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물은 있다.[2]

신의뜻대로 작성일 08.05.05 02: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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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때 역시 짬밥의 위력은 대단한지 제 사수중 한분이 저를 제 총이 있는 쪽으로 확 미시더군요 .... 뭐 그결에 얼른 총을 들고는 전방의 숲을 주시하고 있는데 또다시 뭔가가 '파파팍~! '하고 우리가 있는쪽으로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저도 모르게 제 총방아쇠를 당겼고

 

" 땅~!"

 

단발로 놔서 인지.. 딱 한발의 총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총소리에 저도 놀라고 제 사수분들 두분도 놀라시고 같은조는 물론이요.. 새벽에 울려퍼진 한발의 총성에 대대까지 비상걸리고 통문에 모든 써치들이 화악~! 하고 불을뿜고.. * 들은 신나게 울어대더군요..

 

근데 이상한건 그때 제 총기의 상태는.. 분명히 조정간 안전 이였다는겁니다.

 

하여간 그렇게 놀란 우리들은 물론이고 그 숲에서 뛰어나온 '그분' 께서도 상당히 놀라셨으지 그 화려한 써치 조명에 그 당황한듯한 눈으로 저를 보는데..

 

정말 '와... 뭐가 저렇게 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숲에서 뛰어나오신 그분은 다름아닌 멧돼지셨습니다.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않더하고 딱 경운기 앞대가리 만한 멧돼지였는데 총소리에 놀라 급제동을 걸었는지 그분뒤로 그분의 스키드 마크가.. 주욱 나있고 그 당당한체구가 미세하게 떨린걸 저는 봤습니다.

 

그리고는 대치상황.. 저는 물론이요.. 제 사수분들.. 거기에 같이 투입된 모든 조원들이 아무말도 못하고 멧돼지분과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기를 한 수십초.. 총소리에 놀라신게 멋적었는지 멧돼지 분께서 콧김을 훅훅 부시더니 다시 발을 툭툭 차시면서 앞에 있는 흙을 마구 거더내시더군요 코로..

 

그게 후에 알았는데 멧돼지류의 시비거는 방법이랍니다. 뭐.. x팔리셨다 이건데.. 하여간 멧돼지가 갑자기 돌변하니 같이계시던 사수분들도 총을 견착하면서 거의 일촉즉발의 상황이였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우람한 육공소리 .. 바로 총소리에 놀라 급출동하신 5분대기조 분들이셨습니다. 그 소리가 좀 컷는지 멧돼지분은 싸우기를 포기하시고는 총을쏜 저와 저희 소초에 있는 분들의 얼굴을 쓰윽 한번 훑어보시고는 사람소리가 많이나자 뒤도 않돌아보시고는 튀시더군요..

 

하여간 멧돼지가 가시고.. 저는..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선임들의 갈굼은 말할것도 없고 소대장에 선임하사까지 갈구고.. 대가리도 박고.. 줄점호에.. 에효.. 그런데 이런 육체적인것 보다는 그동안 들었던 소문.. 전방경계중에 총쏴서 아무것도 못잡으면 영창간다는.. 그 헛소문이.. 더 저를 괴롭게 했습니다.

 

군대영창 = 빨간줄 => 사회생활 개됨.. 뭐 이정도로 생각하던 때였기에.. 정말 눈앞이 깜깜했죠....  하지만 그거.. 순 백프로 구라더군요.. 총쐈다고 영창은 절대 안갑니다. 초병의 임무가 임무인 만치 영창은 안갑니다. 중대 군기교육으로 끝났습니다. (육공타이어.. 그렇게 무거운지 몰랐습니다. 그거 끄는데... 눈앞이 노래지더군요..)

 

원래는 연대 군기교육이나 사단 군기교육대를 가야 하는건데 그때당시 확실히 모든 초병들이 멧돼지분을 확인했고 그게 초소쪽으로 무슨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달려오던 상황이였다는게 감안되었다고 후에 행보관님이 말씀하시더군요.

