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이 급하게 흔드는 바램에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반사적으로 눈이 띄여졌고 시선은 정면을 향해 뚫어져라 응시했죠.
“뭐...모꼬?”
차안과 차 주위는 완전 껌껌한 상태였고 방금 눈을 뜬 저는 아직
어둠에 눈에 안익었죠.
녀석이 갑자기 오른손으로 제 머리통을 휘어 잡더니 왼쪽으로
돌립니다. 그니까 제가 조수석에 앉아 있었으니 운전자쪽으로 말이죠.
순간 제눈에 먼가 어렴풋이 먼가가.. 보입니다.
가만히 보니...먼가 사람형체인것도 같고...
왜 껌껌한 오밤중에 그래도 눈에 들어오냐 하면 그 물체가 바람에
펄럭이는데 색상이 흰색계열이라 그래도 눈에 들어온 거였습니다.
“머,,머지? 저게”
“글,,,글세 나도 갑자기 봐서.. 모 갔노?”
전 가만히 창밖을 통해 들여다 보고 있자니 일단 크게 움직이지는
않는것 같았습니다. 가을 바람에 치맛자락 휘날리듯이 펄럭임은
느껴 지는데 말이죠..
“야. 확인해 보러 가자..”
“응? 안 무섭나?”
“야. 뭐가 무섭다고 캐삿노? 그냥 가 보는 거지”
심군은 의외로 담담합니다. 녀석이 시동을 걸고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확실히 전조등이 쫙 깔리니까 그 하얀 물체가 확연히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라?”
먼지 몰라도 도망도 안가더군요..
차안에는 심군이랑 저랑 침넘어 가는 소리뿐이었죠..
서서히 차량이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물체를 구분할 거리까지 다가갈때였습니다.
확 하고 바람이 부는것이 차안에서도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그 순간 펄럭 하면서 그 하얀물체가 허공으로 쭉 솟구치더군요.
심군이 너무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차는 심하게 출렁거리며 제동을 했고 전 머리를 숙여서 그 물체를
계속 처다 보았죠. 이게 허공에서 아주 불규칙 바운드를 해대는것 같더니
주차장 너머의 어둠속으로 빨려 들듯이 쓱 사라지는 겁니다.
그때... 아주 찰라 지간이었지만.. 제 눈에 들어 온것은 이게 사람은 아니다
라는 확신이 섰었죠..
“야.. 저거 비닐하우스 비닐 같은데?”
네. 제가 순간 본것은 마치 비닐이 바람에 펄럭인것 처럼 보였거든요..
“비닐? 얌마 비닐은 투명해서 어둠속에서는 저렇게 선명하게 안보여
비닐하우스 한두번 봤냐?“
녀석의 말이 일리는 있습니다. 녀석의 고향은 시골에서 비닐하우스를
하기 때문에 그쪽 지식은 많은듯 합니다.
“이런 어둠속에서는 비닐하우스의 비닐은 저렇게 구분할정도로 안보여”
그치만 바람에 날리는 폼이 영낙없는 비닐류 같았습니다. 매우 불규칙하게
바람에 펄럭이는 모습이 말이죠.
우리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꼼짝 하지 않고 몇분을 보냈습니다.
“야. 고만하고 내려가자. 이제..”
“그래야겠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제 질린다 질려...”
심군이 다시 주차장 출구쪽으로 차를 돌리는데...
아래쪽에서 차가 한 대 올라 오더군요. 물론 불빛이 멀리서 비춰졌기 때문에
쉽게 알수 있죠. 심군은 저 차가 지나가고 난다음 진입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죠. 멀리서 올라오는 차량의 전조등이 보였습니다.
그때 그때였죠. 그쪽 차량 전조등 때문에 도로가 훤히 비치는 시점이오자.
심군이 외쳤죠.
“저..저거봐라..”
그 차량이 막 올라오고 있는데 그 차량 지붕위로 아까 봤던 그 하얀
뭐시기가 확 지나가더군요. 순간 소름이 확 밀려오는데..
그 차량은 요란한 소음을 내면서 우리앞을 곧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밀려오는 어둠..
“야. 이거 오늘 기분이 영 그렇다. 우리 윗길로 돌아가자..”
“미..*나.. 저 위로 가면 반대편으로 나오는데..”
심군은 최대한 저속으로 쫄쫄 거리면서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봤제? 그거 영낙없는 비닐 같은데..”
