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프로세스(下)

Key선장 작성일 07.03.08 23: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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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 전체를 우리 스스로가 의지대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해이다. 우리의 마음 대부분은 과거 잔혹한 야생의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진화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은 자유로운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대부분 이미 만들어진 대로 반응하는 것이고 주어진 상황에 정해진 프로세스를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이지매라는 문화현상에서 주목해야 될 점은 부당하게 집단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우울증과 자살을 향해 심리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된다는 점이고, 이때의 자살프로세스가 과거 부족한 자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끝없는 전쟁을 해야 했던 원시환경에서 진화적으로 발전시킨 불완전한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인간이 사는 환경도 변하였다. 먹을 것이 남아돌아 인구 수가 폭발하고 이를 산아제한으로 극복하고 있는 현대의 환경에서 이 프로세스는 과연 존재의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이 자살프로세스를 진행시키는 뇌회로는 진화된 역사도 짧아 완전히 안정적인 상태로 진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뚜렷한 이유없이 찾아오는 병적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뇌 호르몬의 이상 등의 이유로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현대사회에서의 자살은 그 사람뿐 아니라 그 사람의 가족과 사회에도 큰 피해를 주는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사람들은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실연을 당했다고 해서,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한다는 이유로 우울증에 빠지고 목숨을 끊는다. 실제로 이들은 과거 100년전의 일반인들과 비교하더라도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그 사회의 낙오자이자 실패자로 인식된다는 점 때문에 자살프로세스에 빠진다. 절대적으로 비교하자면 보릿고개를 넘기지 못해 굶어 죽어야 했던 수 십년전 이 땅의 사람들 보다 더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음에도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식량부족과 기아문제를 인류가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은 이제 100년도 채 안되었다. 그런데 야생의 시대에서 진화된 자살프로세스는 여전히 인간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먹을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패자들 스스로 제거되도록 했던 자살프로세스는 기아문제를 극복한 현대에서는 어느 면에서 따져봐도 존재가치를 이미 상실한 것이다.

 

 

이 자살프로세스는 가혹한 자연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키워져 온 인간 진화역사 속의 비극이다. 우리의 뇌 속에 심어진 이 끔찍한 프로세스는 이제 억제시키고 제거시켜나가야 한다. 마음속에 삶의 의미를 잃고 우울증에 시달리며 자살이라는 유혹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을 이 야만의 프로세스에서 구해내야 한다.

 

 

우리의 뇌 속에 심겨진 이 회로는 언제든 우리가 사회에서 낙오되면 스스로를 자학하게 하고 의지를 완전히 꺾어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한다. 그리고 나아가 자살까지 감행하도록 우리의 마음을 조종한다.

 

 

누구에게나 언제든 삶의 의지를 잃고 자살프로세스에 빠지는 날이 올 수 있다. 그런 상황이 실제로 닥치더라도 이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 야생의 시대에 진화되어 머리 속에 심겨진 회로가 당신의 생각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에 속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출처 : brai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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