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들은 무서운 이야기

rkol2 작성일 07.11.04 19: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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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는 아직 내가 까마득한 상병 말봉이었을 때

분대장 집체 교육 가서 같은 사단의 다른 연대 소속 아저씨한테 들은 거다.

원래 학교나 군대에서는 귀신 이야기가 많다.

대충 이유를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세상에는 음의 기운과 양의 기운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양, 여자가 음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것이 양, 죽은 것들이 음.

학교의 아이들이나 군대의 군인들은 모두 극도로 강한 양의 기운을 지니고 있다.

원래 기운이라는 게 양이든 음이든 한 쪽으로만 너무 치우치면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나 군대는 묘지를 밀어내고 그 위에 세우는 것이다.

극한의 양을 극한의 음으로 중화시키기 위해서...

(사실 우리 나라의 역사가 핏물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곳곳이 다 묘지라

싼값에 땅을 사서 그 위에 세운 이유가 더 크겠지만)

아무튼 그건 그거고

이 아저씨는 해안 부대 소속이었는데...

이 부대에서는 몇 년 간 쓰지 않는 초소가 하나 있다고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한동안 이 문제의 초소에서 근무를 서다가 오발탄 사고를 내는 병사가 많았다.

이유인 즉슨 근무를 서다가 '무언가를 봤다'는 것이다.

군필자라면 알겠지만 오발탄 사고는 진짜 큰 사고다.

공포탄도 아니고 실탄을 쐈을 경우엔 문제가 더 크고...

처음 몇 번은 그냥 병사들이 졸다가 사고 친 줄 알고 징계 처리만 하고 끝냈단다.

그런데 자꾸 똑같은 사고가 잦다 보니까...

대대장이 직접 오발탄을 발사한 병사 두명을 불러서 이유를 물어보았다.

(우리만 그런지 몰라도 군에서 근무는 2인 1조 형식으로 선다.. 보통은

경험이 많은-짬 되는 사수랑 경험이 부족한-짬 안 되는 부사수.)

그러자 병사들이 하는 이야기가 가관이었다.

새벽에 초소에 나와 근무를 서는 도중 사수가 깜빡 졸았단다.

부사수는 짬이 안 되서 잔뜩 언 상태로 전방만 주시하고 있었고...

졸던 사수가 잠에서 깨고 보니 옆에 근무 서는 부사수 자세가 좀 이상하더란다.

마치 나무토막처럼 딱딱하게 굳어서 고개를 숙이고 뭐라고 끊임 없이 중얼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야 너 뭐해..." 대충 이런 식으로 물어보면서 사수가 부사수 쪽으로 다가가자

부사수 옆에서 "왜 그러십니까?" 하며 누가 되물어왔다.

가만히 보니 되물어본 쪽이 부사수.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셋이서 근무를 서고 있던 것이다.

부사수도 사수도 그제야 가운데 있는 사람이 뭔가 다른 존재라는 걸 깨닫고

비명을 지르며 초소 밖으로 뛰어 나와 공포탄을 한 발 쏘았다.

이게 대대장이 들은 이야기.

물론 대대장은 노발대발하며 무슨 개잡소리냐며 믿지 않았고,

오늘 밤에는 자신이 직접 작전 장교와 함께 초소를 지켜보겠다고 선언했다.

그날 밤 여전히 초소에 근무 투입된 두 명의 병사를 제외하고

작전 장교는 초소 바깥에서, 대대장은 상황실에서 초소를 지켜보았다.

처음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으나

한참 후에 작전 장교가 대대장에게 이런 내용의 워키를 날려왔다.

"대대장님 초소 쪽이 좀 이상합니다."

cctv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기에 대대장은

"뭐 아무렇지도 않구만."

하고 대답했고 이어 작전 장교가

"아닙니다. 쟤들 세 명이서 근무 서고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놀란 대대장이 뛰쳐나와 보니 과연 세 명이 초소에 있는 게 아닌가.

대대장은 초소 쪽에 워키를 날렸다.

"야 니네들 전부 초소 바깥으로 나와 봐."

"안 됩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대장인데, 상황 조치하는 거 아니니까 나와 보라고!"

"예 알겠습니다!"

초소 바깥으로는 두 명의 병사만 나왔고

대대장은 조심스럽게 초소 쪽으로 다가갔다.

과연 어떤 병사 하나가 낡은 군복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뭐라고 끝없이 중얼거리는 게

보였다.

대대장이 귀를 기울여 보니 그 병사는 이런 말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이 색기 너 뭐야!"

대대장이 병사의 어깨에 손을 올린 순간, 병사가 뒤를 돌아보았고

들리는 말에 의하면 그대로 사라졌다고 한다.

대대장은 그때 뭘 본 건지 하얗게 질려서 한동안 초소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중에 병사들에게 "이 초소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쓰지 않겠다." 며 그쪽 초소의 근무를 없앴다.

그때 이후로 해안 부대의 초소 하나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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