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능력의 기원 - 새로운 가설

Key선장 작성일 07.06.13 22: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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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인간은 어떻게 원숭이와의 공통조상으로부터 갈라져 진화되어 나오게 되었을까? 많은 동물로부터 인간이라는 독특한 종이 생겨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많은 연구들이 인간진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그 명확한 해답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인간진화에 대한 핵심적인 요인을 찾고 있지만 대부분 근거가 약하거나 논리적인 타당적이 빈약하여 명쾌하게 인간진화에 대한 설명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직립보행설의 경우 두발로 일어서 걷게 됨으로써 도구를 사용할 두 손이 자유로워졌고 이것이 인간진화를 유발시킨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최근 도구를 사용하는 많은 동물들이 발견되고 관찰되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점점 축소되고 있다.

 

 

인간 진화의 핵심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하고 뚜렷한 특성이 왜 진화되었는가를 푸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찾아낼 수 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의 언어능력이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너무나 독특하고 또한 탁월해서 완전히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무이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누구나 상식적으로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말한다면 가장 먼저 언어능력을 꼽는다. 주변의 어떤 동물들도 인간처럼 자유로운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또한,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대상은 인간뿐이다.  

 

 

우리 인간은 다른 동물과 비교조차 허락치 않는, 이런 뛰어난 언어능력을 어떻게 갖게 되었을까? 인간은 수만에서 수십만 어휘를 쉽게 구사한다. 또한 모든 주변환경과 관련된 상황을 몇 개의 글자와 문장으로 압축하여 변환하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시키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은 어린아이 시절에는 불과 1, 2년 만에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언어를 습득해버린다. 적절한 시기라면 이 어린이를 완전히 다른 언어를 쓰는 국가로 옮긴다 하더라도, 새 언어를 습득하는데 역시 1, 2년이면 충분하다. 수많은 어휘와 문법구조, 상황에 대한 문장구성등 필요한 언어정보의 량에 비교하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언어능력이다.

 

  

이 "언어”가 바로 인간이 진화된 핵심이자 인간자체를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언어능력은 어디서 온 것인가? 인간과 진화상으로 가장 가까운 침팬치, 고릴라등의 살아남은 유인원들도 전혀 말을 하지 못한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인가 땅에서 솟은 것인가? 현재의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언어능력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나타난 것이라 진화론에 완전히 위배되는 듯 보인다. 갑작스럽게 인간만큼 탁월한 언어능력을 가진 종이 진화해오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인간의 언어능력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이제부터 인간의 언어능력의 기원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보자, 그리고 그 해답이 될만한 새로운 가능성 한가지를 소개하게 될 것이다.

 

 

 

 

2. 동물들의 언어능력

 

 

인간의 지능이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에 대한 논란이 지난 세기 내내 계속되어 오면서 인간의 언어능력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예는 늑대소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태어나면서 십년이 넘게 늑대무리에서 자라온 늑대소년이 어느날 발견되어 인간처럼 살도록 교육되었지만 결국 말 한마디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이 일화는, 후천적인 언어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부각시키는 하나의 사회적인 흐름을 형성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간과 가까운 동물들 역시 언어를 배울 환경에 주어진다면 언어능력을 습득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이미20세기 중반에 여러 실험을 통해 탐구되었다. 후천적인 능력을 중시했던 학자들은 원숭이를 데려다 인간의 아기와 동일하게 키웠으며, 가정에 입양하는 형태로 생활하며 말을 가르쳤다. 인간과 동일한 환경이라면 원숭이도 최소한의 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매우 참담했다. 원숭이는 단 한마디의 말도 구사하지 못하고, 먹고 자고 생활하는 인간생활 패턴을 익히는 것이 전부였다.

 

 

결국, 인간의 언어능력은 거의 독보적이라는 통념은 전혀 바뀌지 않았고, 언어가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이라는 믿음은 더 강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의심을 품은 연구자들이 또 다른 가능성을 실험했다. 혹시 동물들의 생각은 인간과 동일하나 그것을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닐까? 목의 성대, 입술과 혀를 움직여 소리를 내는 능력 또한 인간만이 가진 육체적 특징이다. 원숭이나 다른 동물들은 그것을 소리로 바꿔 말로 표현할 성대의 조건 등 육체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에 언어능력이 없는 것처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 가능성을 테스트 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말이 아닌 수화나 문자를 통해 동물들에게 언어를 가르치는 실험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 십년의 노력끝에 그 결과가 이제 하나 둘 학계에 소개되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놀라운 것이다.

