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분명 현대 과학문명을 살아가는 우리가 접하는 대표적 신비현상 중 하나로 유에프오를 제외할 수는 없을 것이다.
194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보고되기 시작한 이른바 '비행접시' 목격담은 지난 60여 년 간 수십만 건을 넘고, 거기에는 미국의 아담스키(위 사진을 찍은), 스위스의 마이어처럼 매우 선명한 사진을 다량으로 공개한 경우는 물론, 외계인을 직접 만나고 우주선에 탑승한 후 그 가르침을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의 경우까지도 포함된다. 특히 최근 캐나다를 근거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 끌로드 보리롱 라엘의 '라엘리안 무브먼트' 는 인간 복제 등 각종 이슈와 맞물려 상당한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지금까지 쌓여온 각종 자료와 증언들로 미루어 볼 때, UFO 현상의 전반의 객관성이나 빈도는 감히 의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미스테리 시리즈 초기 편에서 초상현상의 최초 접근 기준을 신뢰성, 객관성, 빈도, 희소성으로 분류한 것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너무나 많은 개별 사례가 존재함은 물론이거니와, 축구장 상공 같은 곳에서 수만 명이 한꺼번에 목격하고 중계 카메라에 잡힌 경우도 있다. 수년 전 멕시코에서는 며칠 사이에 수십 기의 유에프오가 곳곳에 출현하여 사회적 신드롬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그리 드물지 않은 전투기나 상업 항공기 조종사 등 비행 전문가들의 다양한 증언은 이에 매우 높은 신뢰성을 더해 주기도 한다.
게다가, 실은 필자 역시 유에프오 목격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필자가 본 것은 멀리 떨어진 작은 불빛이나 희끄무리한 그림자가 아니라 바닥을 구성하고 있는 은색 금속의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선명한 비행 원반이었기 때문에 별이나 풍선, 구름 등을 착각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인다. 대낮에 소장의 머리 바로 위에서 동전 크기 정도로 식별이 가능한 높이에서 천천히 날다가 급 가속해 사라졌는데, 물론 프로펠러도 제트 엔진도 보이지 않았을 뿐더러 아무런 소음도 없었다.(따라서 이 경우 신뢰성과 희소성 면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UFO '현상' 은 의심의 여지 없이 분명 존재한다. 다만 문제는 그 현상의 정체가 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스위스인으로 70년대 유명했던 '접촉자' 빌리 마이어는 수많은 컬러 사진을 남겼다. 그의 사진은 때로는 너무 선명해서
물론, 유에프오의 정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제시된 주장들은 무수히 많다.
비행기나 풍선, 인공위성, 유성, 금성 등을 잘못 본 경우, 즉 단순 착각은 일단 논외로 하고(물론 무시할 수는 없다), 가장 널리 알려진 '외계 비행체설' 을 필두로 생명체설, 타임머신설, 구전현상설, 전기 자극 등으로 유발된 망상설, 집단 무의식의 발현설, 지하 문명의 비행체 설, 강대국이나 나치 잔당의 비밀무기설, 차원 이동설, 마인트 콘트롤설 등등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설명이 총동원되고 있다. 이런 사태는 결국 이 현상의 목격담이나 증거 중 최소한 일부는 상식적인 방법으로 설명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반증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필자가 목격한 유에프오의 경우는 금속의 질감, 완전한 원반 형태, 밝은 낮 시간대의 목격이라는 점에서 인공적인 비행체(생물이나 구전 현상, 금성 등이 아닌)의 인상이 아주 강했다. 그렇다면 외계 비행체, 타임 머신, 지저 문명의 비행체, 강대국의 비밀 병기 등 중 하나일 수 있을 것인데, 사실 이것들을 살펴보면 그 어느 쪽도 그리 강한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외계 비행체의 경우 아래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이것의 기술적 구현은 우리가 아는 지식의 한도 내에서는 대단히 곤란하다. 