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과 가위에 대해서 조금 써봅니다

구불 작성일 07.04.20 21: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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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쓰다 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귀신에게 목졸리는 느낌이 가위란 것이다, 라는 글을 본 적이 많습니다

가위에 많이 눌려본 제 경험으로 그건 아니라, 라고 먼저 말씀드리고 싶네요

오래 전 대학교 1학년 때 저는 신단이란 단법을 즐겨한 적이 있습니다

일반 단전호흡이 단전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신단은 정수리인 백회 쪽에 집중하는 것이죠(호흡보단 주문을 외웁니다)

방에 혼자 누워 신단을 행하다 보니 어느 순간 인위적으로 가위눌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흔치 않은 경험이죠

세월이 흘러서 당시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손쉽게 한 것 같습니다

가위눌림 상태가 되면 몸이 뻣뻣하게 굳어지고 한기가 느껴집니다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고 말도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서히 공포감이 몰려듭니다

낮에 주로 했는데도 금방이라도 귀신이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가위눌림이 의도해서 가능했는데도 푸는 건 맘대로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집중해서 푼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뒤로 단전호흡을 제대로 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 신단법이 위험성이 많다는 걸 알고 그만두었더랬습니다

 

시간이 그 후로 꽤 흘러...

초중고를 같이 다녔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늦은 저녁 그의 집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문득 친구가 귀신을 만났던 얘기를 하더군요

귀신 이야기야 주변에서 가끔 듣는 것 아닙니까?

첨에는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그날따라 느낌이 좀 이상하더군요

뭐랄까...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당시 제가 살던 아파트는 산중턱에 위치해 있었습니다(부산입니다)

길을 따라 가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치고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길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있었음에도.. 조금 무서웠습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태어나서 귀신을 만난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날 밤 그냥 안좋은 기분을 무시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당시 어머니와 살았는데 어머니는 거실에 저는 안방에서 잤습니다(거실이 덜 갑갑하다고 어머니가 거기에서 주무셨습니다)

자다가 정신을 깼습니다

그냥 깬 것이 아니고 어떤 자극 때문이었습니다

무엇인가가 제 목을 조르고 있더군요

정신을 차렸지만 눈을 뜬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느낌이었죠

너무나 분명한 느낌... 꿈이 아닌 느낌... 의심할 수 없는 생생한 느낌...

태어나서 그렇게 무서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가위에 눌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가위눌림은 신단을 그만 둔 이후로 잊고 있었는데...

어찌어찌하다 가위가 풀리고 온전히 정신을 차린 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뿐이었습니다

거실로 달려가 어머니 옆에 눕는 것...

어머니가 잠에 깨시면서 의아해 하시더군요

서른 넘은 아들이 달려들어왔으니...

암튼 지금도 그날 일이 생생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그 뒤로 저는 지금까지 꽤 많이 귀신에 시달렸습니다

자다가 귀신에게 목졸리는 경험이 그 중 제일 많았죠

한두 번이면 모르되 수백번이나 되다 보니 이건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잠에 들기 전에 귀신이 제 방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제가 수면 상태의 어떤 지점에 이르면 귀신이 다가와 제 목을 죽일 듯이 누르는 것이죠

제가 자극을 느끼고 눈을 뜨면 이미 가위에 눌려 있는 상태입니다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꼼짝없이 당하고 있는 형국이죠

서울에서 혼자 자취할 때는 정말 많이 당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지만 주로 당한 건 목졸림이고 다리나 몸의 다른 곳도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때마다 천부경이란 주문을 외우면서 버텼습니다

주문을 두세 번 외우면 귀신이 물러나거나 가위에서 풀려나왔습니다

근데 재밌는 것은 인간의 적응력은 놀라운 거란 사실입니다

귀신에 하도 시달리다보니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

국민여동생 문근영 씨가 저와 비슷한 경험을 했더군요

더구나 그녀 또한 내성이 생겨 그런 경험을 하더라도 요즘은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 모두 맞는 말입니다

저 또한 지금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귀찮다고 생각할 뿐

귀신에게 시달린 뒤 가위에서 풀리면 한마디 욕하고 그냥 다시 누워잡니다;;;

귀신이 방에 있다고 생각되면 불 켜고 잡니다;;;

하나 기억되는 것은 귀신이 제 옆에 누워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깔깔깔 웃더군요

역시나 그때에도 가위에 눌린 상태라 꼼짝할 수 없었지만 함께 웃었습니다

제 얼굴 근육이 웃음을 만들었는지 또 웃음소리가 밖으로 나간 것인지 분명치 않지만 어느새 적응해버린 것이죠

이따금 귀신없이 가위상태로 잠에서 깰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요놈이 방에 있나 없나 생각하기도 하죠

아.... 가위에 눌린 상태로 있다가 귀신이 슬며시 다가와 목을 조른 경우도 물론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잠에서 깨었을 때 이미 목을 눌린 상태고 이미 가위눌림이 돼 있다는 것이지만...

몇 가지 더 기억나는 애길 드리자면 낮에 덤비는 놈이 더 독하다는 것, 낮잠을 자고 있는데 아주 작정하고 목을 조릅니다

그럴 때는 조금 성질이 나죠

무섭다기보다 화가 나는 것입니다

한번은 여자 귀신을 품에 안은 적도 있었습니다

워낙 이런저런 귀신이 몸에 접촉하다보니...

그 귀신은 착한 귀신이었던 듯... 눕히면서 본능으로 가슴을 만진 기억이 있는데 좀 작았더랬습니다;;;

한기를 계속 느끼고 있어서인지 어느 순간 깨어나더군요

특이한 경험이 더 있었는데 잘 기억이 안나네요

 

 

일단 제가 드리는 말씀은 가위눌림과 뭔가(제 입장에서는 귀신)에 의해 목졸림을 당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통상 두 가지의 경험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귀신에게 목졸리는 듯한 느낌이 가위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다르단 얘기죠

쓰다 보니 길어졌네요

좋은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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