“그러게 지금 보니 그렇네..”
마치 바람에 휩쓸려 획 지나가는 비닐 덩어리처럼 자꾸 느껴졌습니다.
마침 그 하연 머시기가 차량위로 지나갔던 부분에 다다라서
잠시 유리창을 내리고 고개를 빼서 이리저리 살폈죠.
비상 랜턴이라도 비치해 두었다면 요긴했을터인데..
랜턴이 없어서 오직 시력에만 의존해서 주위를 살폈는데..
무섭고 긴장되니까 시야가 급 좁아져서 사물도 제대로 안보입니다.
심군도 마찬가지.. 대충 훓어보다 차를 출발시킵니다.
여기서부터 급커브 공터까지 거의 일직선 도로며 경사로이기 때문에
내려가는 길은 차 시동을 꺼도 중력에 의해 내려갈수 있을 정도죠.
매우 위험한 행동이지만 언젠가 한번 재미로 해 본적이 있었거든요.
여튼 이 구간은 속도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은근 속도가 붙는 지역인데
딱 급커브 구간이 갑작스레 나타나 버리죠. 그래서 초행인 사람은
깜짝 깜짝 놀라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워낙 긴장하고 있는터라
최대한 서행을 하면서 내려갔습니다.
긴장감이 밀려오니 담배가 졸 말립니다. 한 대 물어 봅니다.
재를 털려고 창문을 내렸습니다.
“푸드덕 펄럭”
먼 소리가 확 들립니다. 심군이랑 저랑 순간 경직..
잠시 무슨 소리인가 하고 서로를 힐끔 처다 봤죠..
심군이 백미러 한번 처다 봅니다.
“허..허..헉.. 저게 뭐라?”
전 순간적으로 뒤돌아 봤죠. 우리차 바로 뒤쪽에서 먼가 하연게
펄럭이며 따라 붙는게 보였습니다. 조금 위쪽에 있어서
정확히 볼수 없었지만 먼가 우리차를 따라 오는게 있는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당황하면 사리분별력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심군이 놀라서 악셀을 밟았고 차는 총알처럼 튀어 나갑니다.
“야야. 지..진정해라.. ”
제가 놀라서 외치자 심군이 심호흡 하며 차를 멈춰 버렸습니다.
제가 재빨리 뛰쳐 나와서 차 뒤쪽으로 달려 나갔죠.
심군도 뛰어 나오고 마침 저녁 늦은 시각이라 차량이 거의 없어서..
우리 두사람은 한동안 주위를 살피고 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군요.
그때 위쪽에서 차량 한 대가 내려옵니다. 우릴 발견하고 속도를
줄이더군요. 심군은 아직 놀란 가슴 진정시키지 못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뒤차량이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면서 우리를 추월해서
내려갔습니다.
“야..이 멍멍이베이비!! 귀떨어지겠네..”
제가 중지를 세우고 뾱큐를 한번 날려 줬습니다.
갑자기 기분이 가라앉는데 심군도 그런모양인지..
다시 차를 출발시켰습니다. 아까보다 속도를 좀 높여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당시 기억으로 아마도 11시 정도쯤이었나
그정도였을걸루 생각됩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급커브 구간이
보이더군요. 이곳에 오자 반사적으로 심군이 속도를 확 줄였습니다.
싹 커브를 통과 하면서 니미 공터쪽으로 고개가 안움직여지더군요.
그냥 지나가자. 하면서 공터쪽은 처다보지도 않았죠.
그렇게 그날은 집에 오니 12시가 훌쩍 넘어갔습니다.
다음날 학교 마치고 도서관이나 갈려고 폼 잡는데 심군 전화옵니다.
우리학교 앞이라네요. 녀석이 왠일로?
녀석과 조우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데 또 녀석이 은근슬쩍
저를 꼬십니다. 너 궁금하지도 않냐? 나 신경 쓰여서 잠도 못잔다.
오늘 해결 보자.. 등등 갖은 미사어구를 동원하기 시작합니다.
저 이렇게 시간 허비하고 있을때가 아니죠. 이미 편입하기로 맘을
굳힌 상태였고 전공서적 보면서 밤낮 안가리고 매달려도 시원찮을
판국이었죠. 제가 재수할때도 삼수할때도 꼭 중요한 시점에서
이런 저런 황당한 일을 겪었기에 타격이 심했던 것을 잘 알고 있었죠.
