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흠; 워낙에 무서운 경험담들이 많아서 씨도 안먹힐거 같지만, 그냥 올려 볼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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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쭈욱 학교 다니다가 고등학교를 서울로 가게되는 바람에 꿈에도 생각 못하던 자취생활을 하게됐죠.
마침 월계동에 고모님이 안쓰는 작은 아파트가 있어서 거기서 통학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외계인은 있어도 귀신은 없다라고 굳건히 믿고 있을때인지라...
오밤중에 호러 무비를 섭렵하고 웬만한 납량특집도 끄떡않고 잘만 보던 강심장 -_-;;
혼자서 지내도 별로 무서움이나 외로움 안타고 자알 지내고 있었죠.
아파트 온지 며칠 안되서 처음엔 깨끗한거 같더니 역시 사람이 얼마동안 살지 않았던 터라
구석구석 먼지도 있고 아직 개학도 안해서 할일도 없겠다 ..
맘먹고 대청소를 하다가 장롱 안쪽에 붙은 부적하나를 발견하고 찝찝한 마음에
떼어버리고.. 신발장, 현관 앞에 거울 뒤에서도 부적들을 발견하고 다 떼버렸습니다.
(제가 좀 청소를 꼼꼼하게 하는 성격이라;; 위쪽에 먼지 같은거 닦고 하느라 들춰보다가 발견한거에요..)
그런거 정말 싫어 했거든요. 성당에 다니시던 엄마 아버지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괜히 그런거 보면
기분이 안좋더라구요.
뭐.. 고모님이 무속인이시라 붙여 놓은것 같았습니다만....
.당신 아파트에 붙여놓은거 맘대로 떼는게 좀 찔렸지만 당분간은 내가 지낼곳이니 나중에 싱크대 아래나
구석구석 부적이 몇개 더 발견됐을때도 다 떼어버렸거든요..
아무일 없이 잘 지내던 어느 늦봄쯤... 그날도 이제 간섭하는 사람 없겠다 만화책 실컷 읽고
티비 보고 놀러온 친구들이랑 수다떨고 놀다 모두 돌아간 늦은 시간에 이불펴고 누워서 티비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참.. 그때 아파트 구조가...
왜 12~15평대 작은 구식 아파트는 구조가 다 비슷 하잖아요..
현관 열고 들어가면 바로 현관에 신발장 지나서 좁은 복도식으로 되어있고 양쪽으로 한평남짓한 작은방,
씽크대와 화장실... 그리고 제일 안쪽에 큰방, 큰방에서 이어지는 베란다.
작은방은 컴퓨터랑 옷방으로 쓰고 큰방에서 생활했는데, 방 안쪽으로 큰 농이 있고 이부자리를 펴고 누우면
바로 현관문이랑 주방이 보였어요. 제가 답답한걸 싫어해서 중간에 미닫이 문을 떼어 놨었거든요.
-_-;; 설명이 잘 안되네요 ;;
그냥 이야기나 할게요 ㅜㅜ
아무튼 잠이 들었는데 자다가 화장실도 가고싶고 목도 마르고 한거에요.. 그래서 눈을 떳는데
맞은편에 현관문 있죠? 거기 앞에 뭔가 있더라구요.
이쪽은 밖에서 들어온 가로등 불빛때문에 환한데 현관문쪽은 불도 다 꺼놓고 해서 캄캄한 상태에서
뭔가 어렴풋하게 있는데, 꼭 사람 같더라구요... 무섭더군요 -_-;; 소름이 쫘악 돋늗게, 여자애 혼자사는집에
오밤중에 사람이 현관앞에 서있으니 이건 뭐 도둑이 든건가 해서 움직일수가 없었어요.
등에는 식은땀 흐르고... 심장은 막 밖으로 뛰쳐 나올것 마냥 뛰고, 난 꼼짝 못하고 혼이 빠져서 보고만 있는데
현관 앞에 있는 그것도 움직이질 않는겁니다.. 눈에 익숙해지니 조금씩 형체가 잘 보이더군요.
큰 체구는 아니고, 나랑 비슷했을까..? 그냥 보통 여자애들 체구 있잖아요. 그런정돈데
웃긴건 교복차림 이더라구요. 것도 얼굴이나 팔다리 같은데는 안보이고 그냥 교복만.
그러고보니 내가 저녁때 교복을 옷걸이에 걸어서 걸어둔게 생각나더라구요.
교복 겉 자켓이랑 치마 같은건 매일 빨지 못해서 옷걸이에 걸어서 낮에는 통풍 잘되는
현관 살짝 열고 신발장 위쪽 손잡이에 걸어 두거나 베란다에 걸어두거든요.
순간 얼마나 맥이 빠지던지. 에이뭐야~ 헛것 본거네 하고 그냥 허허 웃으면서 화잘실 갔다가 물 한잔 마시고
다시 잤어요.
하하하하.....
근데, 이게 끝이면 싱겁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교복을 찾으니 작은방에도 없고 현관쪽에도 없구요...
'이상하네.. 어제 여기쯤에 걸어둔거 같은데...'
그런데 교복이 -_-;; 현관문 쪽이 아닌 방 베란다에 걸려있더라구요...
그럼 제가 본건 뭘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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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에 서울 오신 고모님한테 그 얘길 했더니 다음날 시골에 가셨다가 다시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오셨더라구요...
( 시골에 살고 계셨거든요...)
집안 여기저기 둘러보시더니 아무말씀 안하시고 제가 뗏던 부적 있던 자리에 다시 부적들을 붙이시고는
'이거 절대 떼지 말거라잉... 니 이거 떼믄 여서 학교 못다닐줄 알그라..' 이러시더니
커다란 가위 (엿장수 가위-_-;;) 를 현관 옆에 걸어놓고 가시더라구요...
그걸 왜 걸어놓고 가셨는진 모르겠지만..;;
미신이라고 믿지도 않고 부적같은거 싫어라 했는데...
그때만큼은 위안이 되더군요......헛것이였든.. 뭐 믿고싶지 않은 귀신이였든... 얼마간은 보이질 않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