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경험담 입니다만 글솜씨가 형편 없어요..

개도리탕 작성일 07.07.18 12: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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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는 정말 유난히 바보 스러웠습니다. 사실 어렸을때는,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바렌타이 데이라고 초콜릿을 줬는데, 다음날 저도 초콜릿을 줬죠..... 이성에 관심이 없었던건 아닌데, 유난히 여자아이들하고 산으로 들로 놀러다니고 장난만 치고 놀았습니다. 연애편지 한통 없었죠.

 

결국 그렇게 붙임성이 좋은게 문제가 되었습니다.

 

외가가 상당히 시골이었습니다. 항상 방학때는 거길가서 3-4주씩 있다가 올정도로 좋아했죠. 사실 외할머니를 무진장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언젠가 여름방학때 시골에서 길에서 새로 이사왔다는 여자아이를 만났습니다. 이 아이는 도시생활을 하던 아이임은 분명한데, 그 해에 아버님도 돌아가시고 가세가 기울어서 시골로 왔다고 하더군요 (이건 후에 들은 이야기 입니다)

 

아이가 저보고 봄방학때 봤는데, 그때는 말을 못걸었고 이번에 용기내서 말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쑥스럽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습니다. 사실 여자이이가 어찌나 똘망해 보이던지, 같이하면 왠지 재미날꺼 같더군요.

 

그래서 혼쾌히 같이 놀자!! 라고 말을 했죠. 그리고 여름때 꼭 들리던 냇가와 등나무, 토마토가 잘 어우러져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뭐 별다르게 호감을 끌고 싶어서 한 행동은 아닙니다. 늘 거기서 토마토 서리해서 냇가에 잘 씻어서 등나무 그늘아래서 하나두개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그 느낌은 해본분만 아실껍니다.

 

우리는 냇가에서 물장난도 하고요. 숨바꼭질도 하고, 정말 토끼풀 뜯어서 반지도 만들고.. 결국 둘이 할수 있는 모든 유치한 짓을 싸그리하면서 놀다보니 어느덧 어둑어둑 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 우리 이제 너무 늦었으니깐, 집에가자" 라고 했죠.

 

여자 아이가 " 응, 근대 배고프지 않아? 우리집 가서 밥먹고 갈래? " 라고 하더라구요.

 

" 나 밥 정말 잘먹어, 가자!! " 하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그때까지는 정말 있었는지도 모르는 할머니가 텃밭 돌담장 너머에서 고개를 내밀고 부르시더라구요.

 

그래서 가까이 갔더니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신거 같습니다. ( 사실 너무 어렸을때라, 그날 집에와서도 뭐라하셨는지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겠더군요. )

 

할머니가 여자아이한태 " 아이구 이쁜 꽃님이(뭐라고 불렀는데 기억이 안나서.. 가명으로) 구나, 여기 할머니가 캐둔 감자가 있는데, 많이 캐서 무거우니깐 같이 들고 가자꾸나 "

 

제가 바닦에 있떤 감자바구니중에 하나를 들었습니다. 남을 도와주는일을 잘하는건 아니지만, 그때는 누가 뭘 시켰을때, 그걸 해내는 성취감 같은게 있었던거 같아요.

 

그러고 걸을음 때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 꽃님이는 언능 집에가서 어디어디에 할머니하고 오늘만난 친구올꺼라고 엄마한태 말씀드리고 저녁차리는거 도와드리렴, 감자가져다 놓고 할머니랑 같이 집으로 갈테니.. " 이라고 하더라구요.

 

그 여자아이가 절 쳐다보길래 " 할머니 도와 드리고 금방갈께 같이 더 놀자 " 했습니다.

 

그때 그 여자아이 표정이 어찌나 좋아보이던지, 정말 쏜살같이 "할머니 안녕~" 하고 가더라구요.

 

그러고 어쩌저찌해서 할머니 집까지 감자를 들고 왔는데, 할머니 집이 시골에 절이더라구요. 대대로 내려오는 절이었죠. 그리고 할머니가 어딘가에 들어갔다가 나오니깐 스님이 한분 나오시더라구요. 그분이 절 차근히 살펴보시곤,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 나가시더라구요.

 

할머니는 " 스님이 돌아오시면 가자꾸나 " 하시더라구요. 한 20분쯤 지나니깐 돌아오셨는데, 외할머니하고 외할아버지가 같이 오셨더라구요. 그러고 거기서 이런저런 걸 했습니다, 향침같은것도 맞은거 같고.. 전 그때까진 꽃님이 하고 상관없는 줄 알았어요.

 

그후에 그냥 집으로 돌아와서 잤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일찍 어제 감자캐시던 할머니하고 동내사람들 몇분, 스님이 집으로 오셨더라구요. 안채에서 모두 모여앉았구요.

 

감자캐던 할머니가 어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일을 하고 있는데 돌담너머에서 왠 아이소리가 나서 넘겨다 봤더니 남자아이 혼자서 떠들고 놀아서 신기하게 봤답니다. 근대 날이 조금씩 어둑해질때 마다,  제가 왠 호롱불 같은거 하고 웃고 떠들고 놀더 랍니다.

 

근대 호롱불이 처음엔 파란색이었는데, 갑짜기 빨간색으로 변하면서 활활 타더니 제가 조금있다가 '나 밥 정말 잘먹어, 가자!!'라고 말하면서 어디를 갈라고 했다내요.

 

그래서 할머니가 저렇게 두면 죽겠구나 싶어서, 말을 걸어서 절 살려주신거랍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정말로 따라갔으면 죽었을까요?

 

워낙에 이런경험을 많이해서 이젠 담담합니다. 단지 걱정인건 경험에 비해서 형편없이 떨어지는 글솜씨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정확하게 전달이 안되는점이 안타깝내요.

 

미안해요 ^^~ 재미가 없었어도, 경험담이니 욕하진 말아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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