재수할때는 학원에서 그 소동겪고 학원옮기고 지랄 떨다가 공부에
매달리지 못해서 낙했고... 삼수할때도 명문대 목표로 열심히 하다가
그 이상한 친구 만나는 바람에 치명타입고 1차 명문대 낙방하고 2차로 원하지
않는 대학교 가버렸죠. 전 고등내신이 1등급이고.. 그나마 좀 공부 한다는
축에 들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기대를 완전히 말아 버렸죠. 항상 그것이
맘에 걸려서 한이 되었는데 지금 대학교 교수님이 제 능력이 아깝다고
특별 추천하셔서 좋은 대학교로 편입할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죠.
그리고 진짜 늦게나마 공부에 취미가 들려서 거의 책을 끼고 살았죠.
그런데 요즘 이 심군이 계속 방해꾼 노릇을 하는 겁니다.
아. 좀 심하다 할 정도로 말이죠. 내가 거절하면 이놈 성격에 몇날며칠
갈것이 뻔해서.. 대신 주차장의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전 공부하기로
했죠. 물론 심군은 그동안 방해 안하기로..
일단 달려 달려 주차장에 들어온 저희들은 딱 좋은 포지션에 차량 주차시켜
놓고 사들고 온 햄버거랑 콜라로 저녁 때우고 ...
제가 책장 좀 넘길라 하니 어둠이 쭉 내려 앉습니다.
뭐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이렇게 자연과 함께 공부하는것도 나쁘지 않더군요.
한 며칠 이짖거리를 하다보니 괜히 심군도 지치는 모양입니다.
심심도 하구요. 아마도 그때가 시험이 다 끝나고 좀 한가했던 때로
기억합니다. 워낙 오래된 이야기라 시간 개념이 좀 없습니다만..
여튼 우리는 자주 이곳에 들락거렸고.. 전 운전연습겸 공부겸해서...
아 생각보다 집중도 잘되고.. 의외로 공부가 좀 되는것 같아서..
저도 그리 싫은 내색도 하지 않았고 녀석의 행동을 제지하지도 않았죠.
그날은 심군이랑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 하면서 편의점 앞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죠. 오늘은 평소보다 지나가는 차량이 약간 많았습니다.
밤 10시쯤 됐나... 우리는 이제 별다른 생각도 안하고.. 주차장 몇바퀴
돌기도 했습니다. 심군이랑 저랑 이곳에서 이렇게 운동을 하는 습관이
생겨버렸죠. 이마에 땀좀 날때까지 몇바퀴 달려주면 기분이 정말
개운했거든요. 심지어 체육복까지 차안에 두었으니.. 그날도 체육복 갈아입고
그 야밤에 체조를 시작했죠. 불빛은 주차장 입구쪽에 서있는 편의점 불빛
뿐입니다. 뭐 야밤에 둘이 달리는것도 운치있고 기분도 상큼하고
여튼 좋은 일입니다. 한동안 푸닥거리 좀 하고 다시 차량으로 돌아와서
이제 퇴근(?) 준비하려고 캔커피하나 뽑아서 목 축이고 슬슬 이동하려고
합니다. 막 심군이랑 차량에 탑승하고 숨좀 돌리고 심군이 발라드풍의
팝송하나 틀어주니 서로 음악감상 하면서 지긋이 의자에 몸을 맡겼죠.
막 또다른 차량 한 대가 주차장을 빠져 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조금전 까지 편의점앞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던 부부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차가 주차장 출구를 빠져 나가는데.. 막 도로로 진입해서 차가 반듯이
돌려지며 스스륵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죠..
그때 정말 지금도 놀란가슴 쓸어 내리는것이 보입니다.
먼가가 아닌 그 광녀였습니다. 지금도 생각하지만 거의 100% 확신합니다.
그 광녀 맞습니다. 분명히.. 그 차량이 도로를 막 미끄러지듯이 지나가면서
스쳐가는 순간 도로 갓길옆에 왠 여자가 그 차에게 손짖하면서
팔을 휘젖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 차량 불빛에 의해 포착이 된겁니다.
전 의식적으로 심군을 돌아 봤는데.. 심군도 그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심군이 재빨리 시동을 걸었습니다.
우리는 말이 필요 없었죠. 심군이 재빨리 출구로 쏜살같이 내달렸습니다.
