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본 귀신애기-2

이호균 작성일 06.10.19 04: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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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글을 쓰기 전에 노코키님 퍼왔다고 하시는데 제가 제안을 하나 하지요....
인터넷 어느곳에서든 제 글과 똑같은..아니 비슷한 글만 찾아서 출처를 가르쳐
주시면 제가 찾아뵙고 술 한잔 거하게 쏘지요. 만나서 제 전역증과(전역증에 출신부대
가 나오던가?;)애기를 들은 친구들과의 전화통화도 해주지요... 지난번 글에도 썼지만
사람들이 애기를 듣고 진짜? 이런 반신반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익숙하지만 어디서
퍼왔다는 건 정말 어이가 없군요; ㅎㅎ당연하다는 듯이 말하시는데..자신의 눈으로만
보이는 세상이 전부는 아닙니다.

전역 3개월을 앞두고 당직을 스게 됐습니다. 당직사관이 간부들에게서나 병사들에게
서나 왕따를 당하는 소위말하는 개쓰레기 하사관이였습니다ㅡㅡ;

하사 놈이 빠지기도 엄청 빠지고 개념이 없어서 같은 하사관들한테 찍히고 대대장님
한테도 찍혀서 취사반장으로 있는 그런 놈이지요...

암튼 당직 서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당직사관 인간쓰레기면 정말 피곤하죠. 짜증나기도
엄청 짜증나고. 한참 군 인트라넷(군전용 인터넷 비슷한; 이런거 쓰면 안대나?;;)으로
다운 받은 소설을 보다 야간 순찰 시간이 되서 순찰을 가게 됐습니다.

야간순찰 같이 도는 당직사관이 짬좀 되는 상사였는지라.. 저 혼자 갔다오라고 하더군
요.(이런일 비일비재하죠.) 우선 탄약고와 위병소에 들러 사인을 했고 남은 곳은 부대
뒤쪽에 있는 감시초소(이곳에는 상황발령시에만 들어가죠.)와 감시초소 바로 뒤에 있
는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는 북문이였습니다.

근데 몇개월전에 이 북문으로 어떤넘이 탈영했다가 얼마 못가 산에서 군화 끈으로 자살
한적이 있었지요...(대부분 탈영병은 도망가다 자살을 많이 합니다.)그것도 그렇고 그쪽
주위에 수풀이 워낙 우거져있고 분위기가 으스스했길래 야간순찰조가 가장 가기 싫은
곳이 바로 이 북문이였죠.

전 후레쉬를 비추며 감시초소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대공초소인지라 오르막을
좀 올라가야 했지요. 분위기도 으스스해서 밑만 보고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속으로 '아 씨벨..하튼 간부놈들은 개쉑히덜.. 욘니 가라쉑히덜..'하며 당직실에서 자고
있는 간부를 욕하며--;

근데 한참을 올라갔는지 숨이 차더라구요. 평소 약해 보이는 외모 때문에 군대에서 정말
낙오 안할려고 열심히 했고 그 결과 어떤 훈련이든 낙오한번 안하고 후임병이나 선임병
들한테서도 '저놈 체력 하나는 정말 좋다.' 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라서...

겨우 이정도에 숨을 헐떡이는 제 자신에 의아해지더라구요. 이상한 기분에 후레쉬로 앞
을 비쳐보니 이제 반정도 올라왔더군요.

속으로 이상하다..이상하다...하면서 올라 온 길을 비쳐봤습니다.

순간 올라온 길이 흐릿해지면서 길이 구불구불해지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머리를 흔들고 눈을 힘껏 감았다 뜨고 다시 봤습니다. 제대로 보이더군요.

"아 씨벨.. 이거 또 욘니 불안하네.."

불안한 마음에 호흡을 가다듬고 대공초소까지 원큐에 뛰어 올라갈려고 숨을 한번 크게
내쉰 후에 냅다 뛰었습니다.

"헉..헉.."

왠만한 산도 한번도 안쉬고 올라가고나서 숨한번 고르면 말짱하던 제가 겨우 부대에서
길어야 10분걸리는 길을 올라가고 이렇게 숨이 차는게 이해가 안됐습니다.

