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일입니다.
2001년 가을이었고 저는 양구에 모 사단 직할대에서 병장쯤 되었을 때였습니다.
마침 새벽 위병소 근무(2-4시 사이)를 나갔었고 서늘한 가을 날씨에 춥지도 덥지도 않지만(약간 쌀쌀함?)
선선한 새벽이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양구의 새벽은 너무나도 고요하고 위병소 라이트 근처를 배회하는 새벽이슬이 주는 느낌은
어떻게 표현하기도 힘들군요! 군생활이 아니면 느낄 수 없을 듯 합니다.
그런데 그 날 근무는 너무도 이상하게 주변 농가의 가축들 특히 소와 개 심지어 닭 조차도 너무 심하게
울며 짖어 대는 것이었습니다.
약 2년 안되는 근무 동안 소와 개 닭들이 * 듯이 근무시간 내내 우는 것은 처음이었죠!
너무나도 슬프고 애처롭게..... 혹은 절규 하는 듯한 그런 울음이었습니다.
그렇게 근무 시간이 끝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지요!
기상 후 아침 점호를 마치고 담배 한 대 충전 후 내무실로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모두들 tv 앞에 모여 있었고 한 달 고참이 저도 어서와서 보라는 식으로 부릅니다.
tv에선 높은 빌딩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었고 그 날이 9.11 테러의 날이었지요!
사실 그 뉴스만으로도 큰 충격이었습니다만 잠시 후 제가 근무를 섰던 시간 대와 테러가 일어난 시간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가축들의 울음소리가 이 참사를 슬퍼하는 울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후 다시는 그러한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은 보지 못 했고
저는 그날의 일을 통해 우리가 모르는 동물들의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혹시 양구 남면(저희 부대랑 맞 닿아 있었던)에 있는 모 보병 연대에 근무를 하면서 같은 생각을 해보신 분은 없을런지요?
31연대였나? 기억이 잘 안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