누가 봤다면 사고치고 내빼는 것처럼 보였을겁니다.
출구에 도착해서 우리 두사람은 아래쪽 도로를 향해 목을 빼고 처다보았죠.
없습니다. 아무도.. 그런데 느낌이 상당히 묘합니다.
아니 더럽습니다. 기분이 우중충한게 먼가 일이 터질듯한 느낌입니다.
갑자기 심군이 차를 쏜살같이 몹니다. 얼마지나지않아 앞서 출발했던
차량을 따라 잡았습니다. 우리는 그차 바로 뒤에 붙어서 조심스럽게
따라 갔는데 별반 이상점은 보이지 않아서.. 그 차를 바로 추월해서
내달렸죠. 그리고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와서 속도를 줄이고 내려가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급커브가 보이더군요. 그때 당시 속도는 기억하는데
한 60km정도 됐던걸루 압니다. 제가 계기판을 들여다 보고
속도 줄이라고 말했던것이 바로 기억이 나는 관계로 말입니다.
그렇게 속도를 60km로 맞추고 그 급커브를 100m정도 앞둔 시점이었죠.
아직 뒷차는 보이지 않았구요.
심군은 눈 크게 뜨고 내려오는데.. 급커브 한 30m지점인가요.
봤습니다. 먼가 분명 하얀게 확 계곡쪽에서 뛰쳐 나와서 급커브
안쪽 공터쪽으로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 가는것을요..
진짜 순간적이라 사람인듯, 아닌듯, 짐승인듯,,아닌듯..정말 모호하고
그로테스크한 순간이었습니다.
마치 무언가에 홀려서 정신이 멍한 상태요..
껌껌한 어둠속에 차량의 전조등 불빛만 앞을 밝히고 있고
그 짧은 순간 도로를 휙 지나가는 물체...
도로가 2차선이라 사람이 뛰어 건넌다면 분명 눈에 쉽게 포착이
되겠지만 이건 뭔가 순간적으로 휙 지나가는 형상이라..
단지 느낌이 살아나면 사람같다. 그리고 여자 같다라는 느낌뿐..
물론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만.. 눈앞에 갑자기 급커브의 바깥쪽
가드레일이 확 다가왔습니다.
어찌나 놀랐는지 심군이 핸들을 안쪽으로 그러니까 공터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틀어 버렸죠. 차가 거의 반바퀴 회전하면서
공터와 도로 경계점 사이에 멈춰 섰습니다.
전 심군이랑 볼안에 공기를 가득 머금었다가 힘겹게 한숨을
내뿜었습니다.
요란한 타이어 갈리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서 왱왱거립니다.
순간 정적이 밀려오고 잠시 주춤하는 사이 이렇게 차를 도로에 걸치고
있으면 뒤따라 오는 차량에게 위험이 될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서둘러 공터 안쪽으로 차량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뒤 아무일 없다는듯이 아까 그 차량이 저희를 스쳐
지나가더군요..
심군이랑 저는 무서움도 무서움이지만 기분이 정말 이상해서
그차 불빛이 사라지기전에 재빨리 따라 붙었죠.
뭐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산을 다 내려오고 나서...
번화가가 나오자 또 도로위에 수많은 차량이 지나가고 있더군요.
잠시 근처 슈퍼앞에 차를 세우고 시원한 음료수 하나 샀습니다.
갈증이 심하게 나고 있었거든요.
전 펩시매니아라 펩시만 마십니다. 지금도.. ㅎ
션한 펩시 몇모금 목으로 넘기니 정신이 쌰~ 하게 들더군요.
마침 조그만 평상같은게 있어서...아직 이곳은 시골운치가 남아
있는곳이라 이런곳이 아직 많았습니다.
“만약에 말이다. 우리가 먼저 안내려 오고 아까 그 차가 먼저
내려왔더라면 큰 사고 날뻔하지 않았냐?”
“당연하지, 우리는 정말 대비하고 운전하지 않았어? 그 순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라면 정말 큰 사고 날것이 분명해...”
“근데 너 어찌 그 차를 추월해서 먼저 내려올 생각을 했니?”
“몰라. 단지 느낌이 그래서.. 이상하게 찝찝하잖아”
심군은 그 급커브 코너에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이제야 확연히 느끼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광녀 어머니도 그 장소에서 광녀도 그렇고 사고나는 사람도
그렇고 뭔가 사람보고 핸들을 틀었다고 했잖아. 방금 우리처럼,,,”
“그러게..말..이..다...”