 

 

고릴라에 수화를 가르쳐 인간과 함께 자란 경우, 고릴라는 800개에 가까운 단어를 구사할 뿐아니라 형동사, 동사까지도 사용하는 능력을 보였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기존단어로 설명이 어려운 상황의 경우 이 고릴라가 스스로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서 사람에게 가르치려는 시도까지 한다는 것이다.

 

 

오랑우탕의 경우 수화가 아닌 음성언어 이해력이 어느정도 인지를 알 수 있는 실험이 수행되었다.  숨겨진 곳에 열쇠를 찾아 상자를 열고 먹이를 먹는 등 도구를 이용하여 복잡한 일을 수행하도록 명령을 내리고 그것의 수행력을 테스트 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이 때 명령을 내리는 실험자의 얼굴을 가리고 순수하게 음성으로만 명령을 받아 얼마나 복잡한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였고, 그 결과 복잡한 명령을 수행해야 하는 음성언어이해를 위한 습득능력도 상당히 높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단어가 적힌 플라스틱 조각을 이용하여 수백 단어의 명사, 형용사, 동사를 구사하는 능력보인 원숭이, 자신이 배운 언어를 다른 동료에게 가르치는 원숭이등 다양한 관찰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영장류에 대한 이들 관찰결과는 발성기관을 이용한 언어표현력을 제외한 나머지 언어능력 – 음성언어이해, 단어와 개념을 연관짓는 능력, 속성이나 행동을 나타내는 형용사, 동사의 사용, 새로운 언어표현 생성력 – 을 모두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동물들은 말로 표현만 하지 못하고 있을 뿐, 내적인 생각과 언어능력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가진 것과 구조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결과는 진화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자연스러운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인간의 언어능력 중에서, 발성에 의한 표현력을 제외한 모든 것은 인간 바로 전단계에서 모두다 구조적인 진화를 완성시켰다. 그리고 인간은 발성기관을 새로이 얻게 됨으로써 비로소 복잡하고 고등적인 언어능력을 진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3. 발성유전자

 

 

그렇다면 인간이 소리내어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어떻게 얻게 되었을까? 이 부분은 앞으로 풀어야할 미스터리들 중 하나이다. 최근 발성에 관련한 유전자가 새로이 발견되면서 여러가지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인간에게 관찰되는 유전병 중 듣기, 쓰기, 읽기 등 모든 언어활동은 정상이지만 소리내어 말하는 능력이 선천적으로 결여된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FOXP2라는 유전자가 크게 손상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발성유전자에 대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FOXP2 유전자는 또한, 인간을 제외한 다른 영장류들에게서는 동일하지 않은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인간만이 언어발성능력을 갖는 이유들 중 하나로 점쳐지고 있다. 이 유전자 이외에도 턱, 구강, 혀, 성대, 그리고 관련 뇌회로 등 발성언어에 관련된 많은 유전자가 다수 존재할 것으로 믿어지고 있으며 이들을 찾아내는 것이 현재 큰 관심사들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발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은 어떻게 습득된 것일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복잡한 음성언어를 생성해는 능력을 부여하는 발성유전자는 인간 이전 유인원단계에서는 온전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았던,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형태인 것으로 봐야한다. 발성과 관련한 기관은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유전자도 여러 개가 동시에 관여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어떻게 이렇게 여러가지 필요한 유전자조합이 순식간에 만들어진 것일까? 인간진화는 불과 20만년전쯤에 이뤄졌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시간동안 여러가지 변종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완벽한 형태의 언어능력을 갖도록 진화되었다. 과연 이것이 진화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언어의 유전적 손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그들 조합의 변이들이 자연계내에서 만들어져 적자생존 법칙을 따라 살아남기까지 다양한 언어능력의 변종들이 나타나야만 한다. 그런데 인간에 대한 변종자체가 극히 드믈 뿐 아니라 언어능력자체에 대한 변종은 거의 그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살아남은 가까운 영장류들은 음성언어에 대한 능력자체가 제로에 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음성언어를 위한 유전자들은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생겨난 것일까? 이들 유전자는 정말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진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조작이라도 한 것일까?