타임머신 역시 이런 점에서 같은 문제가 있음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또 지저 문명의 경우 지구 공동설(지구가 텅 비어있고 안쪽으로는 다른 세계가 있다는 주장)등 끊임없는 가능성의 제기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가 확인된 바는 없을 뿐 아니라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그나마 첨단 비밀무기 설이 일반의 상식에 가장 근접한 것 같지만, 대낮의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 주변에서 미국이나 나치가 신병기를 시험하고 있었다는 것은 제 아무리 전두환 정권 때였다 한들 위의 다른 주장들 만큼이나 선뜻 납득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결국, 필자는 분명히 무엇인가를 봤지만, 단지 봤다는 사실 외에 그것이 무엇이었는가의 객관적인 답을 내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고 난감한 일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수십만 건에 달하는 대부분의 유에프오 목격담이 실은 같은 처지에 놓여 있고, 목격자들 또한 자신이 본 것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UFO 는 반드시 '우주선' 의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진에 나타난 강력한 보라빛 광선은 일반 자연현상이나 헬리콥터의 탐조등 등과는 분명히 다르고, 따라서 설명하기 곤란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유에프의 정체를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길고도 복잡한 여행이다. 그렇기에 때로는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범위나 상식 수준을 넘어서는 설명이 필요할지도 모르는데, 여하튼 우리로서는 최대한 가능성이 있는 답들에 순차적으로 접근해 보는 수 밖에 없다.
일단 첫 시간이라는 의미에서, 앞으로 유에프오를 탐구함에 있어서 몇 가지 관점을 정리해 두고 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 유에프오 목격담의 최소한 80프로 이상은 착각이거나 거짓이다.
예를 들어 북서유럽이나 캐나다 등 북위도 지방의 날씨 좋은 저녁에는 금성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밝고 크다. 이런 분야에 깨나 익숙한 필자조차도 걸음을 멈추고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한 경우가 있었다. 게다가 별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차를 몰고 가는 경우 마치 자신을 따라오는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그 밖에도 유성, 비행기 등 유에프오로 오인될 수 있는 현상들은 수백 가지도 넘으며, 한편 주목을 끌기 위해 없는 일을 지어내는 사람들도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다.
2. 유에프오는 Unidentified Flying Object! 의 약자다.
결국 '미확인 비행체' 가 되는 것인데,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비행체는 뭐든 이 범주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비행접시'나 '우주선' 같이 보이는 것들만 이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많이 목격되고 국내 티비 뉴스 등에서도 다룬 바 있었던 '로드' 는 아마도 우주선이 아닌 UFO 의 전형적인 예일 것이다(로드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접근하도록 하자).
3. 유에프오 현상은 반드시 '물질적' 인 현상만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상당히 많은 체험담에서 유에프오 현상의 비물질적인 특성을 엿볼 수 있다. 공중에서 투명해지면서 녹아 내리듯 사라져 버리는 유에프오, 마치 유리처럼 내부를 샅샅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경우 등 기묘한 성질은 물론 의도적으로 연출된 듯한 상징화된 모습을 보이는 일도 있으며, 관찰자의 심리와 복잡미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경우 - 특히 피랍 체험 - 도 있다. 이런 면모들은 지난 유령 시리즈의 후반 편들에서 다룬 주제와 연결되는 부분일 수도 있다.
자, 그럼 이 정도를 머리에 담아 두고, 이제 '외계 비행체' 로서의 유에프오의 가능성부터 하나씩 짚어나가 보자. 유에프오 하면 외계인이 떠오를 정도로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설이지만 실은 그만큼 문제도 많다. 암튼 유에프오 연구에 있어서 이 외계 문명 관련 부분은 매우 중요한 만큼 좀 깊이 들어가 봐야 할 것이다.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자주 관측된 삼각형 유에프오. 부메랑 형태로 된 경우도 있고, 아래쪽에 큰 광원들이 여럿 달려 있는 것이 이런 류의 공통된 특징이다.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UFO 하면 비행접시, 비행접시 하면 우주선' 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이 외계 비행체설은 거의 절대적으로 대중화되어 있다. 아마도 UFO 를 봤거나 그 존재를 믿는 사람들의 90퍼센트 이상이 자연스럽게 이를 외계에서 온 비행체로 연결시키고 있고, 독자 여러분도 대부분 이런 입장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논리는 대게 아래와 같은 소박한 관점이다.
