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축조하는 방법은 위의 님이 잘 설명해 주신 관계로 고구려 성의 기능들만 적어 보겠습니다. 일단 님께서 물으신 'Z' 모양은 옹성(饔城)이라 부르는 것으로 독과 같이 적을 가두기 위해서 성문 밖에 반원형으로 감싼 부분을 말합니다. 성문은 항상 제일 먼저 공격받고, 제일 많이 공격받는 곳이기 때문에 고구려의 성들은 적이 성문을 쉽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옹성을 쌓거나 성문 부근을 반원형으로 오므라들게 만들었습니다. 옹성을 만들면 적이 성문을 공격할 때 옹성 안에 갇혀서 성을 방어하는 군사들에게 3면에서 공격을 받게 되므로, 성문 안으로 들어오기가 어렵게 됩니다. (이렇게 성문을 보호하면서도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이 성 밖에 나갈 때는 적이 눈치채지 못하게 산쪽의 구석진 곳에 비밀리에 출입할 수 있는 소규모의 암문을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치(雉)는 성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가장 중요한 시설입니다. 성벽과 성문에 접근하는 적을 좌우에서 공격할 수 있도록 성벽 가운데에 네모꼴의 시설물을 돌출시켜 설치한 것입니다. 고구려 성벽이 가장 잘 남아 있는 연주성(燕州城-요양시 동북쪽)에는 직선 성벽에 3개의 치가 완벽하게 남아 있는데, 치와 치의 거리는 55~61m이며, 치의 윗면 크기는 가로 세로 각 520~550cm이며, 치 위에서는 성벽으로 다가오는 적을 옆에서 공격할 수 있으므로 적은 3면에서 공격을 받게 됩니다. 여장(女牆)은 성벽 위에 설치된 것으로 병사들이 몸을 숨긴 채로 성에 접근하는 적들을 사격할 때 쓰는 시설입니다. 망루(望樓)는 성벽의 모서리 부분에 설치된 것으로 보조 전투지휘처의 역할을 담당한 곳입니다. 평지성의 경우에는 성 주변에 해자(垓字)라 하여 물이 흐르도록 하여 적의 접근을 차단하였습니다. 성 안에는 성주가 직접 전투를 지휘할 수 있도록, 성 안팎을 두루 살필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에 장대를 설치했습니다. 성 안에는 장기 전투에 대비해 곳곳에 우물을 마련했으며,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연못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군사들이 머물 병영과 식량창고도 있었으며, 일정한 거주 공간과 행정관청도 있었습니다. 또한 성의 높은 곳에는 통신시설인 봉수대가 설치되기도 했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단(天壇)이 있는 성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