 

 

 

 

4. 말하는 새들

 

 

지구상에서 인간보다 먼저 말하는 능력을 진화시킨 동물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들은 바로 나무 위에서 둥지를 치고 하늘을 날던 새들이다. 새는 나무 숲에 앉아 있는 동안에는 아무런 천적도 공격하지 못한다는 환경 덕에 울음소리를 자유자재로 만들고 배우는 능력을 쉽게 발전시킬 수 있었다.

 

 

덩치가 작은 새들은 뇌의 크기도 작아 울음소리도 본능적으로 타고난 몇가지 소리밖에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느 정도 뇌가 큰 새들은 많은 경우 울음소리를 주위의 동료로부터 흉내내고 배우는 능력을 발달시켰다. 그리고 급기야는 인간과 동등한 형태의 발성능력을 진화시키기에 이르렀다. 우리에게 친근한 앵무새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앵무새는 사람의 말을 흉내만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앵무새를 키우면서, 앵무새의 언어능력이 단지 흉내내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앵무새는 사람과 같이 처음에는 흉내를 내면서 말을 배우나, 그 단계를 지나면 단어와 뜻을 연관시켜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언어구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에 이르면 사람과 동일하게 먹이를 얻기 위해서나 주인과 더 친해지고자 하는 목적으로 상황에 따라 적합한 언어를 구사하게 된다.

 

 

또한 앵무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언어를 습득하는 성장기가 있으며, 그때를 지나면 사람이 외국어를 배우듯이 느리게 말을 배우거나, 혹은 거의 배우지 못하게 된다. 말하는 앵무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덕택에 최근들어 앵무새에 말을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정교한 기법들이 개발되었다. 알에서 갓 깨어나자마자 어미와 분리시키고 하루 8번씩 이유식을 사람 손으로 직접 먹인다. 새끼는 사람을 어미로 알고 따르게 되고 울음 소리까지 사람의 목소리와 닮아간다. 그리고 다른 동료 앵무새 없이 홀로 사람과 함께 자란 앵무새는 사람만이 유일한 동료이자 의지할 상대이기 때문에 사람과 친해지고자 더 열심히 말을 배우게 된다. 번식기 일때조차 앵무새는 사람을 자신의 짝으로 여기고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이 때도 사람의 말을 열심히 배우고 구사하게 된다.

 

 

이런 여러가지 앵무새의 행동양식과 언어교육방법론이 자리를 잡게 되자 새의 언어능력에 대한 연구는 더 진척될 수 있었고, 최근에 본격적으로 언어연구자의 손에서 자란 앵무새가 사람과 동일한 문법구조 – 재귀반복형 - 를 구사한다는 것이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새는 사람과 비슷한 목청과 혀를 가지고 모음과 자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고, 어떤 소리든 쉽게 흉내낼 수 있는 뛰어난 모방력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는 진화적으로 너무나 거리가 먼 이 새와 사람은 어떻게 거리가 먼 진화의 경로를 각각 따로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음성언어능력을 갖게 된 것일까?

 

 

새의 음성언어능력과 인간의 그것을 비교하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새는 약 1억5천만년전 진화하여 상당히 일찍부터 발성기관을 진화시킨 것으로 여겨진다. 지구상에서 사람의 말을 흉내낼 정도로 뛰어난 발성능력을 가진 새는 앵무새, 구관조뿐이 아니고, 비슷한 뇌크기를 가진 여러종들이 제대로 양육되고 교육되면 사람말을 배울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말하는 능력을 가진 새들 사이의 진화적 거리는 매우 멀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일찍 발성능력이 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앵무새 종 내에서도 다양한 언어능력의 차이를 보이므로, 매우 넓은 변종의 스펙트럼을 만들어가며 자연스럽게 진화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와 반면, 인간 언어능력에 대한 것은 그 변이가 전무하고, 진화적으로도 너무 짧은 시간에 순식간에 나타났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최소한 인간의 발성언어능력은 정상적인 진화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된 것일까? 새와 인간이 실로 아주 우연적으로 동일한 음성언어능력을 진화시켰다는 매우 가능성이 낮은 가설을 믿어야만 할까?

