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평창에서 사셨다고 합니다. 씨족동네라 거의다가 같은 성씨로 이루워진 마을이었다죠..
모두들 가난하고 헐벗던 시절이고 워낙 평창이란 동네가 강원도 끝자락 시골이라 먹고 살게 별로 없었다고 합니다.
일거리도 없는데다 할아버지께서 워낙 술을 좋아하시고 살림살이는 등한시해서 할머니께서 살림을 꾸려 나가셨다죠.
가진 땅도 없고 그때 당시는 누구나 가난하였기에 하루하루 남일 해주기도 하고 산에서 나는 약초나 나물거리등을 장에 내다
팔며 근근히 사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장에 내다 팔던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날따라 장에서 팔리는 것도 시원찮고 또 몸도 안좋으셔서 집에 일찍 가야지 하셨답니다. 그런데 집에 가는길이 대략 두가지
였답니다. 산을 하나넘던가 30리길로 돌아가던가.. 그냥 산을 넘어 일찍 집에가야지 했는데... 왜 그런거 있잖아요..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금기사항.. 어느 어르신이 그러더랍니다. 절대 그 산은 낮에라도 혼자 넘지 말라고....
같이 온 동네분들이 장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셨다네요.. 매일 장이 서는 것도 아닌데 장사접고 같이 가잘수 없는 노릇이고 그
렇다고 아픈데 먼길 돌아가시기는 싫고.. 그러다가 깜빡 잠이 드셨데요.. 깨고나니까 같이 온 동네분들이 없어서 주위분들에
게 물으니 벌써 들어갔다는 겁니다. 기막히고 황당해서 빠른 걸음으로 쫒아가셨답니다. 워낙 산골이라 해는 벌써 뉘엿뉘엿지
고.. 동네 어르신말씀도 생각나고, 먼저가버린 다른 아줌마들이 야속하기도 하고 무서움반 서운함반 욕을 욕을 하면서 산을 오
르셨데요.. 주위가 어둑어둑 해질 무렵 반갑게도 산길 저 밑에서 아줌니 들이 깔깔 웃고 떠들며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리더래
요 아! 드디어 따라잡았구나 안심하며 내려갔더니 소리는 커녕 새소리도 들리지 않고... 다음엔 저 위에서 쑥떡쑥떡 꺄르르르
막 올라가보면 아무도 없고........쑥떡쑥떡 꺄르르... 정말 무서우셨답니다. 도깨비가 장난을 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셨데요.
그래서 길이고 뭐고 서있는 장소에서 아래만보고 달리셨데요 깜깜한 산속 길도 없는 산밑을 향해 달리다가 구르고 넘어지고
근데 아줌마 떠드는 소리는 바로 귓전에서 들리고... 멈추면 죽는다는 생각밖에 안드셨답니다. 아래로 아래로
다행이 산 밑에 작은 마을을 발견하고 그 마을 어르신이 큰길까지 같이 가주셨다고 합니다. 거기서 동네 아주머니들을 만나서
같이 오셨다고 하시네요.. 그런데 아주머니들은 새댁(그때당시 새댁이셨데요)이 먼저 간줄알고 밤에 산길은 좀 그래서 큰길로
돌아오고 계셨다네요....
무섭지는 않지만 저희 할머니가 겪으신 얘기에요....
꼭 옛날얘기 같네요 ㅎㅎㅎㅎ
읽어주셔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