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공포] 들러붙은 여자 8편 "전말"

주이나르 작성일 10.05.20 09: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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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 난폭토기님

 

출처 : http://blog.naver.com/inopapa

 

 

 

 

 

 

 

 

 

 

786 顛末 ◆lWKWoo9iYU sage 2009/06/18(木) 01:19:48 ID:j0e1jDQW0

 

 

"일의 전말이라고?"

 

남자는 나를 조롱이라도 하는 듯,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 그 오카마 사장의 허락을 받았으니까."

 

남자는 내 가슴에 주먹을 날린다.

그러자 남자의 주먹은 아무런 느낌없이 내 가슴을 통과해버렸다.

 

"봤지. 나는 너한테 아무짓도 할 수 없다.

 그 오카마가 너를 완벽하게 지키고 있으니까.

 내 능력도 오카마에게 제어당하고 있지.

 지금 나는 오카마에게 거기를 잡혀있어서 꼼짝도 못 해."


나는 뒷걸음질쳤다.

 

"나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남자는 어디에선가 의자를 꺼내더니, 걸터앉았다.

 

"아까도 얘기 했잖아? 일의 전말이라고.

 어째서 나랑 여동생이 너를 노렸는지. 왜, 죽이려고 했는지.

 너한테는 들을 권리가 있다."

 

확증은 없었지만, 나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어보였다.

확실히 나도, 이 소동의 동기와 이유를 알고 싶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안개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

 

"좋아. 그럼 얘기해 봐. 일의 전말을."

 

"그렇게 나와야지. 그래야 일부러 찾아온 보람이 있지."

 

그렇게 말한 남자는 담배를 바닥에 버리고, 발로 비벼 껐다.

 

 

 

 

 

 

788 顛末 ◆lWKWoo9iYU sage 2009/06/18(木) 01:20:30 ID:j0e1jDQW0

 

 

"처음으로 너를 만난 건, 니가 오토바이로 오타루에 왔을 때야.

 뭐라고 하지, 투어링이었나? 너는 그걸 하러 왔어.

 나는 마침 일이 있어서 오타루에 갔었고.

 그 때, 여동생 나나코가 너를 택했다.

 왜냐면, 나나코에게는 니가 부러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마치 빛에 꼬여드는 벌레들처럼 나나코는 너한테 이끌린거지."

 

나는 곤혹스러웠다.

 

"어째서, 나야. 뭐가 부러웠다는거야"

 

"니 안에 존재하는 따뜻한 가족이 보인거겠지.

 그게 나나코는 부러웠던거다.

 우리집은 말야, 한마디로 말하면 시궁창, 그 자체였다.

 특히 나나코는 생전에 그 빌어먹을 아버지한테 학대를 받았다.

 입 밖으로 꺼낸다는게 역겨울 정도야. 친아버지가 딸을 성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건.

 게다가 아버지는 극단적인 사디스트였다. 잔인한 일이지.

 그치만, 나도 잘한 건 없다. 괴로워하는 여동생을 못 본척 했으니까.

 어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가셨다.

 그래서 여동생에게 나는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걸 저버린거지.

 귀찮았어, 솔직히 말해서. 나한테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나나코는 절망적이었겠지. 혼자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어."

 

 "자, 잠깐 기다려봐"

 

나는 남자의 이야기를 끊었다.

 

 "기분 나빠졌나? 그렇겠지. 시궁창 얘기니까. 무리도 아니지."

 

 남자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고, 입에 물었다.

 좀 전까지 사람을 조롱하듯 비웃던 남자의 얼굴은, 심해(深海)처럼 차가운 표정이었다.

 나는 얘기 내용보다 이 남자의 표정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789 顛末 ◆lWKWoo9iYU sage 2009/06/18(木) 01:21:10 ID:j0e1jDQW0

 

"계속해도 되겠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한 남자의 얼굴을 보지 않도록 조심했다.

 

"나나코는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전부 묵살됐다.

 아버지는 쓰레기지만, 정신과 의사로 엘리트였다.

 경찰에도 협력하고 있었고, 경찰서의 간부와도 사이가 좋았다.

 나나코는 찾아갔던 경찰관들에게 인격적으로 모욕을 당하고 돌려보내졌다.

 다시 절망에 빠진 나나코는 정신을 놓아버렸고, 병원에 입원하게 됐지.

 그것도, 아버지의 병원에 말야.

 거기서도 나나코는 학대를 받았다.

 아버지는 경찰에 찾아간 나나코를 용서하지 않았어.

 나나코의 담당 간호사에게 지시해서, 매일같이 폭행하게 했다.

 믿겨져? 그걸 시킨게 친 아버지라는게.

 나나코는 자살했다. 어디에서 가져왔는지 모르는 로프로 목을 매서..

 그 때, 나는 처음으로 울었어."

 

나는 아무말 없이 남자의 얘기를 들고 있었다.

남자의 가족과 내 가족. 정반대의 가족이었다.

 

"나나코는 자살 한 뒤, 이 세상을 헤매다가 나에게로 왔다.

 나나코에게는 재능이 있었지만, 나같은 능력은 없었다.

 그래서, 나에게 복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협력하라고 말이지.

 물론, 나는 그 얘기를 거절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나코가 죽고나서, 처음으로 느낀 감정을 거역할 수 없었다.

 나는 나나코를 사랑하고 있었다.


