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분 친구의 문자.
부친의 임종.
돌연사..
끝내 이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멍해있었다. 사실 세상사가 죽을 놈은 안죽고 안죽을 놈은 죽는다 라는 모순처럼 돌아가는것만
같다는것을 생각이 소름처럼 싹 돋아버린다. 친구의 아버지는 50 중후반을 넘기고 적당한 체형에 아버지들의 평균 체구로서는 크고 정정하신 분이였다. 정육점을 하시는 친구의 아버지는 가끔 놀러가면 맛난 고기를 대접해주셨는데, 그 모습을 생각하니 울컥 가슴이 쓰려와졌다.
못내 이 쓰라린 가슴을 오늘도 어김없이 네모난 상자속 앞에 앉아 타자를 두드린다.
이 이야기를 좀 더 하고자 한다.
친구와 나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친구는 1학년때 수원에서 전학입학을 했다.
당시 음악과 악기에 관심있어 밴드부에 가입했는데 우연히 녀석을 본것부터 시작된다.
녀석과 나는 다른 한 친구와 각별한 사이가 되었고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며 친하게 지내왔었다.
그런 녀석의 집에 자주 놀러가 삼겹살이니 갈비니 자주 먹었었는데, 언제나 놀러가서 친구의 아버님이 집에 계시면,
환한 웃음으로 우리를 반겨주셨다. 그런 아버님이 가끔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 중 한내용은 이러했다.
"너희들 충청도의 한 xx낚시터를 아니?"
당시 우리는 아버님의 말씀을 듣고 의아해 했다.
"아니요.. 잘 모르겠는데 그 낚시터가 왜요?"
아버님은 슬쩍 눈치를 보시더니 웃음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니네 나이때 할아버지한테 들은건데, 지금쯤 내 나이가 되면 그곳 낚시터에 이유없이 가게 된다더구나.
그리고 가게 되면 어떤 한 할아버지를 보게되지, 그 할아버지는 나한테 이렇게 말할것이라더구나."
"이보게, 젊은이 아직 배가 오질 않나? 한참을 기다렸는데 오질 않는구만. 아들 녀석과 며늘아가가 날 기다리고 있을텐데..
어서 와야지 귀여운 손주놈들도 보고 쿨럭.. 쿨럭 자네 혹시 괜찮다면 날 집까지 데려다 줄수 있겠는가..?"
우리는 왠지 모를 소름이 돋았고 곧 머리끝이 저려왔다.
"에이~ 아저씨 그런말 하지마세요~ 별 이야기 아닌데 괜히 되게 무섭네요.."
친구의 아버지는 그저 욘석들 사내자식들이 말이야~ 하며 코웃음을 치며 넘겼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의 아버지는 그 낚시터에 갑자기 낚시를 하겠다며 가셨고.
우린 그 이야기를 까맣게 잊은채 잃어버렸다.
그리고 12:11분 친구의 싸늘한 문자 한통이 오고 말았고, 나는 지금 이렇게 모니터 앞에 앉아 한참동안 멍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