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

인생뭐그렇지 작성일 07.12.09 0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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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고3 수험생, 학교, 학원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고 집에선 잠만 자는 여느 수험생처럼 살고 있었어요.

 

그날도 평소처럼 학교, 학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죠.

 

저희집은 아파트이긴하나 층이 10층까지밖에 없고 동이라고 해봐야 달랑 두개 동만 있는 그런 아파트예요.

 

그러다보니 경비아저씨는 저녁때 퇴근하시고 밤이되면 안계시죠. 그리고 아파트는 한층에 2호씩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서면 양쪽으로 바로 문 두개가 마주보고있고 앞으로는 계단이 있는 구조였어요.  

 

1시가 가까운 추운 겨울밤에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그날은 왠지 다른날보다 몸이 더 지치고 피곤해서

 

1초라도 빨리 집에 들어가 쉬고싶은 마음에 축 늘어져서 아파트에 들어왔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5층에 서있던 엘리베이터는 '웅웅웅웅'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엘리베이터가 거의 다 내려왔을쯤 제 머리위에 켜져있던 동작센서 라이트?가 꺼져서 저는 팔을 휘둘러 불을 다시

 

 켜려고 했지만 켜지기 전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어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는데 정면의 거울을 보는 순간, 눈이 거울로 향한 정말 매우 짧은 순간, 2층올라가는 계단의

 

꺽이는 부분에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어둠속에 그림자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 깜짝놀라 뒤 돌아 그곳을 응시했는데 거기에

 

화분이 놓여있던거였습니다. 전 9층을 누르고 안도의 한숨을 쉼과 동시에 무서움이 생겨났어요. 그것을 보기 전에는

 

어둠을 특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둠속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는 무서움이 생겨났어요.

 

엘리베이터는 9층에 도착하고 전 다시 그 어둠속으로 걸어갔습니다.  한걸음 내딛자 머리위에서 불이 켜지고 그리고 정면

 

으로 보이는 계단 위 아래 층의 어둠.. 다른때 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대문을 열고 들어갔을텐데 조금전 그일로

 

한껏 민감해져 겁을 먹고 있었어요. 천천히 몸을 돌려 대문에 붙어있는 비밀번호판 뚜껑을 열고 번호를 누르고 잠금장치가

 

풀려 문을 열었어요. 대문에 달려있던 종이 울리고 전 재빨리 집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들었어요. 종소리사이로 '툭.... 툭... 툭.. 투툭.. 투투툭.' 뭔가가 빠르게 옮겨가는 발자국 소리를.

 

그리고 보았어요. 닫히는 문 사이로 8층쪽 계단의 어둠속에서 어떤 그림자를.

 

문이 닫히고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데 걸리는 1초의 시간동안 저는 온몸에 소름이 끼쳐서는 문을 움켜쥐고 있었어요.

 

'띠리링~'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기고 전 방으로 뛰어들어가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이불을 뒤집어썼어요.

 

 2일후 새벽에 옆동 3층집에 강도가 들었고 아파트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불가능하게하는 방범장치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경비아저씨는 여전히 저녁때 퇴근시키고 대신에 경비실에 빨간 불을 켜놓았죠..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가끔 현관문을 열때 계단의 어둠속에서 무언가 날 주시하고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겁을 먹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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