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단편]밤에만 움직였던 여자

백두장사 작성일 07.04.06 0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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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항상 밤에만 움직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런 그녀의 행동이 처음에는 이상한 느낌또한 가진적 있었지만, 그 궁금증은 그녀를 쳐다보는 순간 백지장처럼 깨끗히 잊혀 질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그녀의 외모는 세상에서 추구하는 모든 미(美)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키에 걸맞은 늘씬한 몸매, 거기다 그녀의 피부는 실핏줄이 다보일정도로 새하얗기 때문에, 그녀를 보고있자면, 그모습에 넋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장르/공포.단편

제목/밤에만 움직였던 여자

글/기억저편에 (by루시페르)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난곳은, 한 칵테일바에서 였다. 그때 나는 술이 만취되어 있는 상태였고, 사리분별또한 제대로 분간할수 없는 상태에서 옆 테이블 탁자위에 다소곳이 두손을 올려놓고 앉아 있는 그녀를 발견할수 있었다. 그렇게 바라본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세상에서 추구하는 모든 미(美)를 전부 갖추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수가 없었던 나는,참을수 없는 그 무언가에 취해 그녀를향해 걸어갔다. 이미 내 이성은 술이라는 고약한 녀석때문에, 부끄러움이라는 단어를 모르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그럴수 있었지만..


그때 만큼은 그랬다. 머리속에는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저 눈으로 보여지는 시각적 이미지로 봤을때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말고는 생각나지 않았었다. 그이유 하나때문에, 그녀가 앉아 있는곳으로 가서, 말을 걸었던 것이고, 그녀의 의사역시나 묵인한체 내 이성으로 판단 하고, 그녀의 테이블에 무턱대고 앉아 버렸던거다.


"안녕하세요..실례좀 할께요!!"


그렇게 자리에 앉은 나는, 그녀를 향해 말을 이어나갔다. 물론, 뼈없이 이어지는 주제속에서, 두서없는 농담만 실컷해댔지만, 그녀의 표정만큼은 그저 진지했고, 이런 내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볼뿐이었다.


그뒤로는 전혀 기억이 없다. 그저 새벽에 일어나 보니, 향긋한  향수냄새만이 코속을 자극했을뿐이다. 그것도 내가 사는집이 아닌, 칵테일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모텔방에서 말이다. 이런 정황들을 생각해 보니, 분명 어제 저녁에 만난 그녀와 나는 이곳에 함께 머물렀다는 가설을 세울수 있었다.


아직 태양이 떠오르기 까지는, 1시간의 시간이 남았음에도, 그녀는 뭐가 그리 바뻣는지, 새벽일찍 나갔다는 모텔주인의 말을 듣고 조금은 의아한 생각도 했지만, 그때만큼은 나역시나 무리해서 마신 술때문에,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 못다한 잠을 자기 위해 집으로 향했고, 집으로 가는도중에도, 최소한 그녀는 자신의 연락처쯤은 내 핸드폰에 저장해 놓을꺼라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그녀는 일거수 일투족 모두 비밀로 하듯, 그저 그녀의 몸에서 베어나오는 향수냄새만을 남기고, 그어떠한 흔적도 없이 내곁을 떠난것이다.


그리고 다시 저녁이 되었다.


언제나 그랬듯,나는 단골 칵테일을 바를 찾았다. 그리고 늘앉던 자리를 찾아가 좌석에 몸을 맡긴체 매일 먹는 양주한병을 시켜놓고, 바에서 흘러 나오는 이름모를 조용한 째즈 음악을 들으며 눈을 감았다.


"저기.."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나역시나, 바에서 흘러 나오는 재즈 음악에 심취어진 상태였다. 그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감았던 눈을 떠가며, 목소리가 흘러 나온곳을 쳐다보니 그곳에는 그녀가 있었다. 비록 만취된 상태에서 봐서 윤곽이 잘기억나진 않았지만, 그녀만의 독특한 향수냄새와, 하얀피부, 그리고 날카롭게 곤두세워진 그녀의 붉은입술사이로 비춰지는 송곳니를 보니 그녀가 틀림없었다.


"아..안녕하세요..?"


"네.."