 

하여간 그렇게 중대 군기교육이 끝나고 단연 우리중대의 최대 이슈는 바로 멧돼지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이상한게 제가 총을 쏜 초소에 근무한 모든 초소근무자들이 낮에도 그렇고 밤에도 멧돼지로 식별되는 동물을 자주 봤다는것입니다. 거기에 새벽에 맷돼지가 그 특유의 사람 간담이 서늘해 지게 되는 소리로 우는 횟수가 많았더랬습니다.

 

그래서 그 초소에 대한 .. 괴담들이.. 누구의 머리에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끊임없이 중대에 떠돌았더랬죠..

 

그초소에 누가 송화버섯을 키웠다드라..(송화버섯 아시는분들은 아실테지만.. 돼지들 환장을 합니다.), 그 초소에서 죽은 사람이 있고 그사람이 맷돼지가 되서 온거라드라.. 하여간.. 별의별.. 희안한 소문은 다돌았더랬습니다.

 

하여간 그렇게 되니 그 맷돼지 나오는 초소는 밤에 근무서려면 모두 똥씹은 표정이 되어버렸고 그렇게 기피 초소가 되어버리기를 한 2~3주쯤.. 한참 여름이다보니.. 모기며 파리며 정말 많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그 초소 주변에 모기며 파리가 다른 초소에 배를 넘어 정말 엄청나게 많이 날라다니다보니 중대원들 모두 맷돼지초소 라고 부르며 가기를 꺼려했습니다.

 

그러다가 무슨 교육인가 때문에 저는 한번도 못본 선임하사한분(중위였습니다. 무슨 전군 사격대회인가.. 그거 다녀오셨다는..)이 오시게 됬는데 사람참 좋았습니다. 아는것도 많고 거기에 타연대 기간병이였다가 하사달은 병하사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오게 되면서 그 맷돼지의 정체가 들어났습니다. 그놈 알고보니 그 통문의 터줏대감이였더랬습니다. 그 중사님이 병으로 있을때 자기네 알파가 그 통문이였는데 자기때부터 엄청 유명한 놈이라고 새끼일때부터 자기는 봐왔다고 가뭄들거나 겨울이돼서 먹을게 없을때 초소근무자들이 감자.(제길.. 가장 많이 나오는 부식입니다.)며 짬같은거 가져다 줘서 키웠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원래 주면 안됩니다. 주더라도 초소에서 엄청 멀리 떨어진곳에 주어야 하는데 어디사람이라는게 그렇습니까.. 측은하니까 먹을꺼없어서 두리번 거리게 측은하니까 자기들 가진거 던져 주는거죠..)

 

그런데 그런놈이 초소를 향해 돌진했다는 말에

 

" 어? 그래? 그순돌이가? 에이.. 니들이 장난을 쳤겠지 이놈들아"

 

그말에 저는 열심히 항변을 했습니다.

 

" 아닙니다. 절대 장난 친적 없습니다. "

 

제 말에 저랑 같이 근무들어갔던 사수분들도 장난 안쳤다고 증언을 해주셨고 그 중사님은

 

" 어라.. 그놈 사람하고 친해서 가끔 부르면 와서 토닥거려주고 하는놈인데.. 왜그랬지.."

 

하는겁니다. 하여간 그 맷돼지에 대해서 신분이 확인되자 다시 맷돼지 초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는지 유야 무야 일이 없어질때 쯤이였을 겁니다.

 

그때가 제가 일병을 달고나서 얼마 안돼서 후임병을 한다스.. 정말.. 한다스였습니다. 삼주간 4~5일 터울로 3~4명씩 소대에 들어오는데..딱 12명이였습니다. 이것들때문에.. 저는 또다시 잠잠했던 원형탈모증이 다시 도졌고.. 이제 검은색에서 색이 좀 옅어지던 조인트는.. 다시 까만색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머리들이 않좋으셨는지.. ㅠㅠ

 

하여간 그런 후임중에 한놈이 맷돼지 초소에서 근무를 하다가 맷돼지에 들이 받혀버리는 엄청난 사고가 발생하고야 말았던 겁니다.

