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글터에서 눈팅만하다가 제가 군대에서 겪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뭐 군에서 전역한지 이제 조금 한달을 넘겼네요.
휴 아직도 몸에선 짬냄새가 조금 나는듯;; ㅋㅋㅋ;; 여튼 다들 군입대하기전에 한번씩은 무서운 이야기들을 접하잖아요. 저도
군에 입대하기전에 친한 형님들에게 많이 들었었습니다. 뭐 저는 살면서 영적인걸 겪어본적이 없는터라 귀신이란 존재를 믿
지 않는 성격이거든요. 아무튼 각설은 접고 때는 2008년 7월 21일 드디어 군에 입대했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암울하기
만 하네요. 그렇게 힘든 훈련병 5주와 상무대 4주를 거친뒤 대망의 자대배치.. 생각조차 하기 싫은 찌글찌글 짬찌생활 시작..
후임병때는 정말 고된일만 있었죠. 선임들 눈치보랴 온갖 더럽고 힘든일은 후임들이 맡아 하랴.. 여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였습니다. 매일 취침시간만 되면 바로 골아떨어지는.. 무튼 정말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짬도 차근차근 먹고 일병달기
한달전 추운 겨울날인 12월이였을 껍니다. 선임이랑 새벽에 탄약고 근무를 스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웃긴 이야기, 여자
이야기, 훈련에 관한 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를 나눠도 1시간30분이라는 근무시간이 정말 안가더군요. 그러던중 무서이야기
로 넘어갔습니다. 이근처에서 가끔 여자비명소리가 들린다는둥, XX전차 능선너머에서 남자아이 귀신이 나타난다는둥, 장비
호에서 군화소리가 난다는둥, 이런저런 무서운 이야기를 듣고 있는와중에 헛것을 보게 되더군요. 제가 경계 스고 있는쪽이 막
사쪽인데 우측에 야외 면회장이 있거든요. 그쪽에 나무 두그루가 있는데 그 두그루 사이에서 왠 머리 없는 검은 정장 입은 남
자인지 여자인지 알수 없는 사람 형태가 뛰쳐나오다가 순간 사라지더군요. 헛것이긴 한데 너무나 선명했던.. 제두눈으로 똑똑
히 보았지만 믿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그저 멍해지더군요. 사수에게 말해볼까 하다가 괜히 짬찌때 병X취급 당할까봐 말은 안했
습니다. 그렇게 헛것을 보고선 막사로 복귀해서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버렸습니다. 그렇게 한참 단잠을 자고 있는데 왠
낮고 굵은 남자 목소리가 "중대 기상하십시오"라고 말하는게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불침번이 외치는게 당연하거늘 그냥 속삭
이듯이 말하더군요. 그래도 그때는 그런 생각도 없이 짬찌라 그런지 벌떡 일어나지더군요. 근데 왠걸? 일어나보니 불은 꺼져
있고, 다들 자고 있더군요.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지라고 생각할 찰나에 또다시 문너머로 "중대 기상하십시오"라고 또 들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비몽사몽해서 그런지 무섭다는 생각도 못하고 손목시계에 라이트를 켜보니 시간은 새벽 4시 1분을 막 가리
키더군요. 시간을 보고선 다시 잔 모양입니다. 그날 기상해서 시간까지만 본 기억이 있고 다시 잔 기억은 없더군요. 그날 새벽
에 겪은 일을 생각해보니 갑자기 확 오싹해지더군요. 그렇게 오싹한 일을 겪은것도 잊을 정도로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보
내고 이틀이 지난뒤 새벽.. 또 한참을 자는데 "중대 기상하십시오"라고 다시 들리더군요. 이때도 짬찌정신으로 벌떡 일어났는
데 그때는 정말 잠이 확 깨더군요. 속으로 내가 잘못 들은 걸꺼야, 피곤해서 그래, 라고 합리화 시키면서도 모포로 얼굴까지
덮고 오들오들 무서움에 떨고 있더군요. 시간을 보니 역시 4시.. 그렇게 2,3분정도 지났을까.. 다시"중대 기상하십시오" 라고
바로 머리 위에서 말하더군요. 정말 개거품 무는줄 알았습니다. 가위를 눌린것도 아니고 정신도 멀쩡한데 대체 왜 헛것을 듣
는것인지 이해하려고 하고 있을때 "아무도 안일어나네..?"라며 낮고 굵직한.. 그때 그 소리 듣고 정신 잃었나 봅니다. 기상때
선임이 흔들어 깨울정도니까요. 여튼 그날 그 망할 헛소리때문에 아침부터 개욕먹고 하루를 시작하게 됐죠. 이후 그러한 소리
는 다시는 안듣고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술안주로 남을 이야기인것 같군요...