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피 벙커

늙은왕자님 작성일 09.07.08 0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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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여태눈팅만하면서 로긴하사가됐는데 최근백수인지라 무서운글터 글을 보면서 시간을 떼우는중에

 

문뜩 제가 겪은 실화가 떠올라서 끄적여봅니다.. ㅋㅋ

 

바야흐로 2007년 1월에  102보충대로 친구와 손잡고 동반입대를 했죠.(전역한지 7개월정도;;)

 

이런저런 훈련받구 자대를 강원도 인제 원통에 있는 12사단으루 갔습니다.. 동반입대라 당연 주특기는 1111 땅개죠-_-;

 

별루 알아주지도 않는 사단이지만 꼴에 최전방부대라서 지오피를 간다더군요 ..

 

1년정도 폐바생활끝에 상병밥이 되어서야 지오피투입행군을 하고 소초에 도착 ... 전방에서 근무하신분들이라면 다들

 

아시다시피 투입전에 선발대를 뽑아서 적응하는 기간이 있는데 .. 지오피막사안은 시설이 참 좋더군요 이층침대에

 

비대까지 있으니 무엇보다도 전체인원이 소대원이 전부이다보니 짬밥도 취사병능력껏~ 급이다른 짬밥을 먹었죠.

 

그래서 투입행군은 머같았지만 낙원에 온것처럼 마음이 들떳습니다.

 

지오피는 훈련이없지만 한달에 한두번 비상상태에 대한 대비훈련을 했었죠.

 

지오피에 와서 첨으루 하는 준비태세 때 사수,부사수 1조로 짜서 각각 경계할 초소를 불러주는 간부...

 

1초소 개똥이 소똥이 2초소 구준표 금잔디 이러는 찰나 갑자기 벙커 ....

 

유일하게 저만 사수중에 벙커에 들어가는겁니다.. 그런데 같이 가는 부사수 표정이 똥씹은표정이더라구요..

 

저는 부사수를 데리고 앞장서서 벙커로 갔습니다 다른곳과는 다르게 키만큼 우거진 갈대숲에 스산한 기운이 도는

 

커다란 소나무가 떡하니 있고 소나무옆엔 무언가비석을 세웠다가 비석아랫부분만 남은듯한게 있더군요.

 

그리고 하지라 저녁인데도 낮처럼환한데 벙커안은 한치앞도 안보이게 어두웠습니다.

 

아직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보자마자 들어갈까말까 고민이 될정도로 음산하더라구요 (전 귀신을 믿지않는데도요;;)

 

하지만 부사수가 뒤에있는데 꾸물거리며 가오상할까봐 고민0.5초만에 냉큼 들어가려는 순간

 

부사수가 늙은상병님 거기가 아닙니다 하면서 위쪽을 가리키더군요

 

벙커위를 보니 임시로 지어진 초소가 하나있는겁니다.. 속으로 다행이다 안도의한숨을 내쉬고는 얼른올라가서 경계를

 

섰습니다.

 

그런데 경계를 서는동안 부사수가 표정이 굳어서 아무말도없고 (심심해죽겄는데) 땀은 삐질삐질흘리는겁니다

 

나:아놔 왜이러케 시간이 안갈까? 야 넌 어디 아파? 왜그러케 땀을 흘려? 심심한데 잼있는애기나 해봐!!

 

부사수: ......

 

부사수가 *건지 말을해도 넋나간듯이 가만히 있는겁니다... 순간 고참말생까는건가 싶어 욱해서 성질을 내니

 

부사수 하는 말이...

 

부사수:늙은 상병님.. 제가 소초투입전에 선발대로 왔을때 전에 있던 아저씨들한테 들었는데 여기 이 벙커에 귀신이

 

나온데요. 벙커에서 예전에 사수,부사수가 수류탄으루 동반자살을 해서 바로 옆에 십자가 비석을 세웠는데 그이후로

 

지나가는 병사들마다 십자가위에 귀신이 서있는걸 봐서(심지어 그당시 연대장도 봤답니다.) 연대장이 십자가를 없애도록

 

지시했고 병사들이 벙커에 들어가는걸 꺼려해서 임시로 벙커위에 초소를 지었답니다...

 

그러니 좀 전에 봤던 돌로된 밑둥이 십자가 비석이었던겁니다..

 

아 ㅅㅂ 그말을 듣는순간 왜그리 심장이 떨리는지 어쩐지 소대원들이 투입초소 부를떄 나보고 쓴웃음을 짓던데

 

다 이유가 있었던것입니다. 경계가 끝나고 소초로복귀해서 행여나 구라겠지 했거든 부소대장이 실화라고하네요.. 제길;;

 

그후로 후반야(야간근무 밤12시~해뜰떄까지)근무를하게됬는데 지오피는 야간이되면 주어진섹터 안에서

 

밀조이동이라고 해서 초소를 이동하면서 근무를 서게되있습니다. 밀조이동을해서 경계의공백을 메꾸겠다는의미죠..

 

밀조이동을 하다보면 어쩔수없이 한두번은 지나치게되는 그 벙커;; 주변선임이나 후임들은 벙커를지나다

 

거기서 귀신을 봤다는둥 떠들어되지만 그애기랑 기분탓일꺼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었는데 어느날이었습니다.

 

밀조이동을 하다가 저멀리서 빨간불빛 하나가 보입니다. 궁금한나머지 pvs-7(야투경)으루 봤더니 그 벙커 구멍에서 불빛이

 

나고있는겁니다..-_-; 아 밀조이동할려면 저기를 들려야하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거 상황실에 뻥을치고

 

밀조했다고할까.; 수십번맘으로 고민했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하더군요 조마조마하면 벙커를 향해가는데 10미터전방쯤

 

빨간불이 사라집니다. 다행이다싶어 얼른 지나쳐갈려했죠(차마 벙커안은 못들어가겠음)

 

그순간 따르릉따르릉~ 312(일명 *라고 하죠 전화기같은거)가 벙커위임시초소에서 울리는겁니다.. 초소마다 인터폰이나 312가

 

비치되어있지만 특히 312울리는 소리는 밤에 들으면 깜짝깜짝 놀랍니다. 쫄면서 가고있는데 312가 울리는 머리카락이

 

쭈뼛하고 섰죠...

 

아  ㅅㅂ 깜짝 놀랬네 하면서 놀란맘 추스리고 가려던 순간 정말 오싹한겁니다.

 

임시초소 312는 어디에도 연결이 안되있어서... 절대 울리수가 없다는겁니다. 그 생각이 떠오르고 나서 부사수와 눈이 마주친

 

순간 부사수와 저는 한마디말도없이 전력질주를해서 밀조를했지요....부사는 유탄수라 탄통을 들고다녔는데 순간놀라 탄통을

 

거기두고왔는데 마침 중대장이 순찰 돌다가 나이스타이밍으로 걸려서 둘다 영창을 갈뻔했죠.. ㅋ

 

하지만 경험담을 간부들한테 말해도 아무도 믿질않더군요. 결국 부사수와 저의 추억으로만 남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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