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터 제가 해드릴 이야기는 제가 아주 어렸을때 그러니깐....
초등학교 2학년 정도일때 겪은 이야기 입니다.
제가 어렸을때 저희집은 사촌형집이랑 아주 가깝게 살았습니다.
걸어서 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죠 .
그래서 전 매일 형 집으로 놀러갔고 사촌형과는 친형제나 다름없이 지냈습니다.
사촌형집에 가면 그때로 최신식 컴퓨터와 비디오에 놀만한 것들이 아주 많았었습니다.
또 사촌형이랑 bb탄 총하고 팽이치기 미니카 등 따라다니면서 안해본게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이 터진 그날도 전 어김없이 사촌형네 놀러를 갔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형이 없더군요. 이모 말로는 형이 근처 약수터에 놀러를 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점심을 먹고 형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형은 오질 않았습니다.
혼자서는 컴퓨터도 못하고 할게 없었습니다. 미니카 굴리면서 놀다가
동네 친구들을 찾아갔더니 다들 학원에를 갔더군요. 할수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그냥 문득 형하고 약수터에 자주 갔었던 곳들이 떠올랐습니다. 약수터 안의 몇개의 놀이터들
잠자리를 잡으러 돌아다녔던곳 약수터 물먹는 곳등등....
그래서 전 집으로 가려다 약수터로 형을 찾으러 갔습니다.
그때 생각으론 분명히 자주 갔었던곳 한곳중에 형이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무작정 알고 있는 몇곳의 장소들을 돌아다니면서 형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러나 형은 쉽게 찾을수가 없었고 전 혼자서 점점더 산속 깊은곳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어느새 해는 져서 날은 어두워졌고 저는 직감적으로 지금 산을 내려가지 않으면 안된다는걸
깨닫게 됐습니다. 엄습해 오는 두려움을 떨치고 저는 산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평일인데다가
날이 어두워져서 약수터 안에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군가 하고 봤더니 사촌형과 비슷한또래의
어떤 한 형이 저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전 혹시 형 친구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봤더니
처음 보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형이 대뜸
"너 xx 동생이지 ?." 하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전
"xx 사촌동생인데...."
했더니 그 형이
"아 맞다 사촌동생^^ 너 지금 xx 찾고 있는거 아니야??."
저는 그 말을 듣고 이 형이 사촌형과 함께 놀고 있었던가 아니면 형이 있는곳을 알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응 나 형 찾고 있었는데 어두워져서 집에 갈려고..."
"그래? 여기서 좀만 더가면 니네 형 있는데 갈수있는데 내가 데려다 줄까?."
하고 그형이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전 그냥 갈까 라고 생각도 했었지만 형이 오늘 하루종일 뭘 하고 있었는지 정말 궁금해서
그 형을 따라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가면 형을 만날수있다던 말과는 달리 점점더 산속 깊은곳으로만 들어가는 거였습니다.
"형 ...언제까지 가야돼? 아직 멀었어??."
"...조금만 가면돼...."
그 형은 그냥 말없이 계속 걸어갔고 전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지 못한채 '아까 그냥 집에 갈걸'하고
속으로 후회했습니다. 그런데 또 여기서 혼자 집으로 갈려고 하니 길도 잘 모르겠고 날은 이미 캄캄해서
어둡고 도무지 혼자서 내려갈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날이 어두워서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였는데 그 형은 잘도 걸어갔습니다. 전 그 형을 놓쳐 혼자가 될까봐
가까이 붙어서 따라갔습니다. 그렇게 그 형을 따라간지 30분정도가 됐을때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높이 솟은 나무들과 조용한 정적 뿐이었습니다. 우리둘만 걷는 발자국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형 나 집에 갈래 ..집에 데려다줘."
제가 집에 가고 싶다고 좀 데려다 달라고 말했습니다.
"뭐...? 집에 데려다 달라고...형한테 간다면서..이제 다왔어"
"머야 아까부터 다왔다 다왔다 하면서 벌써 시간만 엄청 지났잖아"
전 따지듯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형이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싫으면 관두던가 !!!! 갈라면 너 혼자가라!!"
전 울움을 터뜨리기 일보직전이었고 도무지 용기가 나질 않았지만 뒤로 돌아서 막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그형이 갑자기 달려와 제손을 잡고
"가긴 어딜가 !! 넌 나랑 가야돼!!!"
하면서 막 붙잡고 놔주질 않는거였습니다.
전 막 소리 지르고 울부짖으면서
"나 집에 갈거야!!!! 집에 갈거야~!!!!."
하고 몸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힘에서도 딸리고 결국 전 질질 끌려가는 상태가 됐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안되겠다 싶어서 기회를 살피다가 그형을 확 밀어 제친후 냅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형도 절 따라왔고 전 정말 죽음힐을 다해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줄행랑을 치고 정신없이
달리다가 숨이차서 더이상 달리지 못해 섰습니다. 다행히도 그 형이 절 끝까지 따라오지는 않은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형을 따돌리긴 했어도 집에 돌아가는게 막막했습니다.
