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작업장

tomie0 작성일 09.06.01 21: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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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다. 어둡고 답답하지만 배가 고프거나 춥거나 아프지는 않다.

편안하고 따뜻하다. 이 안은 굉장히 따뜻한 곳이다. 바깥은 굉장히 춥고 시끄럽다.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나가야만 한다. 그것은 하늘이 인간에게 준 섭리이다.

... 나왔다. 나온다. 내몸이 나온다. 순간 굉장한 추위가 엄습했다. 평온을 되찾기도 전에 누군가

나의 등과 엉덩이를 폭행한다.. 그 거대한 손으로 말이다.. 난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나도모르게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웃엇다. 빌어먹을 놈... 언젠간 복수하고 말테다..

이렇게 나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원수가 하나 생겼다. 그후 몇년이 지나갔다...

처음 그 어두운 공간에 갇혀 있을때 마비되었던 신체기관들이 활성화 되기 시작한다.. 부단한 노력끝에 나는

걸을수가 있게 되었다. 처음 갇혀있을때 있었던 언어장애와 손발의 장애가 점점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 좁은 공간에 찌부러져 있던 내 몸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내가 거주하는곳에 같이 사는 여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시중을 들었기에 내가 굶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장애가 남아있던 나는 대소변을 조절

하기가 매우 힘들었고, 그 여자는 내가 대소변의 조절을 실패하였을 때마다 날 핍박하곤 했다. 난 순간 서러웠지만,

평소에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던 그 모습을 보아서 참기로 하였다. 때때로 우리집에 어떤 남자가 들어오기도 한다.

그는 주로 내가 일찍 기상하거나, 늦게 취침할때 얼굴을 보이곤 했다. 그리고 피곤한 상태의 나를 괴롭히곤 한다.

그의 냄새는 내가 그를 꺼리게 만든다... 앞으로 그가 오면 자는척 해야겠다.

평소와 같은 편안한 나날을 보내는중 어느날 여자가 갑자기 이상한 옷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색은 대체적으로 노랑색인 괴이한 제복이었다. 그리곤 다짜고짜 나에게 그 괴이한 제복을 입히기 시작했다.

난 안간힘을 써 반항하려 했지만 그녀의 거친 손길을 막을수는 없었다. 결국 그 이상한 옷을 입고야 말았다.

강제로 옷을 입히더니 그것도 모자라 고무제질로 된 무거운 가방까지 등에 달아 놓았다. 그리곤 나를 밖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와보니 요란한 시동소리와 함께 인력수송차량으로 보이는 것이 있었고, 그 차량의 색은

내가 입고있는 괴이한 제복의 색과 대체로 같았다. 아무래도 그녀가 날 어떤 집단에 보내려는 듯 했다.

결국 난 그 차량에 억지로 탑승하게 되었다. 그 차에 탑승하니 나와 똑같은 이 괴이한 복장의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듯 했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 같았다.

그 여자가 그 집단으로 나를 보내는가 보다.. 그래도 그동안 친절하게 먹을것을 주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제 이자들과 함께 지내야 하는것인가.. 곧 차가 출발했고, 묵묵히 앉아있던 운전자는 갑자기 괴이한 노래를 틀기

시작했다. 그 음악은 분명 괴이했다.. 갑자기 나와 같은 제복을 입은 이들이 세뇌된듯 이 노래를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난 이 낯설은 분위기가 적응이 안되어 갑자기 서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립다..

노래를 따라부르는 그들이 마음에 들었는지 운전자는 다소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노래의 볼륨을 더욱 높이기 시작했다.

그의 미소는 나를 소름기치게 만들었다. 이 괴집단을 싣고 차량은 어떤 건물 앞에 도착하였다.

이 건물 색조차 제복색과 동일한것으로 보아 이 집단은 굉장히 단합이 잘 되어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건물 앞에 도착하자, 운전자는 그 괴이한 노래를 끄고 차량의 커다란 문을 열기 시작했다.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내 주위에 있던 그들이 *듯이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그들은 단단히 세뇌된듯 싶었다.

이 차량에 더이상 앉아있고 싶지 않은 차를 내려 날뛰는 그들을 따라, 그들을 거느리는 운전자를 따라서 걷기 시작했다.

