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는그녀를위협하는것들

썰렁하네 작성일 07.11.13 03: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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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여학생A에게 소포가 배달되었다. 

새로 출시된 영화의 표지가 그려진 비디오테잎. A는 

석연찮으면서도 사촌 언니가 보낸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비디오가 있는 동아리방으로 들고 갔다. 친구들과 같이 

모여서 심심풀이용 과자와 과일을 바닥에 늘어놓고 테잎을

틀었다. 

예고편이 끝나고 나오는 것은 이상한 영상이었다. 순진하게 

생긴 중년남자가 반바지와 런닝셔츠만 걸친 채 침대 위에 

서서 느릿느릿 춤을 추고 있었다. 어이없이 보고 있던 친구

들은 그 어설픈 동작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곧 폭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때, 비디오테잎을 

받은 A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비명지르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다급하게 A를 붙잡고 안정시키려 했지만 듣지 

않았다. A는 울부짖듯 외쳤다. 



-저기, 저기 내 침대야! 



#2. B씨는 오늘따라 피곤해서 당장이라도 자리에 가서 눕고 

싶었다. 현관으로 들어선 B는 다른 날 보다 더 어두운, 

반지하 자취방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 갔다. 

안에 들어선 B는 문을 잠고 체인까지 걸었다. 한 평 남짓한 

좁은 거실을 넘어 방 문을 연 B는 핸드백을 옆에 내려놓은 뒤

한 손으로는 셔츠를 끄르며 한 손으로 벽을 더듬어 불을 켰다.

방 안이 환히 빛난 순간, B는 너무 놀라 움직일 수 없었다. 



-자기...지금 왔어? 



B의 이불을 펴놓고 그 위에 팬티 차림으로 앉아있는, 처음 

보는 남자는 유쾌한 어조로 말을 걸었다. 



#3. 방에 들어 선 C는 당황했다. 자신의 침대 위에 놓여 있는 

핸드폰을 본 C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침에 출근 할 때만 

해도 없던 물건이다. 문이 잘 잠겨있는 것은 방금 들어올 때 

확인했다. 친구들이 놀러온지 꽤 되었으니 누가 흘리고 갔을 

리도 없다. C는 당황해서 핸드폰을 내려보다가 폴더를 열었다. 

핸드폰 화면에 나와있는 자신의 얼굴을 본 C는 더욱 놀랐다. 

아직 긴생머리인 것으로 보아 보름쯤 전의 사진이다. C는 당황

한 채 핸드폰을 내려보다가 버튼을 눌렀다. 

최근 통화 목록에 전화 번호 한 개가 있었다. C는 침을 한번 

삼키고 마음을 다스린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다음 순간 C는 비명지르며 문으로 뛰어가고 있었다. 침대 아래

에서 울리던 벨소리는 C가 문을 여는 동안 점점 더 가깝고 

선명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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