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일입니다.
상당히 오래전의 일이지만, 그 때 경험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패키지로 유럽여행을 가던 때였습니다. 그 패키지여행 관광객은 저랑 대부분 1~2살차이나는 거의 동갑내기
친구들이었습니다(유럽문화 체험 이런 패키지였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낯선 친구들과 유럽에서 서로 많이 친해지면서
우리는 숙소(당시 2명씩 한방에서 묶었습니다)에서 야밤에 서로 각자 다른 방에 들락날락하며 장난도 치며 호텔에서
틀어주는 이상한채널(네, 저는 이때부터 성인영상을 보게되었습니다)도 같이 사이좋게 시청하며 재미나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 독일관광을 마치고 어느 시외 허름한 호텔에서 묶을때였습니다(도시는 기억이 안납니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밤10시정도에 제 룸메이트와 조용히 우리방을 나와 다른 친구방으로 들어갔습니다(가이드에게 걸리면 무진장 혼났기 때문에). 서로 한시간가량 신나게 배게싸움을 하고 얘기하면서 놀다가, 친구들이 이제 좀 졸음이 오는지, 이불덮으면서
잠을 청했습니다. 나와 내 룸메이트는 아쉬운 마음에 그냥 친구방에서 같이 자기로 했고, 그 방에서 모두 네명이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잠을 청하려고 눈을 감고 있는데, 어디서 남자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한 수십명의 목소리가 같은 멜로디로 '베들렘..베들렘..베들렘" 합창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처음에 무섭기보다도 신기해서 옆에서 자려고 하는 친구녀석에게 '왠 이상한 합창소리지?' 라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녀석은 아무소리도 안들린다며 얼른 잠이나 자라는 겁니다. 갑자기 저는 오싹해져서 옆 침대에서 자고 있는 친구 두 녀석에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친구들 역시 무슨소리가 나냐며 쫄아있는 제 모습을 놀리기만했습니다. 그 합창소리는 계속 귓가에서 맴돌았고, 저는 그소리가 어디서 나는건지 유심히 귀를 기울여봤습니다. 그 소리는 분명히 호텔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호텔 밖 가까운 근처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창문을 열어서 소리의 근원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너무 무서운 마음에 그냥 이불 뒤집어쓰고 혼자 열심히 잠을 청했습니다.
제가 잠이 드는 순간까지도 똑같은 멜로디로 지침없이 합창소리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나는 아침먹으면서 다른 친구들에게 제 기이한 경험을 이야기해줬고, 친구들은 못믿겠다는 듯이 '니가 잘못들은거야'라며 놀려댔습니다. 가이드분한테도 말씀드렸는데 그 분도 제가 착각한거라며, 그냥 제 기이한 경험담을 일축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 '이상하다, 너무나 생생한 소리였는데' 중얼중얼 생각하며 다음 여행목적지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호텔정문을 나서는데, 저는 그때 제가 들은 소리가 헛소리가 아니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호텔 정문 바로 앞에 조그만 공원만한 숲이 있었는데, 그 숲에 수십개 정도의 공동묘지 묘비가 있었던 겁니다. 저는 그 순간 무섭기보다도 내가 잘못들은 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에 더 안도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이후부터 귀신이 있다는 것을 믿게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