“야. 우리 이제 그만두자.. 우리가 뭘 알고 있어봤자.. 어떻게 할수도 없고..”
전 이쯤에서 심군을 말려볼 생각이었습니다.
고집이 강한 심군이 아직 더 알아보자라고 할것으로 추측 했는데..
의외로 순순히 그만 하자고 하더군요..
전 속으로 다행이다 싶어서..
그렇게 해서 그쪽으로 저는 발길을 끓었고 공부에 매진하고..
추석 명절 잘 보내고.. 돌아선 다음날 심군이랑 만나서 당구한게임치고
놀다가 또 다른 친구 한명 합류해서 술한잔 하기로 했죠.
뭐 아직 대낮이라 놀거리 없나 찾아 보다가 제가 문득
바람이나 쐬러 가자 했더니.. 갈만한 곳도 없고..
그때 심군이 우리 온천이라 가서 몸이나 지지자.하는 겁니다.
오.. 굿 좋은 아이디어.. 추석 다다음날이라 혹시나 싶어
114에 문의해서 전화 넣어 보니 한답니다. 굿.. 모두 출발..
온천은 일전에 심군이랑 갔던 000산 정상에서 반대편으로 가면
있는 유황온천이죠. 우리는 신나게 음악틀어 놓고 놀면서
산 정상에서 좀 게기다가 온천욕 실컷 때리고 노천탕에서 발가벗고
불알두쪽 달랑거리면서 뛰어 다니고 개구쟁이처럼 놀다가..
너무 허기져서 나옵니다. 근처에는 먹거리가 매우 풍부했기 때문에
골라 잡숴 주시면 됩니다. 늘 그렇듯이 고기로 배채웁니다.
반주로 쇠주 한병 들어가주시고 헌데 심군이 몸이 별루라고 그리고
운전해야 된다고 쇠주는 입에도 안댑니다. 저도 그날은 술이 땡기지
않아서 간단하게 두병 정도로 끝내고 이제 내려 올려고 합니다.
다시 산 정상 전망대에 올라온 우리는 신나게 놀면서 배좀 소화 시키고
내려옵니다. 내려오는길에 한 친구녀석이 소변이 마렵다고 해서
잠시 들립니다. 그때 이제 막 어둠이 앉기 시작했을 시점이었습니다.
주위가 어둑 어둑 해질때였죠.
저랑 김군(오늘합류한 친구)은 화장실 가고 심군은 음료수 사러 편의점에
화장실 갖다가 심군 차량쪽으로 걸어 가는데..
심군이 안보입니다. 차에 타고 있나 해서 가까이 가보니 녀석이
차량 핸들을 두손으로 꽉 잡고 있는겁니다.
제가 차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아 당겼는데 어라 차문을 잠궈놓은 모양입니다.
전 노크하듯이 창문을 똑 똑 두르렸죠.
그제서야 녀석이 저를 보더니 창문을 내립니다.
“야. 문 잠겼어”
“응? 어?”
하면서 문을 열어 줍니다. 녀석의 표정이 좀 이상하기에 한마디 합니다.
“왜? 인상이 그리 굳어졌노?”
“으,,음,, 야 00아. 나 또 본것 같다”
순간 저도 경직,,,
“에이 아직 날도 안 저물었는데 무신...”
그도 그럴것이 지금은 날이 막 저무는 시점이고 사물확인은 충분히 할 수 있는
시점이었거든요.
“아.. 아니다. 방금 나간 차량 있었는데.. 그 차량 뒤에서 그 광녀가 손짖하는거
봤거든...”
전 그말에 아래쪽 도로를 응시했죠. 물론 다 보일정도였죠. 확실히 날은 저물
었지만 충분히 확인가능할정도로 시계는 확보된 상태였는데..
만약 이 정도 거리에서 확인했더라면 다음 행동도 충분히 추적 가능할
정도였거든요.
“그래? 봤다는 그 애 어디갔노? 이정도 거리라면 그애 어디로 갔는지
다 봤을텐데..??”
“그게 나도 음료수 사들고 걸어 오다가 봤거든... 놀라서 차에 타고 시동걸고
막 처다 보니까 없어졌더라고..“
“에이. 아무리 그래도.. 훨건히 밝은데서 무신.. 설마..”
