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고를 다녔는데 저희 학교는 1년에 한번 학년마다 담력훈련을 합니다.(왜 하는진;;)
새벽에 학교에 와서 미술실에 있는 초코바를 하나씩 가져 오는건데
나름대로 친목다지기에도 좋고 새벽 학교 복도/교실을 다니는 기분도 쏠쏠합니다.
5/6/월 놀토때 1,2학년이 차례로 하는데 저는 2학년이어서 6월에 하게됬죠.
담력훈련 일주일전에 귀신분장을 해서 학교에 숨어있을 애들을 뽑습니다.
1학년땐 안해봤고 3학년땐 하지않으니까 이때뿐이다 하고 지원했는데 추첨해서 뽑혔습니다.
대부분 교실 하나에 2명이 숨는데 하필이면 저만 최종코스인 미술실에 1명으로 배치됬습니다.
이때까진 좋았습니다.
제가 10시 20분쯤에 학교에 왔는데 선생님들하고 다른 애들도 좀 와있었습니다.
막상 밤에 학교를 와보니 미술실에 혼자 들어가기 무섭더군요. 그래서 선생님께 좀 징징댔습니다.
(한명 더 넣어달라고)
선생님은 저보고 혼자라고 떨지말고 애들 오줌 좀 지리게 해 이러시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셨습니다.-_-
할 수 없이 11시 30분쯤에 미술실에 혼자 들어갔습니다.
저희 미술실엔 팔만 없고 하반신까지 있는 비너스 동상이 하나 있습니다. 동상뒤엔 창문이 있습니다.
교실을 들어오면
나 촠바
ㅡ ㅡ
문 동상
대충 이런식의 구존데 문을 들어오면 바로 동상이 보이고 칸막이가 있고
저는 그 칸막이 안쪽의 왼쪽, 초코바는 오른쪽입니다. 애들이 안심하고 초코바를 집을때 놀래키려는 생각이었죠.
바깥이 와글와글 한걸 보니 애들이 온걸 알고 저도 긴장하고 꼭꼭 숨어있었습니다.
최종코스인지라 출발하고 10분 정도는 되야 미술실에 도착합니다.
암튼 그렇게 혼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보이더군요.
근데 끼익.. 소리가 나더니 뭔가를 쓰는 소리..빗자루로 바닥을 쓰는 소리 있죠? 시익~시익~하는 소리요.
칸막이 건너편에서 그런 소리가 계속 나는데 후레쉬가 있었지만 확인 하기 무서워서
그냥 닥치고 버로우 하고 있었습니다.
한 5분인가? 계속 나던 소리는 사라졌습니다.
5분 정도 지나니까 애들이 속속 도착하더군요.
그래서 뒤에서 후레쉬 키고 대기타다가 초코바 집을때 조낸 놀래켜줬습니다.
어떤 새끼는 으악!!하고 소리도 지르고 다리 힘풀려서 엎어지는새끼, 때릴려는 새끼 등등..종류도 많습니다.
새벽 1시 30분 조금 넘으니까 밖에서 호루라기를 불더군요. 모이라는 거죠. 그래서 후레쉬를 키고 갈려는데
또 시익~시익 소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사라질때까지 칸막이 안에 있었습니다.
조금있으니까 소리가 사라지고 저는 칸막이 안에서 나왔습니다. 가기전에 동상쪽을 비춰서 확인해봤는데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뒤에 창문이 조금 열려있길래 얼른 닫고 나왔습니다.
밤이 늦은터라 종례고 뭐고간에 그냥 해산했습니다. 평소 같이 가던 친구들하고 가면서
나 어땟냐고 물었는데 애들이 '존나 놀랬다', '니가 제일 무서웠어' 라고 말해줘서 기분도 좋았습니다.
근데 한명이 갑자기 '나는 너 나오기 전에 비너스 동상도 처음에 보고 존나 놀랐다 ㅅㅂ' 이러는 겁니다.
다른 애들도 '비너스 동상 분장 지대더라' 라면서 호응하더군요. 분장한게 없을텐데..
제가 동상에는 분장 안했는데 뭔 개소리야 하면서 반박했는데
친구들 얘기듣고 딱 멈춰서 식음땀이 줄줄 났습니다.
내용인 즉슨
문을 들어왔는데 비너스 동상에 검은색가발이 씌워져 있었다는 겁니다. 근데 가발이 조낸 길어서 땅바닥에
쓸리고 있었답니다. 뒤에 창문까지 열려서 머리카락이 흩날리는게 진짜 귀신 같았다고 하더군요.
다음날 학교가서 다 물어봤는데 전부 가발을 쓰고 있었다고 말하더군요.
전 며칠동안 패닉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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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가 좀 긴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가끔 제가 들엇던 끼익...소리랑 시익~시익~하는 바닥 쓸어내리는 소리가 뭐였을지 상상합니다.
그때마다 소름이..
추천좀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