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들었던 의문의 목소리

구라두목 작성일 07.10.15 22: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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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겪었던 이야기 입니다.

 

작년 3월에 전역했으니 전역한지 벌써 1년 반이나 됐네요...

 

실제로 이일을 겪었던것은 일병 때였으니 2년가까이 되었네요.


제가 복무했던 곳은 인천의 모 부대였는데 한강을 따라 초소가 쭉 있어서 각 대대, 중대,

소대마다 섹터가 나뉘어져 각각 책임구역을 경계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습니다.

10월이었어도 강변이라서 밤이되면 날씨가 꽤 쌀쌀한, 아니 조금 추울정도 였습니다.

그때 제가 일병이었는데 제 사수는 상병 5개월 된 놈이었는데 괴롭히기도 많이 괴롭혔지만

좋을때는 좋은 지금 생각하면 괜찮은 고참이었습니다^^

제가 복무했던 부대의 근무 방식을 여기에 상세히 설명하면 잡혀들어 갈수도 있기 때문에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2인 1조가 되어서 낮에는 잘보이기 때문에 1개 초소만 근무투입 되고

밤은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2인1조로 3개 이상씩의 초소를 운용했습니다. 때에 따라서 늘어

나기도 했습니다만.... 밀물과 썰물에 따라서 근무 초소가 늘어나기도 줄어들기도 했기 때문에

평소에 비어있는 초소가 있기도 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그일을 겪은것은 야간 근무가 끝나고 슬슬 복귀를 시작할 무렵 약 새벽

 

4시 30분에서 5시 사이였을 겁니다.

근무가 끝나고 복귀를 할때 근무자들은 철책을 따라서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지나가면서

빈 초소를 점검하고 밤에 사용했던 서치라이트(배트맨에서 경찰서장이 배트맨 호출할때 쓰는

엄청 큰 라이트 있죠? 그걸 생각 하시면 됩니다)가 비나 이슬에 젖지 않도록 덮개를 덮어주는

일을 하고 막사로 복귀를 해야했습니다.

서치라이트가 있던 초소는 산을 깎아서 중턱에 만들어 놨기 때문에 저희 소대 사람들은 정말

빡쎄다고 투덜 거렸지요^^ 덮개를 덮어야 하기 때문에 안갈수도 없고... 군대란 참....

그날도 덮개를 덮으러 그 빡쎈 경사길을 올라가서는 사수는 힘들다고 헥헥대며

"아 힘들다. 야 내려가서 덮개 덮고 와라" 라고 말을 했습니다.

군생활 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귀찮은 일은 부사수의 몫이 잖습니까^^

당연히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덮개를 덮으러 초소로 들어갔습니다. 그 초소는 2층으로

되어 있었는데 1층으로 들어가려면 경사길을 타고 약 10m 정도를 내려가야 했습니다.

들어가려는데 항상 열려있었던 철문이 그날따라 이상하게도 닫혀있었습니다.

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날따라 기분이 이상하더군요.....

이 초소는 여러 사람 죽어나갔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에 평소에 소대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제가 있기보다 더 몇년전 일인데

한번은 근무서다가 꾸벅 꾸벅 졸던 병사의 하이바가 산아래로 떨어졌는데

얼떨결에 그걸 잡으려다 아래로 떨어져 봉변을 당했고 또 한번은 병장 사수의 갈굼과 괴롭힘을

참다 못한 이등병이 사수를 쏴죽이고 자기도 자살을 했었습니다. 멀리서 딱봐도 을씨년스런

그런 곳이지요....

내려가서 문앞에 가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평소에는 무조건 열어놓도록 되어있었던 곳이라

 

열기 전에 "어? 왜 닫혀있지?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열었습니다.

 

철문을 열고 들어니 보통 공포영화를 보면 나오는 푸르스름한 분위기 있죠?

딱 그런 분위기인데 공기도 좀..

 

위화감이 들었다고 해야하나..........그런데 무슨일이 생긴건 아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계실이있고 나가면 베란다 식으로 된곳에 서치라이트가 2개 있었습니다.

쭉들어가서 오른쪽 서치 라이트에 레자로 된 덮개를 덮는 순간이었습니다. 서치가 엄청

큰 만큼 덮개를 덮는것도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덮고있는데 갑자기 제 귓잔등에 남자와 여자의 복화술을 하는듯한 목소리가 "으흐흐흐...."

하고 들렸습니다. 소름이 쫙 돋으면서 뒤를 확 돌아봤는데 아무것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이 나면서 소름이 돋네요....^^

아무것도 없길래 아 ㅆㅂ 졸라 잠을 못자서 몸이 허해졌나...하면서 나머지 서치라이트도 덮으려

 

고 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가위한번 눌린적도 없고 귀신은 고사하고 귀신 손자도 본적이 없기 때문에 살짝

그런 체험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해보니 너무 쫄아서 재빨리 끝내고 나갈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빠른 동작으로 나머지 서치를 덮고있는데 이번에는 남자 혼자만의 목소리가 또다시

바로 뒤에서 말하는 것처럼 귓잔등에서 들렸습니다.

"흐흐흐...." 이번 것은 좀 조롱하는 듯한 톤의 목소리였습니다.

마치 네가 처음 들은것은 잘못들은 것이 아니다 라는듯이........

질겁을 한 저는 위로 한달음에 달려 올라갔습니다. 사수의 장난 이었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갖고 뛰어 올라가서 사수에게 물었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놀리고 아무 소리없이 그곳에 가 있을순 없었지만요....

"이xx 상병님 혹시 아래 내려와서 뭐라고 말 하셨습니까?"

그러자 사수가 하는말,

"뭔 헛소리 하고 지x이야. 닥치고 빨랑 올라와"

전 졸라 무서워서 침을 튀겨가며 자초지종을 얘기 했습니다.

사수도 듣고 좀 쫄았는지 발걸음을 재촉해 막사로 복귀했습니다.

아침에 근무취침을 하고 일어나서 제 두달 고참인 박xx 일병에게 그 초소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참이 졸리 깜짝 놀라면서 하는 얘기가

며칠전에 제 한달 고참인 한xx일병도 그곳에서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자기한테 얘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내용은 저와 마찬가지로 서치를 덮고 있는데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그 고참의 이름을

부르더랍니다. 편의상 고참 길동이 라고 하겠습니다.

"길동아......" 라는 소리를 듣고 길동이라는 고참은 자기 사수겠으려니 하고서 뒤도 안보고

"네네~ 빨리 나가겠습니다~" 라고 하고선 다음 서치를 덮으려고 뒤돌았는데 아무도

없어서 좀 기분이 이상하고 무서워서 서치를 다 덮고 올라가서 사수에게 내려와서

자기를 부르지 않았었냐고 물어보니 그 사수도 제 사수와 마찬가지로 어처구니 없어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고참의 말을 듣고 전 다시한번 온몸에 전율이 흐르더군요.......

몇년이 지났지만 그날 들었던 목소리의 음색과 톤은 생생히 기억이 나는것을 보면 그때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가시리라 믿습니다.

그후로 전 귀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습니다...

너무 졸립군요. 이제 꿈나라로~ 안녕히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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