“니. 내가 지금 잘못봤다고 생각하는기가?”
아무것도 모르는 김군은 우리 대화를 멀뚱히 지켜 봅니다.
“얌마들아 짐 무신 이야기 중이고?”
“아이다 아무것도 ”
심군은 대충 얼버무린후.. 사온 음료수를 나눠 마셨죠.
그렇게 한 5분 정도 이야기했나.. 심군이 느낌이 이상한지..
“우리 그라마 내려가자...”
차를 출발 시키고 음악틀고 내려오는데 평소보다 심군이 속도를 좀
빼더군요. 김군은 아무것도 모른체 신나게 떠들고 있었고..
저는 속으로 먼가 좀 걸리는게 있지만 그래도.. 태연한척...
음악 따라 부르면서 내려오는데.. 급커브 구간이 보입니다.
애법 날이 어둑 어둑해져 전조등은 켜놓은 상태입니다만..
막 급커브를 돌아나오는데... 전 무심코 공터쪽을 바라 보았죠..
먼가 묵직한 것이.. 시커먼 것이.. 먼저 눈에 들어 왔다가..
밝은 모닥불이..
“키이익...”
심군이 급하게 멈췄습니다.
“불,,, 불이다.”
김군도 외쳤고...
전 바로 뛰쳐 내렸죠. 가까이 가서 보니까 차는 뒤집어져 있었고
안에는 시커먼 연기가 가득차 있는데 사람이 꼼지락 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이 뒷 유리창을 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앞부분에서 불이 살살 뿜어져 나오는것이 보였습니다.
차는 완전 전복된 상태였구요.
아.. 이걸 어찌해.. 당시 휴대폰이라도 있었으면 당장 119에 콜할텐데..
지금은 아무도 없고 산중턱이라..
심군이 발로 유리창을 들고 찼는데 꼼짝도 안합니다.
전 공터끝자리로 뛰어가서 먼가 돌맹이를 찾았습니다.
차유리창은 다 닫혀 있는 상태였고 안은 이미 시커먼 유독 연기로
가득차 있었고 분명 사람이 안에서 허우적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거든요.
차문은 잠겨 있있는지 열리지도 않았구요.
그때 김군이 마침 내려가는 차량을 잡아 놓고 신고 부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성 운전자2분이었는데 알았다 하시면서 급하게 내려 갔고...
전 산위쪽으로 산을 타고 2~3m 올라가서 내 머리통 반만한 돌덩이를 찾아서
아래로 굴렸습니다. 심군은 차량 유리를 깨기 위해서 걷어차고 있었구요.
전 황급히 돌을 들고 뛰어 와서 차량 뒤쪽 유리창에 냅다 처박았습니다.
퍽 하고 구멍이 나고 돌이 처박혔는데 이게 돌이 정말 처박힌 상태고
아직 유리는 무너지지 않았어요. 심군이 조각 조각 금이간 유리창을
마구 발로 때리니 시커먼 유독 연기가 확 뿜어져 나오더군요.
차량 앞 본넷 부분에서 불기둥이 점점 살아나는것 같았는데..
뒷 창문 다 뜯어 내는데 애법 걸렸습니다. 이야 연기 냄새 작살이더군요.
코가 확 닫히는 느낌이 들면서 맵다기 보다 숨쉬기 힘들정도로
메케한 연기였습니다. 밖에 서 있는 우리도 이정도인데 안에 탄 사람은..후덜덜..
심군이 잽싸게 그 아저씨의 뒷덜미를 움켜 쥐고 당겼습니다.
설마.. 축 늘어져 달려 나오는 사람은 머리가 대머리인 40대후반 50대초반
아저씨였습니다. 저와 김군도 달려들어 한쪽 팔을 나눠 잡고 끌어냈습니다.
차량에 불이 타고 있었기에 혹 영화에서나 본 펑하고 폭발할것 같은
불안감이 자꾸 들어서 될수 있는한 멀리 아저씨를 이동시켰습니다.
제가 아저씨 가슴을 눌러보니 심하게 기복이 있는것 같아 숨은 쉬는데
다량의 유독 가스를 들이마신탓에 신선한공기가 필요한듯 보였습니다.
김군이 위 점퍼를 벗어서 목에 받혀주고 계속 심호흡 유도를 했는데
아저씨가 심하게 기침을 해대는데 마치 폐병환자가 쥐어 짜듯이 온몸을
쮜어짜는듯이 기침을 해대는 겁니다. 얄팍한 의료상식 하나 없는 우리들로서는
어찌할바를 모르고 그저 등이나 두드려 주는 식으로 아저씨를 간호했습니다.