나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맞은편 의자쪽을 향해 공손히 손짓을 했다. 그녀가 좌석에 앉기를 권하는 신사적인 행동쯤이랄까..그녀 역시나 내 의중을 파악했는지, 일말의 망설임없이, 맞은편 좌석에 그녀의 엉덩이를 붙였다.


"혹시 어제.."


확실한게 아니기에, 그녀를 향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젯밤 나와함께 있었느냐에 대해서, 그녀는 대답대신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인다.


"아~"


그녀가 순순히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동시에, 더이상 할말이 생각나지 않았기에, 가벼운 탄성으로 다음말을 급히 생각했다.


"아..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제이름은 한진우 라고 합니다."


"네..저는 김수진 이라고해요."


소개 뒤에 이어지는 어색한 분위기..그 분위기를 깨기 위해, 애꿎은 양주잔을 들어, 한모금 마신후, 다시 양주병으로 손을 가져다 댄다. 하지만 이 어색한 분위기는 더이상 고조될생각이 없는듯 여전히 흐르는 중이다.


"저기.."


그렇게 다시 침묵을 깨며, 그녀를 향해 대화를 유도했다. 어디사느냐,무슨일을 하느냐등 통성적인 대화만 이어졌지만, 그녀는 분명 나에게 호감이 있었고, 나또한 그녀에게 호감이 있는것 만큼은 분명했다.그렇기에 둘사이는 급격히 가까워졌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그녀를 만나는 시간은 밤이었다. 물론 내가 밤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뜨거운 햇볕대신, 차갑지만, 은은히 비춰주는 달빛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밤을 좋아하는 그녀가 더욱 좋았고, 그런 그녀를 만날때면 알수없는 행복감에 젖었다. 하지만 걱정되는게 하나 있다. 그건 그녀의 유난히도 하얀 피부다. 혹 무슨 병이 걸려, 저리도 피부가 하얀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내생각과는 다르게 그녀는 연약하지도 병에 걸린것 같지도 않아보였다.


"여기 가니쉬 한잔 주세요!"


그녀와 내가 처음 만나는 장소는 이곳 칵테일바이다. 바에 앉아 만나게 되면, 그녀를 위해 나는 가니쉬를 시킨다. 그녀는 유난히도 붉은색을 좋아 했기 때문이다. 특히 가니쉬 칵테일 장식 으로 쓰이는 새빨간 체리, 그걸 유난히도 좋아하는 그녀...체리를 먼저 입속에 머문후, 그녀는 붉은색 가니쉬를 입안에 털어 넣는다.


그런그녀의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다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게 되면, 그녀의 붉은 입술 사이로 보여지는 날카로운 새하얀 송곳니를 보이며 미소짓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나역시나 어색한 미소를 짓지만, 갈수록 그녀의 정체가 궁금해 졌다.




솔직히 그녀를 만난지 한달이 다되가지만, 나는 아직까지 그녀가 어디에 살고, 누구와 함께 생활하고,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른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거라고는 그녀의 핸드폰 번호와 이름뿐이다. 핸드폰 역시나 낮에는 받지않는다 언제나 저녁에만 전화를 받는 그녀..


그렇게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극에 달했을 무렵. 나는 결심했다. 오늘만큼은 그녀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또 누구와함께 생활하는지 알아 내고자 하는 나만의 확고한 결단을.


그렇게 그녀와 가볍게 칵테일 한잔을 나누고, 가벼운대화를 한후, 언제나 들리는 모텔에들어가 둘만의 시간을 가졌다.


새벽4시정도쯤 되었을때, 옆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평소부터 잠이 많은나였지만, 오늘만큼은 절대 잠들지 않을거라는 나의 다짐때문에, 난 몇시간동안이나 잠을 자지 않기위해서 노력했다. 그결과 그녀가 일어나는 시간을 정확히 알게되었고, 실오라기 하나걸치지 않은그녀는 자리에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갈아 입는모습이 실눈을 뜨고 있는 시야게 들어왔다.


옷을 다갈아 입은 그녀는, 바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자신의 손가방에서 무언가 꺼내어 마시는 모습이 보인다. 갈증이 심했는지, 꿀꺽 거리는 소리가 들려올정도로 급하게 무언가를 마신그녀는 차마 입안에 다 들어가지 않고, 입가에 묻은 무언가를 화장지를 통해서 닦에 냈다. 그리고 닦아낸 화장지는 침대 바로 옆에 있는 스레기통에 넣었고, 곧 그녀는 밖으로 나갔다.


