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자유의지에 의해 만들어 지고, 그러한 현상들은 수학적이거나 과학적인 접근 방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신비스런 세계이거나 인간이 이해하기 불가능한 대단히 고차원적인 추상적인 세계이거나  하는 식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즉, 우리의 의지는 생명이 없는 돌맹이가 굴러가거나 , 기계가 전기를 공급받아 돌아가는 것 처럼 정해진 대로 돌아가는 것과는 다른 무엇인가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몸뚱아리 역시 우리가 생각해주는 대로 움직이는 "내 의지의 통제하에 놓인 나의 것" 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손은 우리가 생각하는데로 움직이고 우리의 눈은 우리가 보고자 하는 곳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뇌가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간단한 실험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또한 이 실험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뇌의 사고작용레벨의 초상위레벨보다 훨씬 아랫 단계인 뉴런레벨의 초 하위레벨이 이현상을 설명하기 최적의 계층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제 소개할 현상에 국한됩니다.)

이 실험은 지금 글을 보고 계신 당신이 아주 간단히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럼 실험을 시작합니다.

당신의 검지손가락을 들어서 눈앞 30cm쯤 떨어진 곳에 바로 보이는 곳에 놓고 그 손가락에 시선을 편안히 고정하십시오. 

이제 손가락을 아주 천천히 1cm쯤 옆으로 움직어 보십시오.

당신의 시선은 "자동으로" 그 손가락을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시선의 촛점이 손가락거리에 정확히 맞춰져 있는 경우에 억지로 억지로 시선이 움직이는 손가락을 따라가지 않도록 하려고 해도 좀 처럼 잘 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실험에서 당신의 시선은 당신의 의지에 의해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입력된 정보인 "손가락의 움직임"에 의해서 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보고 싶은 곳을 볼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외부의 자극에 따라 어떤 곳을 볼 것인가가 자동으로 결정됩니다. 이 실험은 인지심리학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것으로 이 현상을 설명할 방법은 다양한 레벨에서 많은 이론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들면 "사람은 정지한 것 보다는 움직이는 물체에 시선을 집중하려한다"

이런 이론이 사실 그럴 듯한 설명을 하고 어느 관점에서 보면 설득력 있는 레벨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좀더 호기심을 발동하여 더 하부레벨의 물리적인 법칙을 찾아 내려간다면 더 확실하고 명확한 이해를 가져다 주는 법칙을 발견해 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안구에는 상하, 좌우에 눈동자를 움직이기 위한 근육들이 부착되어 있고 이 근육에는 뇌로 부터 뻗어나온 뉴런 가지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뉴런이 뇌의 어느 부위로 부터 뻗어 나왔나를 찾아가보면 곧바로 더 완벽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안구 근육의 일부는 대뇌의 우리의 정수리에서 귀밑으로 이어지는 "운동회"  (띠모양으로 되있어서 motor gyrus라 명명되어
있습니다.)쪽에서 뻗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의지"라 부르는 뇌 영역에서 근육으로 가기전 최종적으로 모이는 부분으로, 의식적으로 손발을 비롯한 모든 근육을 움직이는 신호들이 모두 여기로 부터 나옵니다. 

우리의 몸뚱이의 모든 근육은 여기로 부터 뻗어나온 뉴런들의 가지 끝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곳을 바라보려고 의식하는 순간 이 영역의 뉴런들이 발화를 해서 근육에 운동 명령을 내립니다.

안구 근육에 연결된 뉴런연결을 따라가면 또하나의 다른 경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연결은 안구 근육에서 출발하여 뇌의 줄기인 연수로 연결되어 있고, 이 부위는 머리의 뒤통수에 위치한 대뇌의 시각피질 영역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시각피질영역중에서도  움직이는 물체의 "방향"을 인식하는 뉴런 계층(방향수용체)으로 이 뉴런이 연결되어 있습니다.망막->대뇌시각피질->연수->안구근육 으로 이뤄진 뉴런 회로는 움직이는 물제를  자동으로 따라 가게 하는 feedback회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의 의지아무런 상관이 없는 부분으로 사실상 컴퓨터나 커피자판기같은 기계회로입니다. 실제 이 연결중에 하나라도 끊기는 뇌손상을 받는 환자는 움직이는 물체를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시선을 집중할 수 없습니다. 또한 원숭이나 동물실험에서 뇌수술로 이 회로를 끊어 버리는 경우 역시 똑같은 증세를 보입니다.

반대로 운동회로 부터 안구근육으로 가는 뉴런 회로가 차단되는 경우 그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길 수가 없습니다.그 사람은 눈앞에 움직이는 물체에 의해서만 그 물체를 따라 시선이 움직이게 됩니다.

이 시선움직임의 모델을 이렇게 뉴런 레벨에서 구축하는 경우 그 상위 레벨의 모델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사실과 추론들을 한꺼번에 얻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위적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반대방향으로 눈동자를 움직이는 회로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시각피질의 방향인식 계층의 뉴런의 연결을 바꿔준다면 눈의 움직임을 원하는 데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예로 실제 우리는 "사시"라 불리는 눈동자 제어회로에 손상을 받은 환자들을 관찰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신경외과에서는 실제로 이러한 환자들의 뉴런 회로를 정확히 수술로 고쳐줌으로서 사시를 보정하는 수술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 계층구조론 "뇌와 생명탐구를 위한 이론과 개념"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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