너무 심하게 기침을 해대는 통에 안에 있는 음식물도 넘어 오시고..
헌데.. 이게 원.. 술냄새가 진동을 하는 겁니다. 아저씨 약주를 엄청나게
드셨더만요. 음주운전이였습니다. 거의 정신도 못차릴 정도였어요.
넘어온 내용물을 보니 거의다 막걸리였습니다. 허연게 말이죠..
심군은 주위 공터 흙을 끍어 모아 차량 위로 막 뿌렸습니다.
지딴엔 불을 켜야 겠다고 느낀 모양이죠. 김군은 그러다 차량 터지면
어떻하냐고 그냥 나오라고 손짖하고..
전 아저씨를 반듯히 눕혀 놓고 심군이랑 불 끄기 위해 계속 흙을 던졌는데
오히려 기세등등 차량 안쪽의 시트쪽에서 불이 옮겨가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뒤로 다 물러나고 우리 차량도 다른쪽으로 옮겼어요.
그렇게 하는 동안 20~30분이 지났고 멀리서 앰브런스 그 소리가 들려 오더군요.
뭐 소방대원 아저씨 나와서 소화기 들고 몇 번 쏴 버리니 끝이더군요.
소화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봤습니다.
아저씨는 산소 마스크 쓰시고 바로 엠블런스 실려 내려 가셨구요.
우리 3명은 자세한 경위를 뒤늦게 도착한 경찰분에게 설명하고..
3명 놀러 나왔다가 우연히 사고차량 발견 구조활동..
이렇게 말이죠.
그 사건이 있고 난 다음부터는 며칠동안 재미난 이야기거리로
친구사이에 퍼졌고.. 그리고 전 공부에 더욱 열중하게 되었죠.
음. 우리가 구한 아저씨는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요. 솔직히 우리가
생명의 은인인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정도는 듣고 싶었는데 말이죠.
다만 심군은 경찰서장님을 통해 감사 인사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던가 말이죠. 뭐,, 어떤 보상을 바라고 한 행동은 아니었기에...
어느날 심군이랑 진지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가 낸 결론은 이거였죠.
그 광녀의 어머니가 급커브 길에서 운전자를 놀래키며 사고를 유발한
귀신이 맞는것 같았고 그 광녀가 왜 그곳에서 사고사를 당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곳까지는 잘 내려가지 않았던 광녀인데 말이죠.
그리고 주차장에 항시 놀러 왔던 광녀이기에 주차장 부근에서 많이
목격 되었는데 이상하게 목격될때마다 동일한 패턴이 있었죠.
즉 한팔로 지나가는 차를 세우는듯한 행동말이죠. 가지 말라는 뜻일까요?
꼭 그런 날이면 여지없이 급커브 지역에서 귀신이 목격 됐단 말입니다.
즉 광녀가 어머니가 한짖을 막고 싶었던것은 아닐런지요..
심군은 광녀가 어머니를 막고 싶었던 것이 확실하다고 결의에 찬 표정을
짖더군요. 저도 고개를 끄떡이며 동조했죠. 사실 그 이후에도 궁금증이
상당히 많았지만 매일 모니터링 할 수도 있는 처지도 아니였고 그 이후
사고가 또 났는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죠. 살기 바빴으니 말이죠.
다만 18살짜리 여자애가 불쌍한 것에 맘은 편하지 않았죠..
참 안됐다는 생각에.. 심군은 저보다 더 했을테지만요...심군은
몇 달동안 머릿속에 그 애가 들어 있었지요...
자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서.. 전 편입에 성공하고 타향살이 나가버리고
대학 졸업후 입사하게 되었고..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사회초년병시절이었죠.
어느날 직장동료들과 회식자리가 있어서...한 방에 들어 갔는데...
우리 회식방에는 tv가 있었는데 마침 미스테리 뭐시기라는 이상한
방송을 하고 있더군요. 요거 제목이 생각 안나는데 오래전 프로그램이라..
뭐 다른게 아니고 우리나라 전국 각 지방에 있는 괴담을 취해하고
실제상황비슷하게 재연해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가쉽꺼리로 만드는
요즘 유행하는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퇴마프로그램있죠 그 비슷한거였는데
마침 우리도시쪽에 관련된 괴담이더군요.. 그것도 00산이였죠.
