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망나뉘 작성일 07.05.27 18: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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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 이어 오늘 또 글을 올리려 한다

그저 믿고 싶은 사람은 믿으시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냥 재미로 읽기 바란다

초등학생 때 일이다 그때는 아직 귀신이란 존재에 대해 무서움을 몰랐다 그 수많은 목격 중에 유독 지금 하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때가 처음으로 사람같지 않은 형체가 눈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야기

를 시작하겠다

방학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난 매번 방학때 마다 외가댁이나 친가댁에서 보내곤 했다

부모님이 집에 쌀을 아끼려고 한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나에겐 도시를 벗어난다는 자체가 좋았었

다 그렇게 시골댁에서 방학을 지내던 중 이었다 낮 동안에 이리저리 친척형들과 마을 뒷산을 뛰다니느라 피곤했

는지 금방 잠들었다고 한다 TV를 보던중 내가 잠이 들어 어머니께서 작은 방에 나를 재워두셨고 난 혼자 그 작은

방에서 잠을 잤다 그방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람이 쓰는 방이 아니라 남는 식기도구나 이불등을 보관하

는 방이라고 했다 그런 방에 난 잠을 잤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나 보다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에 놀래 잠이 깨었다

그 소리는 바로 괘종시계 종소리... 몇 시인지 몰랐지만 종이 계속 울어댄걸로 보아 11시나 12시로 생각된다

잠에서 깬 나는 종소리에 깨어 무의식적으로 시계쪽으로 눈을 돌렸다 방은 아무것도 안보일정도로 어두웠지만

시계의 위치를 알고 있었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몇시인가 시계로 눈을 돌

리던 중 난 갑자기 시선을 멈추어버렸다 벽쪽에 사람얼굴이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남자 얼굴인지 여자 얼굴인

지 구분하기 힘든 그런 얼굴...그당시 난 그 얼굴을 보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숨을 쉬면 그 얼굴에게 잡혀먹

을까봐..

앞에 무엇이 있는지도 분간하기 힘든 어둠속에서도 그 얼굴만은 정말 선명하게 보였다 마치 홀로그램 영상인것

마냥...숨은 가빠오고 얼굴에선 시선을 못떼었다 아예 움직일 생각 조차 못했다 그렇게 얼굴을 보는데 그 얼굴은

처음엔 시선이 정면이었다 그런데 곧 시선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었다 얼굴 자체가 움직이는게 아니라 눈알

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무언가를 찾는 듯한...그러다 나랑 눈이 마주쳤고...나의 심장은 정말 터질듯 뛰었다

나의 심장 소리가 저 얼굴이 듣는건 아닐까 하고 얼마나 가슴 졸였었는지 선명하다 그 얼굴은 마치 찾던것을 찾

았다는 듯 눈이 커지며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입주위가 올라갔다 웃는 것 같은...정말 그 표정은 지워지지가 않

는다 그리곤 다시 벽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어쩌면 단 몇분의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지

만 그당시 나에겐 몇시간같은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 얼굴이 사라지고 그때서야 나에게 공포라는 기분이 밀려

들어왔다 낯설은 존재에 대한 불안감...죽음과 맞닿은 기분...긴장이 풀리자 울음이 나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어머

니가 와서 달래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끝이었으면 그저 꿈이었다고 치부하련만...

난 울다가 지쳐 다시 잠들었고 일어난건 이튿날 정오... 일어나 밥달라고 칭얼거리는데 할아버지댁과 담 하나 사

이 두는 옆집이 시끄러웠다 마당에 나가서 보니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내가 어머니께 무슨일이 있냐고 하니

옆집에 살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그 당시엔 아 그렇구나 하고 아무생각 없었다

그 이후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방학때 마다 시골댁에 가는 일이 없었다 고등 학교 1학년때 명절날 할아버지댁에

갈 기회가 있어 가게 되었다 그리고 난 어렸을 적 기억이 나 그 방에 들어갔고 그때 일을 떠올려봤다

그러면서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깜짝 놀랐다 그 얼굴이 마지막에 사라지기 전에 뜷어져라 쳐다 보던 벽은 바

로 그 때 돌아가셨던 할머니집 방향이었던 것이다 하마터면 내가 그 얼굴과 저세상으로 갈 뻔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그 이후에도 여러번 귀신을 보긴 했지만 그 귀신은 목표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는지 내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두 그런건 아니다 그렇기에 난 이곳에 그렇게 나에게 영향을 준 귀신에 대해 쓰려 한다

내가 봤던 귀신에 대해 일일이 다 쓴다면...다른 사람이 하루동안 사람들을 만났던 것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기

를 쓴듯한 내용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봤던 존재들 중 날 놀래게 했던 내용들만 이곳에 남기겠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다 거듭 강조하지만 난 절대 정신병자이거나 나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사는 머저리가 아

니다 멀쩡히 직장도 다니고 한다 다만 남들이 못보는걸 볼 뿐이다 대단한 능력자도 더더욱 아니다 이점 기억해주

시고 그런거에 대한 태클은 삼가하길 바란다 처음에 말했듯이 못믿겠으면 인터넷에서 공포소설 읽었다 생각하는

게 속 편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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