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는 가위 눌린 이야기라고 적어놨지만 사실 제가 겪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군대 훈련소에서 동기녀석이 해준 이야기입니다.
벌써 10년전이고 군대 동기라고 해도 훈련소에서만 알고 지냈던 사이라 이름이 잘 기억이 안나는군요.
글에서는 그냥 동기라고 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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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오기 전 녀석이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동생이 문을 열고 들어와
머리 위 책상에 도자기를 하나 갖다 놓는 것을 느꼈답니다.
'아..... 동생이 도자기를 가져다 놓았구나.....'라고 생각하고 계속 잠을 청했는데
잠결에 누군가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 것 느낌이 들어죠.
'동생은 분명 방에서 나갔으니까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을텐데.....'라는 생각으로 살짝 눈을 뜬 동기는
주변을 둘러보다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동생이 도자기를 가져다 놓은 책상 위.
그곳에는 도자기 대신......
창백한 표정의 한 남자의 얼굴만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시체와도 같이 창백한 얼굴. 움푹 들어간 눈, 살짝 벌려진 입......
더더욱 놀란 것은 자신의 놀란 얼굴을 보고 실실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머리 맡 책상이라면 대충 1미터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텐데,
그 짧은 간격에 한 남자의 대가리(!!)만 덩그러니 놓여져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그것도 평범한 사람의 얼굴이 아닌 마치 시체와도 같이 생기라곤 느껴지지 않는 얼굴.
당연히 너무도 놀란 동기는 비명을 질렀지만
목구멍에서 소리가 막혀 나오지 않았고
이후 기절을 한 건지, 잠이 들어버린 건지 한동안 의식을 잃었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자신의 동생이 저녁먹으라고 깨웠답니다.
정신을 차리자 제일 먼저 남자의 얼굴이 떠오른 동기는 책상 위를 쳐다봤습니다.
그 곳에는......
동생이 가져다 놓은 도자기에 남자의 얼굴이 3개 그려져 있었습니다.
잠시 동안 멍한 표정으로 도자기를 쳐다보던 동기는
이 도자기의 얼굴들이 잠결에 남자의 얼굴의 바뀌어 가위에 눌린 거구나라고 생각하고 겨우 한숨을 쉬었죠.
이후 저녁을 먹고 거실에서 tv 좀 보다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동기는
공부를 하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가 다시 한 번 소스라치게 놀랐답니다.
그 동생이 가져다 놓은 도자기.
저녁을 먹기 전까지만 해도 세 남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던 도자기.
거기에는 아무런 그림도 그려져 있지 않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