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재주가 없어서 읽을만한 꺼리가 될 지 모르겠습니만,
제가 겪은 기이하고 무서웠던 일화 몇 가지 소개 해 볼까 합니다.
15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그간 지인 몇 몇에게 들려준 것 외에
포털이라던가 블러그 등등에 소개 해 본적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완벽한 눈팅족이었으므로.
평소에 예지몽을 자주 꾼다거나 그런 쪽에 특별히 능력이 있다거나 하는 사람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그냥 무시하기에는 무언가 꺼림직한 예지몽을 손가락에 꼽을 정도는 꾼 것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정확했고 정확했던 만큼 '예지몽이었구나' 라고 인식함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오금이 저릴만큼 얼어 붙었던 이야기를 들려 드릴께요.
94년도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였습니다.
당시 저는 집에서 나와 자취를 하고 있었고요
특별히 술 맛은 몰랐지만 어울림이 좋다랄까 아니면 청소년에서 성인이 된 유치한 우월감 혹은 해방감 이랄까
여튼 술을 거의 매일 마시다시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언제나 궁핍햇던 시절이라 주로 선배들에게 많이 얻어 먹거나 외상해서 먹고
막차는 주로 자취하는 친구 집에서 기절할때까지 마시다 술 병 들과 뒹굴며 잠들기 일쑤였던.. 상상이 가실런지.
그날도 비슷했습니다만 술은 적당히 마신 상태였고
친구 한 명과 제가 자취하는 집에서 입가심으로 맥주 한 잔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꿈에서 운전 연습을 하기 위해 친구에게 빌린 프라이드를 몰고 선배 두 명과 여자친구 이렇게
넷이서 용인으로 낚시를 갔습니다.
용인의 저수지에 도착하니 아직 해가 안떠서 어두웠지만 안개가 자욱하고 느껴지더군요
낚시대를 피고 짐을 풀고 있는데 무엇인가 잊어버리고 집에 놓고 와버렸네요
15년이나 지난 꿈이어서 그런지 잊어버리고 온 물건이 무엇인지 지금은 기억이 안납니다만
다시 가지러가야 할 만큼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선배와 둘이서 그것을 가지러 서울까지 다시 돌아갔으니까요
꿈의 내용이 지금까지도 대부분 생생하게 기억되는 반면 그 물건만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하여튼 서울에 도착해서 한강의 다리를 건너기 위해 늘 다니던 성수대교 쪽으로 진입 하려는 데 선배가
성수대교가 너무 많이 막힌다며 좀 멀더라도 동호대교로 돌아가자고 그러는겁니다
그래서 동호대교 쪽으로 방향을 틀고 다리에 진입 해서 북단쪽으로 가는데 오른쪽으로 멀리 성수대교가 보이네요
그런데 이상한게 성수대교 남단쪽 다리 상판이 칼로 잘린듯 정확하게 직사각형으로 잘려서 밑에 떨어져 있더군요
그래도 꿈속에서는 뭐 그런가보다 하는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잠이 깼고요 시계를 보니 7시 10분 정도 였고 친구는 냉장고 문을 열고 물을 꺼내고 있더군요
깨서 생각해 보니 꿈속에서의 느낌과 달리 꿈이 너무 생생한 것이 꺼림직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에게 '야, 나 성수대교 잘려진 꿈 꿨다' 라고 짧게 한 마디 했고
친구는 그래서 뭐 라는 식으로 시큰둥 대답 하고 그러고 말았는데요
텔레비젼을 키고 술병을 치우며 라면을 끓여 먹을까 나가서 사먹을까 그러고 있는데 텔레비젼에
성수대교가 붕괴됐다고 속보가 뜨네요
순간 저랑 친구는 만화에서 보면 사람이 얼음이 되서 깨지는 그런 장면처럼 되버렸고
저는 음습하게 무서운 기운에 심장까지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러고 있다 친구가 저한테 믿기지 않는듯 아니 애써 믿지 않으려는듯이 더 적당한것 같은데
'너 성수대교 무너진 꿈 얘기 텔레비젼에서 속보 나오고서 나한테 했지? '
이렇게 묻더군요
막상 이런 신기한 일이 일어나니 애써 못믿겠다는 느낌이 들었나봅니다. 저도 그랬고요
하여간 이런 꿈도 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도 꿨으니 다른 사람도 분명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