거대하고도 광활한 우주. 그 속에서 오직 우리 인간만이 지적 생명체일 가능성은 없다. 수백, 수천, 수만의 발달된 문명이 곳곳에 존재할 것이고 그 중 몇몇은 이제 막 우주시대에 들어선 태양계 구석의 지구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문명의 선배로서 여러 가지 메세지를 전해 주려고 때로는 이 지구까지 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을지 모른다.
마음을 열고 넓은 우주를 느껴 보면, 우리가 이 속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실은 당연하지 않은가.
좋은 이야기고, 물론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이게 이렇게 대충 아름답고 희망적으로만 생각해 버리면 그만일 정도로 간단한 것은 아니라는 데에 있다. 물론 위 문장의 전제들은 분명 진실일 것이다. 광활한 우주 속에 우리만이 지적 생명체일 가능성은 제로일 정도로 적을 것임에 분명하고(전혀 없다고 말하진 못하더라도), 아마도 다른 문명들의 상당수는 분명히 우리 인간보다 훨씬 발달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앞선 과학이나 기술은 아마 우리가 지금 만들어낸 로켓들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안정된 우주선을 건조하고 운용하는데 충분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이 '지적' 인 존재인 이상, 그만큼 외부 세계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알고자 하는 욕망을 소유하고 있음에 분명하다(호기심은 지성의 전제 조건이므로).
그럼 이제 한가지 문제가 남는다. 이들이 과연 그 먼 거리를 넘어 지구를 방문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법 할까. 즉, 과학적으로 가능하며 논리적으로 의미가 있는가...
'너무 선명해 의심스러운' 마이어의 사진 중 하나. 특히 이 사진의 경우 아래 자동차와의 원근감 차이 등 작은 모형을 카메라 바로 앞에서 들고 찍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그러나 마이어의 사진들 중에는 설명이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것도
꽤 있다.
이 부분은 물론 얼마 전 본지의 퓨처월드 기사를 통해 간단히 다루어진 바 있지만 유에프오 논의에서 빼놓은 수 없을 부분인 만큼 중복을 감수하고라도 좀 자세히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
일단 여기에 대한 논의를 끌어가면서 한가지 전제해야 할 것은, 필자가 지금 이야기하는 '과학'은 기본적으로 현재를 기준으로 우리 인류가 성취한 수준의 과학에 한정된다는 점이다(우리는 그 이상의 과학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으니 당연한 소리지만).
물론 필자는 과학만을 잣대로 모든 것을 재단하는, 그리고 거기서 조금만 벗어나도 일말의 가능성 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일부 과학 지상주의자들의 오만함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언젠가는 뭐든 다 가능해 질 것이다' 라고 무작정 주장하는 반대편 일부의 무책임함과 게으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인류가 지금껏 성취해 낸 과학과 이를 통해 얻어낸 관점은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마냥 무시해 버릴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과학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현상들을 설명하고 그 잣대로 삼기 위해 우리 인류가 각고의 노력을 통해 발전시키고 다듬어 온 것이다. 그 속에서는 긴 시간과 많은 노력, 피와 눈물이 집적되어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이를 통해서만이 가능하며, 따라서 과학이 일으킨 수많은 '기적'은 비전문가들의 한 두 마디 무책임한 언사로 무력화될 수 있는 얄팍한 수준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UFO 와 같은 초 현상을 접함에 있어서도 일단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의 시각을 통해 최대한 엄밀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그런 현대 과학의 한계를 재검토하면서 그 너머로 눈을 돌리는 것이 의미가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자.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우주의 광활한 크기는 인류 외의 문명이 존재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럼 이제 그 크기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한번 짚어보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다른 천체는 달이고 지구와의 거리는 약 38만 킬로미터이다. 이는 사실 초속 30만 킬로미터를 달리는 빛은 불과 1.3 초면 도달할 수 있는 매우 가까운 거리이며 실제로 빛과 비교해 매우 느린 아폴로가 달까지 도달하는데도 불과 4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 달은, 인류가 직접 발을 내디딘 유일한 지구 외 천체이다.
