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대배치 받고 2~3개월정도 지났을때의 일이요.
때는 정말 추운 한겨울 새벽 2~4시 근무를 설때였소.
같이 근무 들어갔던 사수는 옆에 앉아 졸고 있었고
나는 졸린눈 부릅뜨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소.
시계를 보니 3시 45분정도 되었더군...
저 멀리서 교대 근무자들과 인솔자가 100m정도 앞에 있는
초소에서 교대를 하려고 서있는게 희미하게 보이길래
나는 급히 사수를 깨웠소.
"XXX 상병님, 인솔자 오고있습니다."
사수와 나는 멍하니 희미하게 보이는 교대 근무자들과
인솔자를 바라보며 교대 할 준비를 하는데...
이것들이 갑자기 뒤로 홱 돌더니 반대쪽으로 향하며
어둠속으로 스윽 미끄러지며 사라지는게 아니겠소.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사수와 둘이서
'쟤네 뭐지.. 쟤네 뭐야..'
이 말만 되풀이 하고 있었소.
어이가 없기도 하고 둘이서 멍하니 그곳만을 바라보는데
그쪽에서 검은물체 하나가 우리쪽으로 전력질주를 하며 뛰어오는거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수와 나는 뛰어오는 물체쪽으로 총구를 겨누었고...
그 검은물체는 탄약고 뒤쪽으로 스르륵 미끄러져 들어가더이다.
사수는 앞 초소에 누구 이쪽으로 뛰어오는거 못봤냐...
방금 너희들 교대한거 아니었냐고 물어보니 앞 초소놈들...
'뭔 개소리냐.. 이 새벽에 누가 여길 뛰어다니냐.. 잠이 덜 깨서 헛것 본것 아니냐..'
사수와 나는 둘이서 또 멍............
조금 있으니 앞초소에 교대 근무자들과 인솔자가 또 희미하게 보였고
교대 마치고 우리쪽으로 오고 있었소.
교대를 하며 인솔자에게
'혹시 아까 앞 초소 교대하고 반대로 돌아가지 않았느냐'
물었더니 금시초문이라는...
휴..... 사수와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은채 철수하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소...
지금까지 군대에서 겪은 이야기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