간도 보고싶고. 불도 켜고 싶고... 하지만 나이를 잊은 채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것이 무서워 지더군요... 쿠헐...
평소에 빨리 잠을 못자기는 하는데 가위 눌리고 나서는 잠시 불안한 마음 달래보지도
못하고 다시 수렁에 빠지듯 쉽게 잠에 빠져들게 되는데. 그날 전 종합셋트 당첨 되었는지
귀신은 한 번 더~ 서비스 차원에서 나와주었고. 천장에서 뱅글 뱅글 돌며 환한 미소로;
저의 잠자리를 지켜 주었습니다.. 어두운 방안에 하얀 연기 같이 흩어지며 천장을 뱅글
뱅글 돌면서 희죽희죽 웃어가며 아래를 쳐다보는 그 모습에 세 번째에는 진짜 귀신이
구나라는 생각이 정확하게 새기게 되었으며, 다른 날과는 다르게 빨리 찾아온 아침은
어서.. 빨리 사람있는 곳으로 나가자 였습니다.. 그리고는 그 날은 진짜 집에 들어가기
무서운 날이 되었고 .. 잠드는 것 조차 심한 스트레스가 되어버린 날이 되었었지요..
물론 그 방에서 다시 자기까지 이틀 동안은 다른 곳에가서 잠을 자게 되었다는..
물론 그 것이 제 인생의 현재까지 마지막 가위 체험이자 두 번째 치고는 매우
빡센 밤이었지만 요즘은 그 방에서 아무런 일 없이 자~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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