"말년 됐다고 뒹굴고 다녀서 이러나?"

무심코 시계를 봤습니다. 30분이 지나있더군요... 부대에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를
30분이 지나서야 올라 온 겁니다...그것도 평소 때와는 달리 뛰어서 올라갔는데...

순간적으로 이거 불안하다. 귀신이 장난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
갔습니다.

그래도 일단 아무리 빠질대로 빠진 말년 병장이라도 순찰일지에 사인은 해야했기에
대공초소 문을 군화로 가볍게 찼습니다. 낡은 문이라 평소 보수도 자주 오는 곳인데
안열리더군요.

손잡이를 잡고 몸으로 한번 밀었습니다. 뭐에 끼었는지 안열리더라구요.

순간 짜증이 확 치솟더군요. 안그래도 쓰레기 같은 하사놈이랑 하루종일 당직 스는
것도 짜증나는데 밤중에 땀까지 빼고 정말 젖같네.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저도 모르
게 발로 문을 세게 걷어차버렸습니다.

"쾅!"

차고나서 문 부숴지는 건 아닐까하고 아차 싶었는데 다행히 부숴지진 않고 문이 반
쯤 열리더군요.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갈려고 하는데

"쾅!"

눈 앞에서 문이 다시 닫히는 겁니다.

인내심이 한계점에 도달했습니다. 빠질대로 빠지고 무서울게 없는 우리의 말년병장..
그것도 이미 귀신을 여러번 목격한 경력까지 쌓은 말년 병장 폭팔하고 말았습니다...

"야이 씨발롬아 아나 안그래도 짜증나는데 욘니 꼴받게 하네 야이 씨발롬아 쳐뒤졌
으면 곱게 승천을 하던가 씨벨 왜 아무 죄 없는 사람 괴롭히냐 개쉑햐!"

그리곤 여기저기 후레쉬를 비쳐봤습니다. 조용하더군요... 다시 문을 열어보니까 이
번엔 그냥 열리더군요. 안에서 순찰일지를 찾아 대충 당직사관과 제 이름으로 사인
을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제 북문에 있는 자물쇠만 확인하고 순찰일지에 사인만 하면 오늘 순찰은 끝이였습
니다... 근데 막상 저곳까지 가려니 발걸음이 안떨어지더라구요..

"야이 씨발롬아 한번만 더 장난치면 죽는다..."

전 무서운 마음을 숨기듯 혼잣말을 하며 겨우겨우 북문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순찰일지에 사인을 하고 형식적으로 북문의 자물쇠쪽으로 후레쉬를 비쳐봤습니다.

확인을 하고 이제 돌아갈려고 뒤로 돌아서는 순간

'톡, 톡.'

누가 등 뒤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들더군요.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 되었습니다.

'아..씨발....'

전 뒤돌아 볼 생각도 못하고 무시한 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렇게 대공초소를
지날때 습관적으로 힐끗 대공초소를 다시 확인하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초소안에
뭔가 희미하게 보이더군요....

후레쉬로 비쳐봤습니다.. 아무것도 없더군요. 다시 후레쉬를 끄고 걸음을 옮기다
다시 힐끔쳐다봤습니다.

보이더군요.. 방탄모를 쓴 군인의 실루엣이..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치면서...오싹해
지더군요. 애써 모른척하며 대공초소를 지나며 곁눈질로 계속 봤습니다.

그 검은 실루엣이 제가 초소를 지나가자 제 움직임을 따라 머리를 천천히 돌리더군요.

내려오는 내내 그 초소안에서 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느정도 벗어나
고나서 행정반으로 바로 뛰어들어갔습니다. 시간을 보니 2시 50분.

제가 행정반에서 출발한 것이 2시.. 탄약과와 위병소에 사인하고 대공초소 쪽으로
올라갈때가 2시30분이였습니다.

하지만 대공초소에서 확인했던 시간은 3시 5분.

다시 손목시계를 확인해 보니 2시 50분을 가르키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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