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님이 워낙 압도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계시길래.

Shaw 작성일 07.10.10 13: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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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쯤에서 한 번 끊어주지 않으면 끝 없이 나락으로 빠지겠군요. 김형수님 본인이.

 

 

김형수님이 생각하는 것은, 결국

 

 

"동조동근론은 조낸 나쁜 것입니다.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는 것에 역사적 유래가 있으며, 당연하다고 주장하기 위해 나온 것입니다. 따라서 그런 의도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는게 당연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지 않은 이론이라면 설령 한국과 일본의 혈통이 같다고 하더라도 동조동근론이 아닙니다."

 

 

이런 것이로군요. 나름대로 자기 완결성이 있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게 대체 원래 우리가 하던 얘기하고 무슨 상관인데요??

 

 

저같은 사람은(다른 분들의 정의는 정확히 모릅니다) 동조동근론을 정의하길, 아래의 (1)로 하고 있습니다.

 

 

"(1)조선과 일본이 같은 민족이라는 이론체계로 처음에는 에도시대의 국학자들이 17세기에 시작하였으나 후에는 언어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로 파급되었으며, 그 각론은 다양하다."

 

 

그리고 계속해서 동조동근론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아래의 (2)와 같이 설명합니다.

 

 

"(2)동조동근론의 다양한 이론들은, 제각기 하는 말은 달랐지만 1937년 이후 일제가 내선일체를 강요하면서 예외없이 내선일체 달성에 부역하는 이론으로 동원되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동조동근론에 대한 정의가 다르지요. 물론 저는 제 정의가 옳다고 생각합니다만... 백과사전에 나오는 얘기가 왜 모든 사례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인지는 이미 설명을 드렸지요. (김형수님의 주장은 그야말로, "백과사전에는 까마귀가 검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흰 까마귀는 까마귀가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군요.... )

 

 

문제는, 김형수님은 저나 다른 분들과는 거리가 있는 "동조동근론의 정의"(제가 쓴 (1)에 대한 반론일 수는 있겠지요)를 잔뜩 늘어놓고서는, 그게 마치 (2) 에 대한 반박인 것 처럼 생각하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생각을 해 보세요.

 

불함문화론이 김형수님 말대로 동조동근론의 일종이 아니라고 칩시다.(사실은, 저는 그 일종이라고 주장한 적도 없습니다. "일선동원을 이미 인정하고 있다" 는 표현을 사용했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게 나중에 내선일체론을 뒷받침하는 이론으로 전용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요. 여기서 보이는 것은 용어상의 혼란 뿐입니다.

 

환단고기의 온갖 바보같은 소리들이 동조동근론의 일종이 아니라고 칩시다. 그러나 이유립이 내선일체론자였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비유하자면, 이런 것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A 가 이런 증언을 했다고 칩시다.

 

 

A: "우리 뒷집에 사는 김씨가 어제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을 내가 목격했다."

 

 

그런데 B 가 이를 반박한답시고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될까요?

 

 

B: "A 가 말하는 사람은 김씨이기는 하지만 이름은 김영수로, 우리 동네에서 악명높은 흉악범인 김철수와는 성은 같아도 이름이 다르다. 따라서 영수가 물건을 훔쳤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명백하게도, A의 뒷집에 사는 사람이 철수이냐, 영수이냐 하는 것은 과연 그 사람이 물건을 훔쳤느냐, 훔치지 않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B 는 지금 잘못된 논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형수님이 무슨 착각을 했길래 지금에 이르렀는지는 대충 짐작이 갑니다만, 넘겨짚는 것도 무뢰한 일이니 스스로 밝히실 때 까지는 언급을 유보하도록 하지요. 제가 지적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읽고 생각을 새로 정리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지적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고대에 한국이 지녔던 우월성을 강조하던 이론들이 어째서 내선일체에 부역하는 이론으로 전용되었는가? 그것은 이런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제로는 민족주의자가 아니라 자신이 속한 집단이 거대해지고 강해지는 것을 소망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일본이 압도적으로 강하고 조선은 그에 부속된 현실 속에서 자연 이들이 생각하는 '자신이 속하는 집단' 은 일본 제국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결국 이들은 일본제국의 식민 정책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변절하게 된 것이다."

 

 

 

계속 얘기를 하는 도중,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분들은 다 이 말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셨는데, 왜 김형수님 혼자서만 이해를 못하시는 것입니까?

 

제가 그렇게 설명을 헷갈리게 했습니까? 그렇다면 필시 김형수님을 제외한 다른 분들은 사람의 수준을 넘은 총명함의 소유자들이셨겠군요. 그와같은 분들이 하필 그 시간, 그 자리에 모여 계셨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동조동근론은 조낸 나쁜 이론이다. 일본이 한국 침략을 정당화 하려고 만들어 낸 것이다." 라는 정의는, 김형수님이 내린 정의이지 저나 백승길님의 정의가 아닙니다. 따라서 "불함문화론을 비롯한 한국민족=일본민족 이라 주장하는 이론들은 사실 일선동원을 인정하고 있다." 라고 제가 얘기하는 것은, 그것이 처음부터 내선일체를 정당화시키기 위해 나왔다거나, 심지어는 내선일체론과 일치한다는 말은 더욱 아닙니다.

 

그 이론이 애초에 만들어진 목적에 상관없이, 어째서 친일 부역이론으로 전용되었으며, 또 같은 주장을 하던 재야사학 1세대들이 모두 내선일체론자였던 것은 무엇을 의미하느냐- 이것이 원래 문제였지요!  

 

 

비유컨대, 어린아이가 돌잔치때 돈을 집었느냐 연필을 집었느냐를 따지는게 아니라, 그 아이가 자라서 어떤 짓을 했고 왜 그렇게 클 수 밖에 없었는지 밝혀내고자 하는게 원래 관심사였다, 그 말입니다.

 

 

 

이런 것도 계속 설명을 했는데 김형수님은 도통 이해를 못하셨지요. 오히려 왜 말을 바꾸냐고 따져 물으실때의 그 황당함이란..... 정말이지, 자기가 처음에 이해한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조금도 안 드시는 겁니까? 정말 그래요?

 

 

 

 

 

아무튼 김형수님은 제가 제시한, "민족주의자 비슷해 보였던 자들이 친일파로 변절하게 된 메커니즘" 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계시는 한편, 저나 백승길님, 해담님이 몇 번이나 설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당신들은 재야사학=내선일체" 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라고 협잡을 하시는군요. 제 언어로 바꾸어서 말씀드리자면,

 

 

재야사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내선일체를 주장할 용의를 가지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정확히 말하자면 내선일체가 무엇인지도 잘 이해를 못 하고 있지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 가운데, 소위 "환빠" 나 "대쥬신빠" 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심지어 고려때 온 국토를 쑥밭으로 만든 몽고까지 들먹이며 같은 민족이라 주장하고, "우리 민족은 세계를 정복한적이 있다. 자랑스럽구나." 라고 말하는 자들로, 이런 사람들은 일제시대로 타임슬립을 하게 되면 일본에 빌붙어 친일을 할 사람들인게 분명합니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그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그릇된 탓으로, "동조동근" 을 뭐라고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가 아닙니다. 제 논의를 비판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이미 댓글에서 다 지적을 드렸지요. 반례를 찾아오시면 됩니다.

 

 

 

처음부터 자기가 잘못 이해해 놓고, 이제와서 그 잘못 이해한 것을 가지고 저희를 비판하겠다고 하시니, 무척이나 괴상합니다.

 

 

 

 

 

***이 글은 충분히 길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선 김형수님은 또 이해를 못 하신 채 백과사전 얘기를 하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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