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제가 얼마전에 배달할때 겪은 일입니다
몃달전 11월쯤 .. 한참 추울때였습니다
상동에 한 배달전문식당에서 배달을 할때였습죠
그 식당은 부천지역의 거의 반정도를 소화하는 엄청나게 넓은 배달구역을 가지고있었기 때문에
삼정동에서 송내역까지 배달을 다니곤 했었습니다
배달시간은 10시에서 10시 ...
하루는 저녁 8시쯤 인걸로 기억합니다
송내역 앞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로 그릇을 찾으러 갔었습니다
그 아파트는 지리적요건이 좋아서 꽤 비싼아파트이지만 무지하게 오래된 아파트였습니다
아마 .. 제가 기억하기로는 거의 15년정도 된듯 ...
그 왜 아파트 보면 복도식하고 계단식이 있지않습니까 ?
제가 빈그릇을 찾으러 갔던 동은 복도식이었습니다
복도식 아파트는 1층에 엘리베이터 앞에 지하로 들어갈수있는 계단이 나있었죠
하지만 아파트 지하로 사람들이 내려갈일이 없었는지 저녁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엔 철창살로 잠겨있었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있는데 ...
괜히 등뒤로 나있는 지하로내려가는 계단에 신경이 쓰이는거였습니다 .. 평상시와 달리...
힐끗 쳐다보니 철창살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안에는 각종 청소도구가 잔뜩 들어가있더군요
잠시후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저는 가야할 목적지인 16층을 연타하면서 신경이 쓰이던 지하계단을
쳐다보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서 못볼걸 보고말았습니다
잘못본건지는 몰라도 .. 엘리베이터창문에서 ... 그 왜 엘리베이터 문짝에 조그만 창문이 달려있잖아요
닫히는 엘리베이터 창문으로 지하계단이 스쳐지나가며 보이는데... 그 계단아래쪽에서 어떤 아줌마가 고개만
빼꼼이 내밀고 저를 쳐다보는겁니다
순간 너무 놀라서 닫히는문을 다시 열고 살펴봤지만 ... 아무것도 없더군요
속으로 내가 잘못봤나보다 생각하면서 16층으로 올라가는데
16층 문이 딱 열리자마자 왠일인지 빈그릇이 계단바로앞에 놓여있더군요
그리고 작은키의 아저씨가 한명서있었구요
1601호에서 시켜먹었던 그릇이라 속으로 착하다고 칭찬하면서 빈그릇을 집어들려고 허리를 숙이는데
갑자기 혼자 서있던 아저씨가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면서 말을하는겁니다
"야 ~~ 야 !! 그게 아니지 "
전 .. 나한테 하는말인가 하면서 빈그릇을 들고 아저씨를 봤는데... 그 아저씨는 절 쳐다보지도 않더군요
다시 1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그 아저씨와 저 단둘이 타고있는데
정말 ...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그 아저씨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누군가와 신나게 싸우는겁니다
"야 ! 18놈아 그게 아니라고 !! "
"..... "
"이런 썅 !! 법정갈래 ? 법정갈거냐고 ? "
"..... "
"정말 미치겠네 .. 너 왜그렇게 말이 안통하냐 "
이런식으로 혼자서 말싸움을 막하는데.... 전 한쪽구석에 뻘쭘하게 서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하고있는데 그 아저씨는 한술더떠서 ..
"아우 ~~ 미친새끼... 암튼 내가 너때문에 못살겠다.. 엘리베이터안에서 시끄럽게 떠들기나하고...
아이고 죄송합니다 .. "
이렇게 사과까지 합니다 ..
ㅎㅎㅎ 정신병자구나 .. 속편하게 생각하고있는데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 이 아저씨가 먼저 내리면서 힐끗 지하계단을 쳐다보면서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는데
등뒤로 소름이 쫙 끼치더군요
"아.. 저 미친년은.. 또 쳐다보고있네.."
깜짝놀라 쳐다본 지하계단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제가 엘리베이터를 탈때 힐끗봤던 그 아줌마를 이 아저씨는 매일 보고있는거였을까요 ?
마지막에 정말 웃겼던건...
제가 그런경험을 하고 가게로 와서 같이 일하던 동생넘한테 그 이야기를 해주니까 동생넘이 무섭다고 하더군요
그때 울리는 전화벨..
사장님이 전화를 받고 저와 동생은 지금시간에 무슨 배달인가 하면서 투덜거리는데 다행히 그릇을 안찾아갔다고
그릇찾아가라는 전화였습니다
그런데....
그 전화가 온곳이 .. 제가 그 아저씨를 봤던 동에 1607호 였습니다
ㅎㅎㅎ
무서워서 가기 싫다는 동생넘을 떠밀어서 보내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아차 !!
그 동은 ... 1607호가 없는동입니다
1606호가 끝이죠
사장님한테 그 그릇찾으라는 전화를 누가 했냐고 물어보니
아줌마 목소리였다는군요
귀신을 본다거나 무서웠던 경험은 아니었지만
이야기가 너무 딱딱 맞아떨어졌던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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