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때 일입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 공포감은 다르겠지만, 제 공포감은 극에 달했었다는 것을 염두해 두시길 바랍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5월경이었습니다. 낮에는 덥고 저녁은 선선한 그정도? 제가 83년생이니까 한 15년전이네요 벌써.
여느때와 다름없이 저는 창문을 열고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과제를 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갑자기!!!!!
창문 밖에서
"흐..흐흐흑....흐흐흐흑....흐흐흐흐흑"
머리털이 쭈뼛 설 수 밖에 없는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공포심이 극도로 치솟아 오른 순간!
그 소리는 멎게 되었습니다.
그 소리는 무엇일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없어져 버렸기에 누가 울다가 들어갔나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그 소리는 뭔가 이질감이 가득 담긴 소리였기에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또 한참을 있는데....
"흐...흐흑..흐흑"
또 흐느낌이 시작되었고, 어리지만 당찼던 저는 궁금해서 창문 밖에 내다보게 되었습니다.
아, 저는 충북 단양군의 한 주택에 살고 있었고, 소리는 지하 창고쯤에서 나는 듯 보였습니다.
소리의 공명이 지하실같았으니까요.
물론, 창밖에 내다보면 아무것도 없지만..
왜 그런 느낌이 있잖아요.
소리가 점점 다가온다는 느낌!!!!!!!!!!!
저는 너무 무서워서 문을 닫고, 이어폰을 끼우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때는 MP3이런거 없었고 CD랑 테이프가 함께 달려있는 포터블 플레이어라고 하죠?
흑인들이 어께애 매고 다니면서 듣는... ㅋㅋㅋㅋ
그것에 이어폰을 꽃고 볼륨을 올렸습니다.
아..그러나...
정말 무서운 것은 없어진 줄 알았떤 공포감이 다시 나타날 때 입니다.
아시다 시피 노래와 노래 사이엔 간격이 있습니다.
바로 그 무음에 저는 볼륨을 아무리 키워도 무방비 상태가 되는거죠.
그리고 그 무음 간격에는 여지없이 제 귀로 흘러들어오는 바깥의 여자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때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제가 뭘 막아도 막을 수 없다는 그 절망감????????
그래서 저는 건넌방에 계시던 엄마한테 이 상황을 설명했지만
물론 잘 믿으시질 않으셨죠.
희한하게도 어머니를 제 방에 모시고 오자 소리가 안들렸습니다.
저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죠.
그러나 어머니가 방을 떠나려는 찰나....
"흐...흐흐흐그....흑흑흑...."
또 울음소리가 시작되었고 어머님도 뭔가 낌새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인지 한번 밖을 나가보자고 하셨고 (당신 딴에는 누가 숨어있는 줄 알고..)
저는 극구 말렸지만 결국 어머니는 나가셨습니다.
어머니는 나가시고...울음소리는 나고....
그 짧은 몇분이 제 어린 시절의 가장 큰 공포였던것같습니다.
그러나 울음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저는 어머니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두 눈 딱 감고 밖으로 나가 어머니가 있는 지하창고 문 앞으로 갔습니다.
물론 어머니께서도 그 당시 상당히 무서워 하셨습니다...마침 아버지도 안계셨고 해서....
그리고 가장 놀란 점은 지하창고는 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 철문을 설치해놓은 형식이고,
일반적인 화장실 크기정도되는데,
빗장과 자물쇠까지 잠겨져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걸 열고 들어가서 밖에서 잠궜다는 소립니까?????
사실 지하실이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었지만 '그곳'이라는 확신이 강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그 문을 끝내 열어보지 못하고 올라가게 된 계기가 생겼습니다.
문 앞에서 고민하던 찰나..
"히히히히............."
귀를 찌를 듯 한 그 웃음 소리.
우리 모자는 약속이나 한 듯이 집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해 주신 말씀이 더 저에겐 가슴아팠습니다.
"XX야... 얼른 창문 꼭 닫고 자자..엄마가 귀 막아줄게..... "
거의 우시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엄마가 영원히 저를 지켜주지 못하는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어쩌면 더 말을 잘듣게 된 계기였습니다)
어린 나이에 아빠 엄마는 뭐든지 해주실 수 있는 분이라고 여겼는데
공포 앞에서 저를 지켜줄 수 있는 건 (물론 당신께서 정말 노력하시지만) 그저 귀를 막아주는 일 밖에...
어쩌면 믿었던 부모님이 당황하시니까 제가 거의 패닉상태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티브이를 크게 틀고 비디오를 보며 밤을 샜습니다.
저는 엄마 품에 안겨 그래도 편하게 잠 들었는데, 평소에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잠을 깨시는 어머님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그러나 저는 잠 들면서도 귀신생각을 해서 그런지 꿈에 계속 귀신이 나와서
땀을 흘리며 꺠어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해가 밝았고 어느새 부터인가 모르게 정체모를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그래도 밖을 나갈 생각을 못하다가, 밤새 사건수사로 녹초가 되신 경찰관이신 아버지가 들어오셨습니다.
저희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전에 아버지에게 계단 밑 창고를 열어볼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검도 등 호신용도구를 준비하셨고 천천히 문을 열었습니다.
문은 삐그덕 소리와 함께 아주 녹이 슨 채로 힘겹게 열렸습니다.
(그때도 이랬는데, 과연 누가 그 전에 열고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물론 창문도 없습니다.)
전등을 켜자 물론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사람이 있었던 흔적도 없었고요.
아버지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도 저희 모자는 한 밤중에 곡소리를 듣게 되면 당시의 기억 때문에 머리털이 쭈볏 서곤 합니다.
지하창고에서 울고 있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누가 한밤중에 남의 집 정원 주변에서 울고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