내용은 이 00산에 사고 다발지역이 있는데 몇년전 일가족 4명이 차량
전복사고로 사망했었답니다. 헌데 그 이후 그 지역을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그 일가족이 나란히 도로 갓길에 서서 지나가는 차량을 처다 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장소를 비추는데.. 니미.. 십할.. 바로 그 공터더군요...
정말 놀랬죠. 그때 그 사건이후.. 몇 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그 장소가
tv에 소개까지 될 정도로......
현제는 그 장소를 갈 수 없습니다. 폐쇄가 아닌 구길이 되었고
새로운 도로가 뚫려서 이젠 그쪽 길로는 차가 안다니거든요.....
그래서 그 구길로 가는 진입로 마져 없는 죽은 도로가 되버렸어요.
그리고 우후죽순처럼 음식점들이 들어서면서 유명무실하게
되버렸구요. 이제는 형체도 알아 볼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주차장의 광녀편을 또 마칩니다.
다음편은 고양이의 저주편입니다. 요것도 원래는 짧막한 에피소드인데..
이야기 진행 되게끔 정리해서 올려 드리겠습니다. 광녀편은 아마도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죽은 어머니의 혼령을 막고져 광녀가 그리 행동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광녀, 즉 올바른 정신이 아니였기에 죽어서도 그런
행동(어머니 있는 쪽으로 가는 차량을 막는 행위)이 손을 흔들어서 차를
막는 행동 말이죠. 왜 그런고 하니 광녀가 살아 있었을때 심군이랑 저랑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광녀가 그렇게 손을 흔들면서 우리를 막아
세우더라구요. 그런 행동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행동이었죠. 하지만
계속된 어머니의 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것 같았습니다.
사랑하는 남자의 배신에 정신까지 미쳤는데 그 사람과의 사이에 자식을
마을 사람이 빼앗가 고아원으로 넘기려고 하는데 맨발로 그 고아원차를 따라
뛰어가다가 교통사고로 죽었으니 말이죠. 한이 깊었나 봅니다.
그리고 정말 의문은 광녀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알수
없었습니다. 교통사고인것은 같은데.. 아닌것도 같았거든요. 광녀이기에
자살은 아니고.. 그때 심군 아제란 분이 조금 말을 많이 아끼셔서..
어떤 연유로 그 광녀가 죽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전 그때 사건이후로 그 쪽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어 버렸는데 수년이
지나 회사회식자리에서 그 장소를 tv를 통해 다시 보게되었는데...
그렇다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고가 난것인지... 그리고 일가족 4명이
그 장소에서 사고가 나서 죽었다는것이 소름이 돋았구요..
그 일가족이 다시 귀신이 되어서 그 자리에서 머물러 사람을 위협한다고
하니.. 참으로 놀랄 일입니다.... 물론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광녀가 아무리 그 어머니를 막으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나 봅니다.
어머니는 딸자식이 실려가는 차를 멈춰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고
그것이 귀신이 되어서도 그대로 관념이 승계되어서 지나가는 차량을
무조껀 세우려고 했던 것일테지요..물론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ㅎㅎ..
음 다음편 고양이의 저주는요.. 저주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좀 심히 맘고생을 한적이 있어요. 제 에피소드2편
고속도로에서 생긴일... 요거 보시면 나오는 차량이 오피러스2.7인가
그래요. 아.. 차이름 밝혀도 상관 없겠죠?
이 오피러스 차량이 귀신을 부르는 차량이었죠.(아 이건 제 차만 해당되는
겁니다. 무조껀 오피러스 차량이 귀신하고 친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괜한 입놀림으로 기아에서 딴지걸면 곤란해요. 우리가 무슨 귀신차량 만드냐
하고 말이죠. 장래식차량도 귀신이 안드는데.. 헌데 정말 귀신이 유독 좋아하는
차량이 있긴 있습니다만..)여튼 이 오피러스 차량에 희안하게 그런 존재가
잘 붙더군요.. 이 오피러스 차량에 관여된 그런 존재의 경험은 6번 있었습니다.
먼저번 이야기해드린 에피소드2편 고속도로에서 생긴일..이 하나고
또 하나가 바로 고양이의 저주편입니다.
다음편에 그 재미난 이야기속으로 다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