그녀가 나간것을 확인한 나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가 먹은게 무엇인지 부터 파악했다. 그녀가 버린 쓰레기통을 뒤져 화장지를 꺼냈다. 그곳에는 붉은색의 물이 묻어 있었다. 더욱더 자세히 알기 위해서 나는 후각을 최대한 이용했다. 코속으로 들어오는 비린내..이건 분명 피였다.


문득!

그녀의 송곳니가 머리속에 그려졌다. 피를 마시는 그녀..그리고 송곳니..이건 분명 큰연관을 가진다. 그리고그녀는 밤에만 움직였다. 밤.송곳니.피 분명 이건, 흡혈귀가 분명했다. 인간의 피를 빨아 먹는 뱀파이어가 분명했다는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급히 그녀의 뒤를 쫒았다. 좀더 확신을 얻기 위해서,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짙은 향수냄새를 맡으며, 그녀가 간 방향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멀리서 그녀의 뒷모습이 보인다.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걸음을 최대한 빨리 움직여 다가갔다. 혼자 있을거라 생각한 그녀는, 내생각과는 달리, 한남자와 함께 있었다. 뒤에서쳐다보면 분명 달콤한 키스를 나누는듯한 모습. 하지만 가까이 다가선 나는 분명 알수 있었다. 그녀는 남자와 키스를 나누는게 아니라 남자의 목을 물고 있다는것을 말이다.


뒤에서 비춰지는 남자의 모습은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양손과 두다리는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남자의목을 열심히 빨고 있었다. 분명 했다. 그녀는 흡혈귀다. 이제 모든상황이 정리됐다. 그녀는 사람이 아닌 피를먹고사는 괴물이라는것을..


그런데, 그녀는 왜 나에게접근했던 걸까..지금 이 무서운 상황속에서도 그런생각이 든다. 설마 피를 빨아 먹는 괴물이, 나에게 사랑을 느꼈다는것은 분명 아닐듯싶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나에게 접근했지..


"진우씨 뭘그리 몰돌히 생각하세요?"


"허걱!"


어느새 내앞으로 바짝 다가온 그녀는 차마 남자에게서 다 빨지 못한 붉고, 비린내 나는 피가 입가에 흐르는 모습으로 나를 쳐다본다.


"너...정체가..뭐냐?"


순간 내앞에 다가선 그녀...그때문에 당황한 나는 그녀에 정체를 다알고 있었지만, 더 정확한 답을 알기 위해서 물었다.


"보고도 모르겠니?"


그녀의 붉은 입술사이에 보여지는 날카로운 송곳니, 송곳니는 여느때보다 더욱 날카롭고 길쭉해 진모습이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여자..정말 왜 나를 만난거지..


"너..흡혈귀지..?"


"그래.."


"근데 왜 나에게 접근한거냐?"


"너 혹시 그거 아니, 굶주린 호랑이는 먹이감을 발견했을때 쉽게 사냥하려 들지 않지, 호랑이는, 먹이감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리고 저게 얼만큼 맛이있고, 얼만큼 싱싱한지를 살피지..그이유가 뭔줄 아니,더 맛있게 먹이를 잡아먹기 위해서야..그래서 너에게 접근한건데..넌 다른인간들과 다르게 아주 맛이 있어 보였거든...그래서, 좀더 지켜본후, 내가정말 배가 고플때, 그때 너의 싱싱한 피를 먹으려 했것만 이렇게 들켜 버리다니.."


말이 끝난 여자가 나를향해 다가온다. 검은색 눈자위는 붉게 변했고, 둥그스럼한 귀는 뾰족히 변했고,그녀의 손톱은 길께 내뻗어 갔다. 그렇게 바로 내눈앞까지 다가온 그녀..


"젠장..나와 같은 생각이었다니.."


"뭐!!"


정말 난 재수가 없는놈인가 보다. 그녀는 이제껏 내가 보았던 어떤 여자보다 더 아름다웠고, 그녀의 피냄새는 어떠한 향수보다 더욱 향기로왔는데, 그래서, 3일동안 피한방울 빨지 않은체 지금껏 기다렸는데, 나와같은 흡혈귀 라니..젠장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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