운전자는 아직도 소름끼치는 미소를 얼굴 가득히 머금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기 싫었던 나는 걸음을 재촉하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 역시 예상했던 대로 제복의 색과 동일한 색이 많이 눈에 띄었다. 같은 차에 있던

그들은 몇몇 관리자에 의해 각기 다른 방으로 사라졌다. 그리고는 곧 나의 관리자인듯한 여자가 나 역시 방으로 안내했다.

방으로 들어가니 나와 같은 제복을 입은 이들이 방안 가득히 앉아 웅성거리고 들 있었다. 그들은 남자와 여자가 섞여

분별없이 떠들어대고 있었다. 난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았던 차라 조용히 빈자리를 찾아 걸어가려는 찰나,

그 관리인 여자가 나를 앞으로 끌어내며 떠들고 있는 이들에게 나를 소개하기 시작했고, 곧 그녀는 나에게 그들에게

인사하라고 강요하기 시작했다. 난 그녀의 강요에 못이겨 간단히 인사한 후 조용히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주위에 있던 이들이 나에게 다가와 이 괴집단에 몸담게 된것을 환영했다.

내가 소개된 이후로 원래 소란스럽던 분위기가 증폭되기 시작했고, 곧 관리자인 그녀가 떠드는 이들을 진압하기 시작했다.

곧 그 행동은 효과를 발휘했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그녀는 곧 모든 이들에게 특정한 지시를 내린 후 나를 밖으로 끌어냈다.

그리곤, 건물 이곳 저곳을 소개하며, 주의사항이나 금기시되는 사항들을 알려주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귀뜀을 해주는

것을 보니 그녀는 나쁜사람이 아닌가보다. 그렇게 그녀의 충고를 받은 후 다시 방으로 돌아와 자연스레 동료들과 합류했다.

그들은 관리자인 그녀가 내주었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고, 그녀는 나에게도 특정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녀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었고, 그녀는 내가 해낸 업적이 크게 만족스러운지 날 크게 칭찬하며

날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나를 본받을것을 강요했다. 그들 중 몇몇은 나를 향해 감탄의 눈빛을 보내는 한편,

그 몇몇을 제외한 이들은 날 시기하는듯 했다. 그리고 작업의 성과가 좋지 않은 이들은 다음에 더 열심히 할것을

다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관리자인 그녀는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를 위로했다. 여기서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는데,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 다 그녀의 마음에 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틈틈히 먹을것을 주곤 했다.

먹을것을 주는 그 순간만큼은 그녀가 그렇게 자애로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의 리더쉽에 끌려 정신없이

그녀가 시키는 작업을 수행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러가버렸다.그러던 도중 그녀가 갑자기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외친 후

사람들을 거느리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각각 다른 차량에 탑승시키기 시작했다. 아까 아침에 보았던 차량이다.

그리고 내가 차량에 탑승했을때, 낯익은 얼굴의 운전자를 보았고, 그는 꾸준히 사람들을 차량에 우겨넣고 있었다.

그리고 그 큰 문을 닫은 후 출발했다. 아까 그 괴이한 노래와 함께 말이다. 그들은 또 신들린 듯 노래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이번엔 또 어디로 나를 데려가는 것일까? 지금 나는 굉장히 피곤했고, 지쳐있었다. 차가 한참을 가다가 멈추어섰다.

그리고 곧 문이 열리며 어떤 여자가 서있는 것이 보였고, 곧 그여자는 차안에 있는 이들중 한명을 지목해 끌어냈다.

그리고 문이 닫혔다. 곧 차가 출발했고, 같은 방법으로 그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기 시작했고, 곧 나 혼자만 남게 되었다.

긴 침묵이 계속 되었다. 순간 차가 정지했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는 시간이 매우 길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곧 문이 열렸다. 문이 열렸을때 나는 매우 낯익은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녀다.. 몇년간 나를 보살펴주고 꼬박꼬박 밥을 주었던 그녀... 드디어 그녀에게 돌아온 것이다..

그녀가 그리웠기에 단숨에 달려가 그녀의 품에 안겼다. 눈물흘리는 나를 그녀는 묵묵히 다독거리며,

나즈막히 속삭였다.

"유치원은 잘 다녀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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