 

 

 

 

 

5. 새로운 가설

 

 

여기에 잠시 복잡한 것들을 잊고, 전체 그림에서 쉽게 떠오르는 가설 한가지를 말해보자. 인간이 말을 흉내내며 배우는 능력이 새들로부터 왔을 가능성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발성유전자가 조류로부터 옮아왔을 가능성을 말한다. 새는 훨씬 오래전부터 발성능력을 진화시킨 상태였고, 반면, 인간은 그 이후 아주 길고 긴 시간이 지나고 갑자기 발성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먼저 만들어진 새의 발성유전자가 전이되어서 인간 유전자에 삽입되었다는 것은 아주 가능성이 없다고 간주하기는 어렵다.

 

 

다른 종으로부터의 유전자의 전이가 가능한 일일까? 일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론적으로 바이러스가 정확히 종간의 유전자를 옮길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새의 유전자 일부가 감기 등의 바이러스에 의해 전이되고, 이를 사람이 접촉하거나 잡아먹는 과정에서 전이되는 것은 어렵지 않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최근에도 조류로부터 전염되는 독감이나 유행성 질환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슷한 일이 자주 있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의 조상뻘이던 원숭이는 아마도 나무 위에서 살고 있었고, 새와 함께 나무에서 생활하는 동물군에 속해 있었다. 새의 둥지를 쉽게 침입하여 알과 새끼들을 잡아먹으며 살았고, 또 그 과정에서 감기와 다양한 형태의 바이러스가 새들로부터 전염되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성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바이러스를 매개체로 새로부터 원숭이에게 옮겨져 왔을 것이다. 생식세포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원숭이의 후손에게 발성유전자를 전이시키는데 성공하게 되었다.

 

 

나무 위는 천적으로부터 보호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새들과 같이 자유롭게 소리를 지를 수 있었으며, 발성유전자를 습득한 원숭이는 쉽게 소리를 흉내내기 시작했고, 또한 다양한 소리로 개념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천적을 발견했을 떄 무리에 빠르게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뛰어난 생존력을 가진 이 원숭이들은 더 정교한 언어를 발전시킬 수 있었고, 더 이상 천적이 큰 위험이 되지 않을 무렵 서서히 나무에서 땅으로 내려오기 시작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으로 가는 진화는 더욱더 가속되었다.

 

 

이러한 조류로부터 전이된 음성언어 유전자에 대한 가설은 불행히도 현재에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운 상태이다. 왜냐하면 이제 막 인간유전자중에서 발성유전자와 관련된 하나를 발견한 것이 유일하게 연구되고 있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인간의 음성언어능력과 관련된 모든 유전자를 밝혀내야 하고, 앵무새와 같이 인간의 언어구사력을 갖는 새들에 대한 발성유전자 또한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비교하여 인간의 것과의 유사성이나 전이 가능성을 비교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앞으로 인간언어 진화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와 인간사이의 언어 유전자들을 비교해볼 필요성이 있다. 또한 그 진화과정을 거쳐 변화된 단계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 언어능력의 진화의 비밀도 풀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6. 마치면서

 

 

새의 언어능력이 인간에게 전이되었다는 이 믿기 어려운 가설은 현재로서는 정황증거만 있을 뿐 구체적인 근거는 희박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설을 새로이 소개하는 이유는, 언어능력의 진화를 설명할 이렇다할만한 가설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언어능력의 진화는 인간 유전자지도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제대로 연구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 이제 비로소 유전자 비교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언어유전자를 찾기 시작했고, 언어능력의 기원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시대가 이제 막 열린 것이다.

 

 

인간의 언어, 특히 발성과 관련된 언어는 영장류 중에서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없다. 인간과 진화적 거리가 아주 먼 새들만이 비교할만한 대상이기 때문에 이 들 사이의 비교는 다양한 진화론적 발견을 이끌어낼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새들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밝혀질지는 앞으로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간진화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해답이 여기서 풀린다면 우리는 원숭이뿐 아니라 새들도 우리에 언어능력을 물려준 진화상 친척으로서 대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By Cho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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