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역시 크게 무섭지 않은 만큼 1%의 거짓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흔히들 운명 이라는 말을 합니다.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죽는 날까지의 일들이 정해져 있다는 거죠.
또는 이름이나 행동 등으로 뭔가 정해져버린 삶을 살게 된다...라는 속설도 있구요.
그렇다면 한날 한시에 태어나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다 같은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_-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운명이란 없다.' 라고 저는 지금고 추호의 의심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진 여신전생 페르소나' 라는 시리즈에 서는 운명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하기도 했죠.
'인간은 무언가 자신이 극복하기 힘든 고난이나 역경에 부딛히면 그것에 운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거부하기 위한 노력을 멋지고 아름다운 행위 라고 생각하며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알아야 한다. 그 운명 역시 자신의 일부이며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자신을 부정하는 것임을...'
어쩌면 제가 운명이니 점이니 하는 것을 병적으로 강하게 부정하며 살고 있는 것은
제가 어린시절 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겪어온 일들때문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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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상남도 함양 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영산 지리산이 올려다 보이는 그리 크지 않은 군 단위의 마을입니다.
음...저는 어린시절에 ... 믿어주시지 않으셔도 좋습니다만...제대로 걸음마를 걷기전에 한글부터 읽었습니다. -_-;
나름 당시 지역에 소문이 퍼져서 당시 잘나가던 '국민서관' 이라는 출판사에서 신동이 났다고 백과사전 12권짜리
한질을 선물로 주고 가기도 했습니다. = _=;;
가정 형편역시 아버지꼐서 스페인의 라스팔마스에 기지를 두고 있는 외항선 선장이셨던 덕에 매우 유복해서
그레이트 덴 이라는 독일산 사냥개를 4마리 정원에 키우고 있었고
개집이 좀 못사는 집 건물 정도는 되는 축사까지 지어서 개집으로 쓰고 있었으니 당시의 그 동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자집이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여기저기 소문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였고 가까이 사시던 외할머님은 그런 손주가 늘그막 최고의
자랑거리 셨을겁니다. (믿어주세요 = _=;)
제가 3살 때 일인데...
한스님이 집앞에서 목탁을 울리셨습니다.
어머니가 대문을 열고 스님을 맞이 하셨고 스님은 지나다 안좋은 기운이 느껴져서 왔노라 하셨답니다.
이집에 어린 아이가 있는걸로 아신다면서 부디 기분나빠하지 마시라 하시고 꺼낸말이...
'댁의 아드님은 다섯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운명입니다.'
라고 하셨답니다.
어머니는 화가 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셔서 그게 대체 무슨소리냐며 어떻게 하는게 좋겠느냐고 물으셨고
스님은 얼마간의 시주와 제를 지낼것을 권하셨답니다.
저희집에서는 독자를 위해서 공양미를 시주하고 집에서 액땜을 하는 제를 올리게 되었지요.
제가 다 끝난후 스님은 저와 어머니를 불러 제를 지내고 액은 막았으나 전생의 업보가 너무 강해 사고가 일어나는
것 까지는 막을 수 없으니 이 아이는 앞으로도 인생의 몇번의 삶을 고비를 넘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대신 몸의 내부에서 생기는 병앓이는 거의 없이 외부에서 닥치는 위험들로 나이 40까지는 고생을 하겠지만
천수를 누릴 수는 있을 것이라며 스님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다섯살때 저는 정말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됩니다.
어머니는 갓 태어난 동생을 데리고 외할머니 댁에 마실을 가시고 아버지는 한일전 축구에 정신이 없으신
땅거미가 짙게 깔린 저녁이었습니다.
축구를 보시던 아버지는 어머니와 동생이 문을 안잠그고 갔을지도 모른다며 제게 대문을 잠그고 오라 하셨고
저는 현관을 나와 정원을 가로질러 대문을 잠그고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 돌아오는 사이에 개집이 있었는데 주변에는 제 키보다 높은 대나무 울타리가 쳐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우리집 개들의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뭔가에 홀린듯 허공을 바라보며 늑대처럼 길게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조그마한 강아지일때 부터 키워온 녀석들이라 저는 조용히들 하라고 호통을 치면서 개집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가장 우두머리인 '킹' 이란 녀석이 울타리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뒤를 이어 '모노' '제니' '벤' 역시 모두 울타리를 뛰어넘었습니다.