물론 1969년에 아폴로 11호에 의해 최초로 이루어졌던 달 여행의 업적은 가히 인류의 위대한 도약이라고 할 만 하나, 실은 달에 가는 것과 그 밖의 다른 천체를 방문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보자. 지구는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이다. 따라서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는 태양계 내에서도 상당히 가까운 편이지만 그 거리는 약 1억 5천만 km 로 지구와 달간의 거리의 약 400배에 달하고, 빛이 약 8분 20초 정도 여행을 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현재까지 우리가 만들어낸 가장 빠른 로켓은 초속 11 킬로미터 정도로, 이 속도로는 태양까지 직선거리로 간다고 쳐도 약 157일, 즉 다섯 달 정도가 소요된다(지구의 공전 및 태양의 중력 등으로 현실에서는 큰 차이가 있음).
이만해도 달 여행과는 완전히 차원이 달라지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여행으로서의 현실성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럼 태양계에서 가장 먼 행성인 명왕성은 어떨까.
명왕성과 태양의 평균 거리는 59억 천 4백만 킬로미터이다. 이걸 기준으로 대충 지구와 명왕성의 거리가 약 58억 킬로미터쯤 된다고 생각하자(명왕성의 궤도는 긴 타원을 그리기 때문에 실제 지구와의 거리는 큰 폭으로 변한다). 이는 빛의 속도로 약 5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고, 따라서 초속 11킬로미터의 우주선으로는 편도 여행만 약 16년이 소요된다. 다시 말해 현재 기술로는 태양계를 벗어 나는 데만 해도 이만큼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은 태양계를 마냥 벗어나는 것만으로는 이런 여행은 아무 의미도 없다.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항성계를 찾아갈 필요가 있는데(금성, 목성 등 우리 태양계 내의 행성에는 최소한 '지적' 생명체는 없다는 전제하에),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센타우루스 좌의 알파성은 약 4.3 광년(1 광년은 빛이 진공 속을 1년간 달리는 거리. 9조 4천6백억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앞서 아폴로 우주선을 타고 '5 광시' 의 거리를 가는데 16년이 소요되었음을 상기한다면 4.3 광년을 가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대충 짐작이 되실 것이다. 계산상의 답은 117만 2천 6백년. 따라서 인간이 호모 에렉투스 시절에 지구를 출발했다면 대략 지금쯤 이곳에 겨우 도착했을 것이다. 이런 것은 이미 여행이 아니다.
