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영적인 현상을 경험한 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한번
낮잠자다가 죽을 뻔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자다가 꿈을 꿨는데, 꿈 내용이 처음부터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대충 요약하면 미궁을
헤메는 꿈이었습니다.
중학생 시절의 모교(꿈꾼 당시 고딩이었슴)에 무슨 축제가 열려서 학교 안을 돌아다녔는데,
학교는 분명 4층까지 있고 그 위로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홀(철문 있는)만 있는데, 이상하게 꿈속
에서는 4층 위에 층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것도 기묘한 게, 제대로 된 한 층이 아니라 임시 층.
구름다리로 대충 연결시켜 놓은 것처럼 복도의 폭이 반 정도밖에 안되고 가장자리는 난간이 둘러
쳐져서 그 아래로 아랫층이 내려다 보이더군요. 4층에서 올려다 볼 땐 그런 임시 층이 안 보였는데
올라가서 보면 보여요.
이상해서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니까 어쩐지 계단의 모양이 점점 이상해지더군요. 백화점
에스칼레이터처럼 계단이 옆에서 볼 때 X자 모양으로 겹쳐있질 않나, 계단 칸 수는 많은데 계단이
전체적으로 앞으로 누워서 아무리 칸을 올라가도 실질적으로 상, 하로는 거의 변화가 없질 않나.
게다가 그런 류의 꿈이 대게 그렇듯이 '이건 꿈이다. 내가 꿈 꾸고 있다'라는 자각도 있고.
그래서 꿈에서 깨 보려고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1층으로 해서 나가 보려고 했지만 계단이 계속
걸어도 걸어도 상하로는 변화가 없는 눕혀진 계단이고.
게다가 축제여서 무슨 장식 같은 것도 걸려 있고 현수막 같은 것도 걸려 있는데,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까 주위에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구요. 텅 빈 학교에 색색의 축제 장식과 현수막만 요란
하게 걸려있는... 분위기 되게 꺼림칙하더군요;
그렇게 나갈려고 몇 번을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갑자기 내가 서있는 눕혀져있는 이상한 계단 옆에
정상적인 계단이 있고, 그 계단 을 통해서 아는 여자 후배가 뭔가 축제 준비품 같은 걸 들고 급하게
올라가더라구요.
어디 가냐고 물어봤더니 "오빠. 나 빨리 이거(손에 든 거) 갖다 놔야되"라면서 계단을 뛰어 올라
가는데, 걔 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그쪽 정상적인 계단으로 옮겨 가면 꿈에서 깰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와달라고 말하려고 했더니, 어느새 애가 없어요-_-;
그리고 그때야 딱 깨달았는데, 걔 얼굴이 계속 아는 애 같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 아는
여자후배가 아닌 전혀 엉뚱한 얼굴인 겁니다; 헉 씨;; 내가 왜 저런 여자를 걔로 착각했지? 라고
생각하니까 척추랑 관자놀이가 싸늘~ 하게 전율이 흐르고;;
막 흥분되서(그 순간에도 겁먹었다곤 인정하진 않았습니다; 걍 기분 나빠서 빨리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음;) 계단 위로 막 뛰어 올라가니까 어느 순간 옥상으로 통하는 홀까지 와 있더라구요. 그리고
옥상 문 근처까지 가니까 막 갑자기 목이 답답해지고.
그래서 빨리 꿈에서 깨고 싶어서 다짜고짜 옥상 문을 확 여니까 꿈에서 깼는데...
...근데 깨니까 끝난 게 아닙니다-_-;
꿈에서 깨니까 초저녁 무렵의 주위가 어둑어둑해질 무렵이었는데, 정신은 들었는데 가위가 눌려
있는 겁니다. 그것도 상황이 되게 더러운게, 완전 호흡곤란 상태로 가위가 눌렸어요; 숨이 안 쉬어져요;;;
어쩐지 꿈에서 옥상 문 열기 전부터 목이 깝깝하더니...
마치 딸꾹질이랑 재채기가 동시에 걸려서 '딸꾹'하는 순간 '에취!'할려다가 두개가 목구멍 위아
래에서 딱 걸린 것 같은...
거기다가 오른팔은 움직여지는데 오른팔 외에는 목 정도 밖에 안 움직여지고, 억지로 침대에서 일어
나다가 다리에 힘이 없어서 침대에서 굴러떨어졌습니다-_- 우당탕탕...
그 상태에서 오른 팔로만 기어서 상체를 일으키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손바닥이 땀투성이가
되서 미끌어진 걸 수도 있다 싶지만, 그때는 감상을 그대로 적자면 꼭 누가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을 때
마다 팔목을 홱 끌어당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계속 손이 미끌어지더군요.
그렇게 한 2, 30초 쯤 나뒹굴었을까. 계속 숨은 못 쉬어서 얼굴이 터질 것 같지, 온몸에 힘은 안 들어가지.
그래도 그 사이에 오른팔 말고 다른 몸의 부분도 점점 움직일 수 있게 됐습니다.
제가 허벅지가 춈 굵습니다-_-;; 고등학교가 언덕학교인데 거길 매일 자전거로 언덕을 기어올라
통학을 했기 때문에... 날씬한 아가씨 허리보다는 굵을 정도...
아무튼; 오른팔에 이어서 오른쪽 다리가 조금씩 움직여지더군요. 근데 그때 짜리리릿~ 하고 대퇴근에
통증이 올랐는데, 그게 쥐가 오른 거랑 비슷한데 좀 다른게, 뭔가 망치 같은 걸로 쾅쾅 때리는 것처럼
아픈 겁니다. 게다가 보통 쥐는 종아리에 오르지 대퇴근에는 잘 안 오르지 않습니까? 근데 대퇴근이
쾅쾅쾅 아프더라구요. 그래도 움직여는 지니까 아파도 억지로 일어났는데.
그런데 여전히 호흡은 불가능한 상태...
몸이 좀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 때부터 인사불성 쇼가 시작됐습니다 -_-;(짤방은 대략 그 상태일때의
내 표정...은 아니고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_-; 대략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을까 싶어서;)
숨이 안 쉬어져서 벽을 주먹으로 뻑뻑 치고, 발로 걷어차고, 땅을 쾅쾅 구르고...
기도가 막혔나 싶어서 내 손으로 목을 다르케 졸라서 어떻게 숨구멍이 트이지 않을까 목도 졸라보고.
벽에 머리도 쾅쾅 박아보고 주먹으로 가슴을 막 때려도 보고...
힘센 사람한테 목 졸리는 기분이 대략 그런 기분일지.
그러다가 거의 죽기 직전이 되서 겨우 숨 막힌 게 풀렸습니다.
눈물콧물에 땀과 침범벅-_-;; 대략 똥오줌 안 지린게 대견스러움;
겨우 숨이 쉬어지니까 몸에 힘이 쫙 빠지면서 땀투성이가 된 채 다시 이불 위에 쓰러졌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까 그 아파트, 호실은 다르지만 그 동에서 목을 맨 사람이 둘 있었다나, 근데 그
중 한 명은 자기 사는 곳도 아닌데 먼데서 일부러 와서 목을 맨게 귀신 들린 거 아니냐고 수근거린
적은 있다더군요. 근데 집값 떨어질 까봐 다들 함구했다고-_-;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제가 이사하고 나서의 일이지만 후에 그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도 한 건
일어났답니다; 후덜덜덜
에... 대략 옛날 기억 떠올려서 신나게 썼는데, 쓰고 나서 보니까 스크롤의 압박?;;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