그리고는 저를 발로 때리고 물어뜯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명확하게 기억은 없지만 중간중간 기억이 나는것이
동네 사람들이 몰려와 저희 대문옆 담위에 올라가서 소리지르는 모습과 한마리가 담 아래서 사람들이 내려오지
못하도록 맹렬하게 짖던 모습이 생각이 납니다.
검색해 보시면 알겠지만 그레이트 덴 이라는 종은 이빨을 드러내고 짖기 시작하면 사람이 섣불리 덤벼들 수 없는
크기를 가진 종이지요...
그와중에 제가 정말 또렷하게 기억이 나는 것이...
잠깐 개들의 공격이 멈칫 한 순간에 제가 한마리의 발목을 잡고 '살려줘...킹 살려줘....' 라고 하자
다시한번 허공을 바라보고는 뭔가의 지시를 받는듯 주저하다 늑대처럼 길게 포효하고는 다시 저를
물어뜯으면서 완전히 의식이 끊어진 기억이 또렷하게 납니다.
정원이 넓은 터라 한일전 축구시합에 심취하신 아버지는 축구 전반이 다 끝나고 나서야 밖에 나와 보실수가 있었고
피투성이의 어린아이를 발견하셨습니다.
발견당시 당신의 자식인줄 모르셨다 하시네요.
제가 문은 안잠그고 그길로 놀러라도 나가서 동네 아이가 들어왔다가 참변을 당한걸로 생각하셨답니다.
저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응급 수술을 받게 됩니다.
회복실에서 의식이 들어보니 침대옆에 눈물범벅이 된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살아난 것이 기적이라며 외상으로 기운 상처는 아마 한국 기록이라며 환자가 어린데도 삶의 의지가 강해
생명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어머니를 다독이셨구요.
그떄 허벅지가 가렵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긁으려고 손을 댔습니다.
헌게 병원복 안에 또 뭔가 허벅지에 옷이 있는 겁니다.
보니 그건 거즈 였고 너무 가려워 허벅지를 긁으려는 일념에 거즈를 살짝 뗐습니다.
큼지막한 상처가 드러났습니다. 그떄서야 제가 크게 다쳤다는게 실감이 오고 거울을 가져다 달라고 울기 시작했어요.
거울을 보니...이건 참 참담 하더군요.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저는 왼쪽 귀가 떨어지고 없고 왼쪽 허벅지는 근육채로 찢겨 나가서 대퇴부 뼈가 다 드러난
상태였다더군요.
거울을 보며 울다 말고 '이렇게 크게 다쳤는데 왜 기자들은 안와? ' 라고 했었다는 어머니 말씀을 보면
어릴때 신동 어쩌고 하면서 지방 신문들에서 취재해가고 했던것 떄문에 헛바람은 잔뜩 들어 있었나 봅니다.
그 이후로도 그 스님의 예언대로 참 크고작은 고비들을 넘기면서 살아왔습니다.
뭐...어릴때 천재소리 들어봤자 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은 그냥 담배에 쩔은 아저씨구요. ㅋ
그저그런 직장에 어깨만 들입다 넓은 그저그런 몸매에 사고들 덕에 얼굴과 몸에 흉터만 수십개를 가진
게다가 머리도 곱슬이라 올백머리로 지인들 표현에 따르면 격투게임 화면에서 막튀어나온 캐릭터 처럼 생긴
(게다가 키는 173밖에 안되는 루저...)
천재랑은 아예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으니 글을 초반부를 자랑으로는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_ㅎ;
(대신 애인은 아름답습니다. 키도 크지요 - 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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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럭저럭 살면서 전신마취 수술만 8번을 경험 했습니다.
모두 병에 의한것은 아니고 교통사고 안전사고 또 우습게도 맹장수술중 병원측의 의료사고로
온몸의 혈액이 굳어들어가는 이상현상으로 4일후가 고비입니다...라는 사형선고도 받아봤구요...
중환자실에서 자기 머리위에 심전도계가 '뚜뚜뚜뚜뚜뚜' 소리를 빠르게 내며 의료진들이 들러 붙어
영화에서 보듯 'XX 몇밀리그램! XX 몇밀리그램!' 하는 상황도 겪어봤습니다.
(이때 의식이 또렷하게 있었어요. 이건 불과 4년전 이야기네요.)
저는 여전히 점을 무시하고 살고 있고 집에 개도 키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경험 없으신지요?
우연한 계기로 듣게된 예언이 이상하리 만치 맞게 굴러가는 그런상황.
되려 겪고 살다보니 더더욱 부정하고 싶어지더군요. ㅎ_ㅎ;
길기만 하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