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8년 2월 2일.
날이 제법 어두운 저녁시간떄였습니다.
아빠와 엄마께선 거의 아침에 일하러 가셔서 저녁8시쯤에 돌아오시는데
저는 정신없이 낮부터 집에서 처박혀 컴퓨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컴퓨터 게임 삼매경에 빠져 저녁이 된지도 모르고 계속 컴퓨터를 하는데
저희 가족들이 집으로 한명씩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형,그리고 아빠.
이때가 토요일이었는데 매 주 토요일마다 엄마에게 용돈을 받는날이라서 엄마가 올 날만을
저는 컴퓨터하면서 기다렸죠.
그런데 몇 분쯤 지나고 나서 집 현관문이 열리며 엄마께서 아주 겁에 질린 표정으로 집에 돌아오시는겁니다
전 그때 까지만해도 컴퓨터하면서 헤드셋을 끼고 정신없이 게임했는데
엄마가 오셔서부터 뭔가 계속 헤드셋에 나오는 음향들 사이로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는것이였습니다
뭔가 큰일을 겪은 듯 떨리는 엄마의 목소리에 다급히 저는 헤드셋을 빼고 엄마의 얘기를 듣기 시작했죠.
그 자리엔 제 가족 모두 엄마의 얘기를 듣고있었습니다.
그니까 무슨 일이냐하면.
엄마 말이,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시며 집으로 오시는데
집에서 이어진 작은 도로길가에서 걸어오시다가
갑자기 엄마의 옆으로 웬 봉고차 한대가 다가와 서더니,
그 중고차에서 웬 20대 초반쯤 되어보이는 낯선 남학생이 나와서 엄마를 붙잡고
"합석하시지요"
이럤다는겁니다
그 때 엄마는 당황한 나머지 봉고차에 탄 다른 사람들을 보니 2명의 남자어른들이 더 타고 있다는겁니다
엄마는 그때 갑자기 뉴스에서 자주보는 납치당해 성폭행당한 여성들이 살인당하는 사고를 떠올리다가 겁에 질려 그만
"저는 안 탈랍니다"
라고 단호하게 거절하셨대요
근데 그 말을 들은 차 안 남자들이 아주 아쉽다는 표정으로 엄마를 쳐다보더라는군요
그 위험한 상황에서 겨우시 탈출해 나오신 엄마에게 웬 80대 정도 되어보이는 노인이 오셔서
"참 잘하셨습니더. 세상이 그래 참 무섭습니더."
라고 하셨다는군요.
하마터면 엄마께서 거절을 못하시고 그 봉고차에 타셨다면
저희 집에 이미 지금까지 못 돌아오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 얘기를 듣고선 전 정말 충격 먹었습니다;;
이 얘기는 진짜 제 엄마께서 겪으신 일이고,
여러분들은 남의 이야기같아 별로 안무서워 보이시겠지만
만약에 여러분들의 어머니께서 이런일을 겪으신다면 정말 세상이 얼마나 무섭겠습니까?
남자들은 여자로 태어나지 않은걸 다행으로 생각해보셔야 될 것같습니다.
요즘 세상이 이리도 무섭다니 ...
한숨만 나올 지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