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itor Sad Story.

아필리온 작성일 07.02.26 22: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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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저런 얘기 사람 가지각색 알쏭달쏭 난해하고 너무도 단순한 이야기들.

나는 이런 컴퓨터 라는 매체를 통해 위의 성격들의 사람들을 만나왔다.

게임에서나 즐겨가는 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이나 간간히 글들의 리플에서..

한가지 뚜렷하게 남은 이 이유같지 않은 마음의 상태를 대변하는 이유는

"너무나 답답하다. 틀에 박혀있다. 고지식하다. 벗어나고싶다." 이다.

 

라는 글을 보았을때다..

 

탁탁탁..

 

타자판의 제법 빠른 타이핑 소리 와 컴퓨터에서 나오는 잡음 말고는 들려오는것이 없다.

좀더 집중해서 이 글을 읽고 있다. 이 글에서 나오는 알수없는 공감성이 나를 어지럽게 만든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것이며 이 작은 모니터속에서 비춰지는 여러 사람들의 성격들을 비교하는일,

그 게시물에 내 생각이 담긴 리플을 남기고 난후 나는 그들의 반응이 어떤지 무척 궁금해하며

기다리는것이 전부다. 그게 끝이다.

 

친구의 전화가 내 핸드폰 멜로디를 통해 부르고 있었다.

 

"띠리리리~ 띠띠~ 릴릴릴ㄹㄹ~"

 

"여보세요?"

 

"어, 뭐하고 있었냐 아까 문자해도 아무 답장도 없드만 또 모니터속에 처박혀 있는거냐?"

 

"..... 뭔일이야 나 지금 바빠"

 

"녀석, 쌀쌀맞게는.. 잠깐 나와줘야겠어 일거리가 생겼거든."

 

"..... 또 그거야?.. 나 이제.."

 

"시끄럽고! 어서 나와 너도 사실 이 일을 좋아하면서 새끼가! 너 나한테 이렇게 말할수 있는 처지였냐? 엉?"

 

"... 알겠어 어디로 가..?"

 

"xx 백화점 6층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리고 있어."

 

"...응.. 알겠어.."

 

나는 리플의 반응을 보지도 못한채, 옷을 집어들고는 바로 집밖에 나섰다.

 

겨울이라 빠른 밤이 오고 매정하게 쌀쌀 맞은 날씨가 두껍게 옷을 껴입고 있는 내 몸을 찣어 들어오는것만 같았다.

담배를 꺼내들고 불을 부치자 마자 나는 택시를 잡고 그 백화점으로 갔다.

 

백화점에 도달하고 그녀석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다. 곧 그녀석의 모습이 보이더니.

 ..역시나 술에 쩔었는지 약에 쩔었는지 희멀건한 눈동자를 반쯤 내려깔고 있는 여자를 부둥켜 안은채 내게 손짓을 하고

있었다. 나는 맥박이 급해지는걸 느끼고 있었고 심호흡 조차 소용없는 흥분에 몸을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다.

손은 자꾸 폈다 쥐었다를 반복했고 시선은 그 여자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을뿐이다.

 

그 여자는 내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내게 좀 더 깊은 흥분을 줘요.. 머릿속이 하얘지고 몸이 날아갈거 같은.. 지겨운 고통을 잊을만큼..."

 

".. 예..예.. 곧 그렇게 해드릴게요.. 여기서는 안되고.. 옥상..으로.. 가요.. 옥상으로.."

 

나는 먼저 앞장을 서 가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넘쳐나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극흥분에 다다르었고, 앞으로 해야할 일에 대해 너무도 큰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친구는 말없이 그녀를 질질 끌며 쫓아올뿐이었다. 옥상에 이르자, 나는 그녀에게 나지막하게 말을 걸었다.

 

"..이제 고백을 할게요.. 그러니 너무 놀라지는 말아요.."

 

나는 조심스레 식칼을 들었고 그녀의 가슴에 꽃아버렸다.

 

"사랑해요.. 내 사랑을 받아줄꺼죠?.. 그 약속으로 당신의 가슴에 내 마음을 꽃아 드렸잖아요.. 이제 편히 날아요.."

 

 

 

 

 

 

 

 

 

 

 

 

 

 

 

 

 

 

 

 

증오스럽지도 않으며 뭔가 나빠서도 아니다.

그녀의 고통이 내게 깊은 성적 흥분을 안겨줄뿐이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오늘도 나는 내 글에 걸려오는 리플을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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