주위가 캄캄해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울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막 울고
있는데 어디선가 할아버지 몇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제 울음 소리를 듣고 오신거였습니다.
"아이고...꼬마가 여기서 뭘하고 있누?"
"어어어엉....ㅠㅠㅠㅠ"
전 말 없이 계속 울었고 할아버지들한테서는 구수한 막걸리 냄새가 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냄새는
막걸리 냄새였습니다ㅋㅋ그때는 막걸리를 먹어보질 않했으니..-_-ㅋ)
그 할아버지들은 막걸리를 드시고 산을 내려가시던 도중 제 울음 소리를 듣고 이 산속 한밤중에 어떤애가
울고있나 해서 오신거라고 말하셨습니다.
전 계속 울고있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아 이제 살았구나'라는 안도감이 생겨 무서움이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할아버지들을 따라서 산을 내려가려고 몇 걸음을 옮기던 도중 전 혹시나 그 형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런데 역시나....저쪽 한편에 사람 같은 형상이 있는게 보였습니다.
날이 캄캄해서 잘못 본게 아닐까 하고 몇번 뒤를 돌아보고 나서 전 확신할수 있었습니다. 그 형이
맞았습니다. 절 한동안 서서 지켜보더니 산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전 한 할아버지 한분의 손을 꼭 잡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집으로 갔습니다.
집에가자마자 어머니 품에 안겨 계속 울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무서운 하루였습니다.
다음날.....
전 학교가 끝나자마자 사촌형 집으로 달려가 형을 만났습니다.
전 형에게 어제 일어난 일들을 다 말해주었고 만났었던 형의 대해서도 말했습니다. 키는 물론이고
인상착의등등....그런데
"그래?? 글쎄...나 누구지 모르겠는데..이름 물어봤어?."
그랬습니다....그 형에게 이름은 묻지 않았었습니다.
"아니.....그 형은 형 아는거 같았는데 그리고 나보고 형 동생이라고 했었어.."
"니가 내 사촌동생이라는거 나랑 같이 노는애들.. 그러니깐 니가 아는 애들 밖에 없을걸..."
형도 모른다고 하자 저의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형은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냥 내가 너랑 같이 있는거 본애가 그런거 겠지...근데 걔 좀 이상하긴 이상하다 다음번에 만나면
나한테 말해 패줄테니깐"
사촌형은 저를 안심시켰고 저도 그냥 잊어버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흘렀습니다.... 그 일의 대한 기억도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사진 한장을 발견했습니다. 형이 소풍가서 반전체가 단체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전 사진을 구경하면서...
"어! 형 여깄다.....xx 형도 여깄네 ㅋㅋ 이상하게 나왔다 ㅋㅋ 오...이 누나 이쁘다...."
그러다가....전.......
"어!!!!!....형!! 형!!!! 이형이야 이형!!! 내가 산에서 봤던 그형!!."
전 놀라서 형에게 말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산에서 봤던 그형이 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형이 모른다고
했는데.....
"...뭐!!! ? 얘야 ??? 산에서 본게???"
"어!! 이형 맞다니깐!...근데 형 모른데메 같은 반인데 몰라??."
그런데 갑자기 다짜고짜 형이 저한테 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야 xx 놈아 니가 얘를 어떻게 봐 너 뻥치는거 아니야 ?? 솔직하게 말해 나한테 맞는다"
형이 가끔씩 장난으로 욕을 하긴 했어도 그렇게 무섭게 욕을 한건 처음이었습니다.
전 반 울먹이면서 말했습니다.
"아니야..ㅠ 이형 진짜 맞단 말이야..."
그런데 형은 도무질 믿질 않았습니다......
".....얘가 바다에 빠져 죽은애야..."
전 제귀를 의심했습니다........ 얘기는 이렇습니다.... 형이 수학여행을 갔는데 바다로 갔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반 아이들끼리 바다 근처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때아닌 큰 파도가 쳤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재빨리 빠져나와 화를 면할수 있었는데 그 형은 좀 깊게 들어가 있다가 미쳐 빠져나오지
못하고 파도에 휩쓸려 버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얘기는 학교에 퍼진 얘기라 저도 알고 있었는데 그 때 빠져죽은 형이 산속에서 본 형이라니...
형은 저보고 이 얘기 어디가서 절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 그때 그 말을 어렸지만 무슨말인지
알아들었습니다. 형이 아빠 엄마 동생 친한 친구들 절대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만약 말하면 다시는 저를 안본다고 했습니다.
전 알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형에게 그날 산에서 본건 뭐였냐고 묻고 싶었지만 말문을 열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형은 곧바로 그 사진을 라이터로 태워버렸습니다...........
벌써 10년이 넘어버린 얘기네요...그때 형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해서
아무한테도 말 안하다가...그냥 이제서야 조심스러게 이곳에 써봅니다.....
어렸을때 기억이지만 너무 생생해서 지금도 그때 그 무서움이 남아 있는것 같습니다....
지금도 조심스럽게 그때 일을 형에게 꺼내면....
"머 오래된 얘긴데 자꾸 또하냐....."
하고 고개를 돌립니다.......
그냥 뭔가 사연이 있을거라고만 짐작되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