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아였던 조선인을 이탈리아로 데려가다

v대단한분v 작성일 07.11.08 01: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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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코레아

 

임진 · 정유왜란 동안에 일본으로 잡혀간 조선인 가운데에는 길에 버려졌던 전쟁고아들이 많았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에서 때마침 세계 일주 길에 올랐던 이탈리아 신부 칼 렛티(carletti)에게 구제되어 조선인으로서 처음으로 멀리 천주교의 총본산인 로마에까지 가서 활동한 안토니오 코레아(antonio corea)라는 소년이 있었다. 플로렌스(florence) 사람인 칼 레티 신부는 1594년에 본국을 떠나 대서양, 서인도제도를 거쳐 남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하고 다시 태평양을 건너 필리핀, 일본, 인도를 거쳐 1606년에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 사이에 그는 1597년 6월에 일본 장기에 상륙하여 이듬해 3월까지 9개월 동안 일본에 머물렀는데 이 때 그는 안토니오 코레아를 비롯한 5명의 조선인 소년을 구제하여 인도의 고아(goa)까지 데리고 갔다가 4명은 이곳에서 놓아주고 안토니오 코레아만을 본국까지 데리고 가서 로마에서 살게 하였다. 그는 전후 13년 동안 걸쳤던 그의 세계일주 기행문을 써서 이를 1708년에 플로렌스에서 출판하게 되었는데 이 책속에서 우리나라와 안토니오 코레아 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코레아(corea)라는 나라는 9도(道)로 나뉘어져 있다고 말한다. 조선(ciosien)이라는 이름은 수도로서 국왕이 거주하는 도시의 명칭이며 경기(quenqui) · 강원(conguan) · 황해(hongliay) · 전라(cioala) · 함경(hienfion) · 충청(tioncion) · 평안(pianchin)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나라의 가장 가까운 해안으로부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남녀노소가 노예로 잡혀 왔다. 그들 가운데는 보기에도 딱하리만큼 가련한 어린이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구별없이 헐한 값으로 매매되고 있었다. 나도 12스쿠디(scudi)를 주고 5명을 샀다. 그리고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어준 다음 그들은 데리고 고아(goa)까지 가서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한 사람만을 나와 함께 플로렌스로 데리고 왔다. 그는 이제 로마에서 살며 안토니오 · 코레아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註4]」

이 글로써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조선 소년이 1606년에 이탈리아의 플로렌스까지 가서 교육을 받고 로마에서 살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칼 레티 신부의 여행기는 우리나라 *을 기술한 가장 오랜 책 중의 하나로서 이 기사로 말미암아 이후 서양의 나라에서 우리나라를 '코레아'라고 기록하게 되었다.

플랑드르의 화가 peter paul rubens(1577∼1640)가 그린 한복을 입은 남자의 인물화.

이 작품 중의 인물은 겉에는 철릭[天翼:조선시대 무관공복의 일종]을 입고 속에는 창옷을 입었는데, 이와 같은 복장은 조선 초기부터 병자호란 때까지 평상시에 남자가 입던 복장입니다.

이 작품의 모델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루벤스가 생존할 당시인 1600년경 이탈리아에 건너간 한국인은 임진왜란 때 포로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카를레티라는 이탈리아 상인에게 팔려간 안토니오 코레아밖에 없으므로 그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이 작품은 1983년 11월 29일 런던 크리스티경매장에서 드로잉화(畵) 경매사상 최고가격인 32만 4000파운드에 팔려 화제를 모아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이탈리아 남부의 알비(albi)라는 작은 마을에 2백여명 거주하는 코레아 성씨가 안토니오 코레아의 후손이라며 언론 보도나 다큐멘터리로 과대 포장되어 온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부산대 사학과의 곽차섭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알비 마을이 위치한 칼라브리아 지방은 이탈리아 남부 지역이 대체로 그렇듯이 일찍부터 그리스의 영향 아래 있었던 곳으로서, 그곳의 코레아 성씨는 내가 조사한 자료로 판단할 때 안토니오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 코레아스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일 개연성이 훨씬 더 높다."

루벤스가 안토니오 코레아를 모델로 쓴 이유에 대해 곽 교수는 "기독교가 모든 세계에 다 퍼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 동방세계를 포함해 다양한 이국적 소재를 그린 것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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