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괴담

cry4you 작성일 09.05.16 22: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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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택시수가 대략 7만대.

그중에 같은 기사를 다시 만나는 건 꽤나 우연입니다.

지난주와 지지난주에 우연히도 두번.. 그것도 둘 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소로 가게 되는

인연의 택시기사아저씨의 경험담입니다.

재회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악수도 나눴지요... ㅎㅎㅎ

그 택시기사님의 실제 경험담이랍니다.

 

때는 1992년 7월경...

합승이 당연하던 그때.. 4명을 가득 승선시키고 유유히 도심을 항해하는 드라이버의 로망~
카풀택시~

아저씨 역시 그날.. 밤 12시가 넘어서 종로에서 4명의 승객을 태우고 강남으로 가는 길이었답니다.

 

남자3, 여자1로 구성된 택시팀은 전부 일행이 아니었으며 여자를 제외한

나머지 남정네는 전부 술에 취해 잠을 잤답니다.

조수석에 남자 한명, 뒷좌석에 남 녀 남... 이렇게 앉았다지요.

 

첫하자 승객인 조수석의 아저씨를 서초동에 내리기 위해 처음으로 차문이 열렸을 때...

뒤의 여자승객이 갑자기 내지르는 비명소리에 자던 사람은 깨고...

기사아저씨는 눈이 동그래지고...

(그때의 비명소리는 아저씨 인생에 있어서 가장 리얼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끄아아아아아악~~~!!!!"

 

대체 무신 일인고... 하고 뒤를 돌아보니...

뒷좌석 가운데에 앉아 있던 여자승객의 왼쪽에 있어야 할 남자가 없어졌답니다.

차는 서초동까지 한 번도 문이 열린 적이 없었고 여자승객은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양옆의 남자들 때문에 잠도 안자고 있었답니다. (룸미러로 몇 번 확인을 하셨다죠.)

 

또한 오른쪽도 아닌 왼쪽에 있는 사람이 없어졌고...

문이 열리는 걸 적어도 기사아저씨가 모를리가 없는 상황이니 이건 뭐...

뭔가 홀린듯한 기분이라고 밖에 말을 할 수가 없는 셈이죠.

 

뭔가를 과학적으로... 혹은 정신적인 느슨함으로 위안하고 합리화하고 싶어도

택시에 탄 모든 이가 그 없어진 이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상... 불가능한 일이었던 겁니다.

 

여자승객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른쪽의 아저씨보고 제발 빨리 좀 비키라고

발악하며 요금도 내지 않고 도주했고 오른쪽의 아저씨와 조수석의 아저씨는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그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답니다.

 

결국 혼자 남은 기사아저씨...

 

아무리 합리화를 하려고 해도 부질없는 짓임을 알았고

자신의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바라보며 정신이 아득해지더랩니다.

 

가장 그 아저씨가 무서웠던 건... 다른 승객들의 얼굴과 복장 특징이 기억나는데

없어진 그사람의 것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데요.

 

그날은 입금액을 못 채우더라도 도저히 일을 못할거라 판단한 아저씨는

그대로 교대하고 집으로 가셨답니다.

 

십수년이 지나고서도 그때를 생각하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 든다고..

표정이 약간 굳은 듯한 기사아저씨의 얼굴이 생각나네요.

 

- 루리웹 Jiuni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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