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소 공포증에, 폐쇄 공포증, 그리고 어둠 공포증이 있었습니다. 18살 때까지요. 이것은 남자냐 여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특징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선천적인 경우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히 치유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천적인 경우 정신적 충격이 전제로 된 것이기 때문에,(예전에 높은데서 떨어졌다거나, 어디에 갇혀 있던 경험이 있다든가 하는 등등...) 그 정신적 충격을 이겨내지 않는 한 절대 치유될 수 없습니다.(정신병원을 다니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산 정상에 올라도 꼼짝 못했고,(놀이기구도 하나도 못탔습니다.) 방문도 항상 열어놓고 잤고, 야등도 항상 켜고 잤습니다. 그러나 18살 이후 저는 인생에 가장 큰 전환을 겪게 됩니다. 일종의 깨달음이랄까요. 사람이 마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고소 공포증의 경우, 다른 이들도 다 하는 것이고, 안전하니까 그러는 것이겠지... 하고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자이로드롭에 탄 것이죠. 그렇게 마음 먹고 나니까, 산 정상에 올라도 꼼짝도 못하고, 놀이 기구도 범퍼카까지 밖에 못타던 제가, 자이로드롭을 아주 즐기면서 탔습니다. 자이로드롭 2번타고, 자이로 스윙도 신나게 탔습니다. 그정도로 사람이 마음 먹기에 따라서 세상은 달라지는 것이더군요.
폐쇄 공포증의 경우, 눈을 감으면 문이 열렸는지 닫혔는지 모른다. 열려있다고 생각하자. 이러면서 극복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문을 닫는 게 습관이 되어서 이젠 폐쇄 공포증이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습니다.
어둠 공포증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로 눈을 감으면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이곳은 밝을 땐 내가 무서워하지 않았지만, 어두우니 무서워한다. 밝다고 생각하고, 그곳에서 눈을 감고 있다고 생각하자. 이렇게 하니까, 아주 쉬운 문제더군요. 그렇게 몇번 극복을 하니까 이건 뭐 어둠 따윈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정상인보다 어둠에 더 강해졌다고 할까요? 한밤중의 묘지? 그런 것도 이젠 아무 것도 아니더군요. 그동안 왜 무서워했는지조차 의문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사람이 생각을 고쳐 먹기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 인간의 의지도 마찬가집니다. 게임을 할 때는 시간이 짧던 것이 하기 싫은 업무를 할 때면 항상 시간이 길죠? 그러나 하기 싫은 업무도 마감이 다가올 때는 정말 시간이 짧습니다. 의지. 그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뭐든지 의지를 갖고 세상을 산다면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생각으로 참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제가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