 

 

 

 

 

790 顛末 ◆lWKWoo9iYU sage 2009/06/18(木) 01:21:58 ID:j0e1jDQW0

 

"나는 나나코에게 협력해서, 아버지와 경찰관, 그리고 간호사를 죽였다.

 나는 그걸로 나나코가 만족할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어.

 내가 가진 영혼에 대한 지식은 어중간 했던거다.

 거듭 복수를 한다고해도 나나코는 이미 죽었다.

 내 눈앞에 있는 악령이 된 나나코는 나나코이면서 나나코가 아니야.

 단순한 원한 덩어리였다. 원한 덩어리가 만족하고 사라지는 일따위는 절대로 없다.

 나는 낙담했다.

 아버지를 포함해 세 명이나 죽였는데, 그저 나나코의 모습을 한 악령이 커져갈 뿐이었다.

 그 때, 니가 나타났다.

 단지 복수의 원한 덩어리였던 나나코가 너에게 이끌렸다.

 나로써는 놀라울 뿐이었다. 어쩌면, 이라는 말도 안되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나나코는 죽었다.  살아있는 사람과는 함께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를 죽이려고 했던거야? 장난치지마"

 

"그래,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어리석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희망이었다.

 너와 있으면 나나코는 본래의 나나코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냥 죽이는거라면 너는 언제든지 죽일수 있었을 텐데.

 어째서 바로 죽이지 않은거지? 어째서, 그렇게 빙 돌려서 일을 만들었냔 말이야."

 

나는 남자에게 따져 물었다. 남자의 표정에 변화는 없다.

 

"단순히 바로 죽이면 영혼은 이 세상에 머물지 않는다. 바로 사라져버리지.

 괴롭히고,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고, 죽고싶게 만들면

 영은 이 세상에 강한 원한을 남기게 되고, 긴 시간을 머물게 된다.

 니가 영겁의 세월을 나나코와 함께 있어주기를 바랐다."

 

남자의 말에 나는 온 몸이 떨렸다.

 

 

 

 

 

791 顛末 ◆lWKWoo9iYU sage 2009/06/18(木) 01:22:43 ID:j0e1jDQW0

 

"홋카이도에서 돌아온 너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중상을 입었다.

 그것도 내가 했다.

 니가 다니던 회사의 인사부장 뇌에 침입해서, 해고 통지서를 쓰게한 것도 나다.

 왼팔의 골절만 치료가 늦어졌지? 그것도 내가 했다.

 그 외의 일들도.... 참 많은 짓을 했군."

 

나는 떨리는 주먹을 꼭 쥐었다.

 

"때려도 돼. 화를 참는 것은 전 샐러리맨의 서글픈 근성인가?"

 

나는 남자의 왼 뺨에 주먹을 날렸다. 남자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뭐, 한 방정도는 각오했으니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의자를 원래 자리에 놓고는 걸터 앉았다.

나는 분노로 온 몸이 뜨거워졌다.

 

"진정하라고 해도 무리일테지만, 끝까지 얘기를 들어.

 나는 너에게 감사하고 있다"

 

"감사...!!?"

 

"네가 마지막으로 나나코와 함께 있을 때 말이야.

 그 때, 나는 오카마의 부하에게 묶여서 마루에 엎드려 있었다.

 오카마가 마지막을 잘 봐두라고 해서, 나는 너희들을 보고 있었다.

 그 때...... 나는 눈앞의 광경을 의심했다. 나는 기적을 보고 있었다.

 단순한 복수의 원한 덩어리였던 나나코는 거기에 없었다.

 너도 봤지? 그 나나코가 진짜 나나코다. 생전 모습 그대로의 나나코였다.

 나는 울었다. 기적을 앞에 두고 나는 아이처럼 울 수 밖에 없었다.

 빛을 보면 달려들던 벌레 같던 나나코가 처음에는 너에게 끌렸을 뿐이었다.

 그것이 어느샌가, 정말로 너를 좋아하게 되버렸던거야."

 

 

 

 

 

 

792 顛末 ◆lWKWoo9iYU sage 2009/06/18(木) 01:23:34 ID:j0e1jDQW0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너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지?"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얼굴에서 차가운 표정이 사라져있었다.

나는 마지막에 본 그 여자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문득, 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느껴졌다.

 

"울어주는건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너는 다정한 남자로군. 그런 일을 저지른 나나코를 위해서 울어주다니.

 너는 정말로 강한 놈이다. 나는 너의 용기에 계속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족의 사랑을 받는, 행복한 남자다.

 지금에서야 나나코의 마음이 이해된다. 우리들은 애정에 굶주려 있었어.

 정말로 니가 부럽다.

 나나코는 생전에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이 아니고, 나나코가 살아있을 때 너와 만났더라면......

 너같은 용기가 나에게 있었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나는 울었다. 그 여자를 떠올리며 울었다.

그 여자는 적이다. 그 여자가 나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는 잊지 않아.

그래도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남자는 의자에서 일어서면서 하늘을 바라봤다.

 

"나도 나나코도 사람들을 지독하게 괴롭혔다. 천국에는 갈 수 없겠지.

 나나코도 지옥에 떨어졌어. 녀석은 다시 태어나도, 다시 괴로운 인생을 살겠지.

 그래도 말야, 만약, 네가 그 아이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 때는...."

 

남자는 나에게 등을 돌렸다.

 

".....제 멋대로 하려는 것도 정도가 있지...."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그의 등에서 슬픔이 짙게 묻어나고 있었다.

 

 

 

 

 

 

 

[ 번역 : 난폭토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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