그러나 방금 이야기했듯 센타우루스 알파 성은 바로 우리 이웃에 있는 별일 뿐이다. 은하계 속에는 지구와 유사한 태양이 약 천억 개나 있는 만큼, 알파성 하나만을 탐사한 것으로 만족할 수는 없다.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계 전체를 좀 자유스럽게 돌아다닐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름 약 10만 광년 정도인 우리 은하 끝에서 끝까지 가는 데는 아폴로 우주선으로는 약 27억년이 소요된다. 이는 지구가 탄생해서 지금까지 존재한 기간의 절반에 해당되며, 여행을 하고 돌아오고 나면 인류는 물론 지구와 태양계조차도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아아. 정말 우주는 경이롭도록 넓고도 거대하구나. 우리 인간은 이 속에서 얼마나 티끌 같은 존재인가... 라고 탄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현재 우리 기술로 관측이 가능한 우주의 크기는 약 150-200억 광년이고, 그 속에는 방금 여행을 다녀온 우리 은하와 같은 은하들이 약 천억 개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중 가장 가까운 은하는 그 이름도 익숙한 '안드로메다' 로, 규모나 모든 면에서 우리 은하와 유사한데 우리 은하와의 거리는 약 150만 광년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앞서 10만 광년 가는데 27억년이 소요되었으니 150만 광년이면 어림잡아 그 15배, 즉 가는 데만 약 400억년 이상이 소요됨을 알 수 있다. 이는 우주 전체 나이의 두 배가 넘는 세월이니 만큼, 어쩌면 안드로메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전체 우주 자체가 그 일생을 마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천억 개의 은하 중 가장 가까운 이웃에 도달하는데 만 인류가 만든 우주선으로는 우주의 전생애에 걸친 규모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래서,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만약 아폴로를 몰고 150 억 광년 떨어진 '우주의 끝'까지 가려고 한다면 400억년의 1만 배, 즉 400조년이 걸리게 된다. 매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이런 환상적으로 거리는 실재로 존재하며, 허블 망원경 등을 통해 인류가 매일같이 관측하고 있다.
이런 것이 우주의 크기다.
미 공군의 전투기가 비행접시에 다가가고 있다. 이런 사진은 비행기와의 비교를 통해 비행접시의 크기, 속도, 고도 등을 확인할 수 있음은 물론 비행기와 비행접시의 명암을 비교함으로서 사진 조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그림자로 바닥이 어둡게 보이긴 하지만 필자가 본 유에프오도 이와 매우 유사한 형태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우주의 광대함은 UFO 문제와 관련돼서 일종의 풀기 힘든 모순을 던져준다.
천억 개의 은하 각각에 천억 개의 태양이라는 거대한 개념을 통해서, 우리는 우주 속에 수많은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백만 개의 태양계 중 하나에만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우리 은하 속에는 10만개의 문명이 존재하게 된다. 따라서 이렇게 많은 문명이 우글우글한다면 그 중 몇은 서로 교류할 만 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이 거대한 규모 자체가 오히려 교류의 방해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한 센타우루스 좌의 알파성은 지구에서 4.3 광년 떨어진, 우리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외부 항성계다. 그러나 빛의 속도로 여기 가는데도 4.3 년, 왕복 여행이라면 8.6 년이 소요되며 아폴로 우주선으로는 왕복 330만년이 걸린다는 점은 앞에서 살펴본 바 있다. 그리고 그 사이의 공간은, 중간에 들를 곳도 쉴 곳도 구경할 것도 아무것도 없이 1 제곱 미터당 수소 원자 하나 정도만이 놓여 있는 거의 절대적 허공이다.
결국 거대한 우주 곳곳에 설사 많은 문명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두 문명 사이의 이런 심연의 존재는 여행자들에게는 치명적인 장벽이 되고 만다. 다시 말해, 거대한 우주는 그 엄청난 규모로 인해 곳곳에 문명을 가능케 하지만, 동시에 그 크기로 인해 그들간의 교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주 발달한 문명이 있어서 광속에 가까운 속도의 우주선을 개발한다고 해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 광속은 우주 차원의 거시 규모에서 그렇게 빠른 속도가 아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까지 가는데 여전히 몇 년의 세월이 걸림은 물론, 은하계를 좀 넓은 규모로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 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게다가 직접 가보기 전에는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이런 무작정의 여행에 엄청난 세월과 경비와 노력을 쏟아 붓는 것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 우리 인류만이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상의 상황으로 봤을 때, 지구상에서 보고되는 많은 UFO 들의 일부나마 실제로 '외계인의 우주선' 이기 위해서는 결국 다음의 두 가지 경우 중 하나가 아니면 안될 것이다.
1. UFO 는 태양계 내의 다른 행성(금성, 화성 등)에서 오는 것이며, 이들 행성에는 지구를 능가하는 고도 문명이 존재한다.
2. UFO 는 태양계 바깥의 먼 우주에서 오고,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광속에 준하거나 그보다 빨리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