 

그리고 저는 알았습니다. 맷돼지에 들이받히면 정말 차에 들이받힌것 만큼이나 다친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놈 후송가고 중대장은 맷돼지보면 쏴죽여버리라는 엄청난 명령을 내리시며 화를 삼키셨고 다른 중대원들은 뭔놈의 멧돼지가 미쳐서 사람을 치냐고 맷돼지 올무라도 놔야 하는거 아니냐고  난리도 아니였더랬습니다.

 

하여간 그놈이 후송을 가고 얼마 않있어 새벽근무가 딱 맷돼지 초소가 되었습니다. 제가 총을 쏜것도 새벽이고 후임놈이 그놈한테 들이 받힌것도 새벽이라 긴장을 바짝하고 있었죠.. 거기에 이번에는 제 후임중에 한놈도 같이 근무라 그놈 교육도 시킬겸해서 정말 빠릿빠릿한 정신에 맷돼지에 후임놈이 들이받히고 지급된 개인서치..(이거 좋았습니다. 무슨 파이어 하는 미국제 물건이였는데 꾀 밝은데다가 빛이 쭈욱 뻣어나가서 사물 관찰 하는데는 짱이였습니다. 파란 탐조등마개를 해서 달았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밝기를 유지했었죠..)도 완벽하게 준비를 해놓고 있었기에 그나마 안심이 되었더랬습니다.

 

그렇게 투입되서 한 시간 반정도 지났을까.. 어김없이 '푸다다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맷돼지 분게서 뛰쳐나오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번에는 개인써치로 맷돼지를 비추면서 다시 대치상태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놈 저를 알아보는건지 슬금슬금 제 총구가 있는 방향을 피하더군요.. 왠지 재미 있기도 해서 제가 총구를 이리 왔다 저리갔다 돌리니 그놈도 은근슬쩍 어슬렁거리며 제 총구방향을 피하는겁니다. 참.. 이거 돼지 머리 않좋다고 할께 아니더군요.. 엄청 똑똑한놈이였습니다.

 

그렇게 대치상태가 되고 있는데 제 후임놈.. 아직도 기억합니다. 이병찬이.. 개눔.. 조그마한 놈이 뭔놈의 간이 그렇게 큰지.. 제가 총을 들고 그놈이 개인써치를 들었는데.. 한참을 맷돼지를 비추던놈이 우리 초소에서 우측으로 조금 떠떨어진 곳을 비추더군요..

 

" 야이새꺄~! 똑바로 못비춰~!"

 

" 아.. 최일병님.. 잠시만.."

 

" 왜? "

 

" 저기 안보이십니까? "

 

" 뭐가? 저기 보십쇼 저기.. 저 꺼멓게 "

 

그놈이 개인서치를 비추고 있는 곳을보니 정말 다른곳과 색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땅이보였습니다. 다른곳은 좀 암갈색.. 그정도였다면.. 그곳은 정말 까맣게 보이더군요.. 이상하기는 했지만 급한건 맷돼지였고 맷돼지에 신경이 더쓰인저는..

 

" 야~! * 그게 문제야 ~! 저 맷돼지 새끼 다시 뛰면 어쩌려고 그래 "

 

" 아.. 알겠습니다. "

 

그렇게 다시 맷돼지를 비추었는데 맷돼지놈.. 어슬렁거리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더랬습니다.

 

하여간 그렇게 조금 긴 대치는 맷돼지놈이 총이 무서운건지 자리를 피할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맷돼지와의 한판승부에 득점을 한 우리는 교대가 와서 맷돼지놈이 왔었으니 조심하라는 말과함께 막사로 돌아가면서 이병찬이에게 왜 아까 서치를 딴데 비쳤냐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 그놈하는말이..

 

 

3부에 .. 졸리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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